휴스턴 애스트로즈의 로저 클레멘스(AP=연합)
미국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이자 마운드의 황제라고 알려진 로저 클레멘스가 자신의 아들이 뛰는 주니어경기를 보던 중 경기장에서 퇴장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그레이그에서 열린 10세 이하 어린이 트리플 크라운대회에서 클레멘스는 자신의 아들인 케이시가 소속된 텍사스 카우보이스와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와의 경기를 참관하던 중 주심으로부터 경기장에서 나갈 것을 요구받았다.
당시 클레멘스의 아들 케이시는 2루로 진루하던 중 태그를 피해 안전하게 2루진출을 했지만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고 카우보이팀 불팬과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클레멘스는 그러나 자리에 앉아 조용히 캠코더로 경기를 녹화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주심이 다가와 경기장에서 나가라고 지시했다. 주심은 ''''클레멘스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내게 씹고 있던 해바라기씨를 뱉었고 씨가 내 바지에 붙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2루수였던 베이커필드팀의 라이언 스탭의 아버지 론 스탭은 ''''내 아들이 케이시에게 태그를 못한 것이 사실이었고 클레멘스는 마이크 피아자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난동을 부린 적도 없이 아주 신사답게 행동했다''''며 오히려 주심의 결정에 이의를 표시했다.
카우보이스팀 감독 더그 핸슨도 ''''클레멘스는 주심의 이런 요구에 순순히 응해 아무 말 없이 경기장을 나가 주차장에서 아들을 기다렸다''''며 ''''이제 고작 20살 정도인 주심의 결정에 대 선수가 따르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핸슨은 ''''벤치에는 해바라기씨가 무수히 많이 있었는데 주심이 클레멘스가 자신에게 씨를 뱉었는지 어떻게 알아낼 수 있겠느냐''''며 주심의 경솔한 행동을 비난했다.
이날 경기는 베이커스필드가 카우보이를 11대 5로 이겼다.
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