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엄기영 앵커 "아직도 후배들 특종 읽으면 가슴이 쿵쾅 쿵쾅"

엄기영 앵커 "아직도 후배들 특종 읽으면 가슴이 쿵쾅 쿵쾅"

[노컷인터뷰] MBC 뉴스데스크 14년 진행해온 엄기영 앵커

DJA

 

MBC 보도국의 간판 엄기영 앵커(56)는 여전히 자신이 기자임을 잊지 않고 있다.

후배들의 발빠르고 신속한 기사가 들어오면 더 신이나고 특종이라도 편집부에 올라오면 마치 자기가 특종을 한 것 마냥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고 했다.

85년부터 88년사이 3년간 파리특파원을 하던 시절 세느 강변에서 버버리 코트를 휘날리며 멋지게 클로징 멘트르 하는 것을 기억하는 많은 기자 지망생들은 그를 이상적인 모델 타입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2000년 보도본부장을 하던 시기를 전후로 7년씩 그러니까 총 14년을 MBC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를 지킨 장수 앵커 엄기영. 그가 대통령 당선 확정이라고 말한 대통령만 3명이다. 이번 대선까지 치르면 도합 네명의 대통령 확정 선언을 뉴스를 통해 하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 즉 DJ 선거 시절에는 선거개표 방송에서 6시 출구 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하는데 당시 정치부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질 각오로 ''김대중 당선 확정'' 자막을 내보내고 최종 결과가 나오는 늦은 밤까지 그야말로 ''*줄이 탔다''고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에 상대 후보와 표차가 굉장한 박빙이었기 때문이다.

9일 만난 엄기영 앵커는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이미지가 강하게 풍겨왔다.

자리에 앉자 마자 대쯤 던져진 질문 ''정치권 러브콜이 만만치 않으실텐데?'' 엄 앵커는 이에 대해 "먼저 대선에는 안나갈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도 그것은 선택의 문제인데 정치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기자를 하고 언론에 몸담고 있는 것보다 정치쪽에 가는 것이 훨씬 더 잃어 버릴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Because I love it''이라고도 했다.

엄 앵커는 이어 "이번 대선은 매우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제가 계속 앵커직을 하고 있다면 젊은 기자들의 땀이 묻어나는 열정적인 기사들을 보도하면서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겠느냐"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MBC 보도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그에게 영향력있는 언론인으로서 앵커로서 장수하는 비결에 대해 물었다. 그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신뢰감''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표현했다. "앵커로서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미덕은 어떤 상황에서도 깊은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나운서로서 공동 앵커를 맡고 있는 박혜진 아나운서는 "밝은 뉴스를 소개할 때는 어렵지 않지만 굉장히 민감한 뉴스나 어려운 뉴스를 보도할 때 엄 앵커의 노련한 표정과 앵커멘트는 누구도 쉽게 따라 갈 수 없다"고 거들었다.

엄 앵커는 77년 사회부 시절 중부경찰서 출입당시 설악산 헬기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헬기가 논바닥에 추락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 조종사와 부 조종사가 죽은 엄청난 사고로 생사기로의 상황을 맞았다. 두달간 뇌를 다쳐 입원해 있던 엄 앵커는 가까스로 회복 했다고. 당시 다친 머리가 얼굴 안면이 아니라 왼쪽 머리 속이라 현재 앵커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엄 앵커는 자신의 앵커로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할수 있는데 까지 하고 싶다"며 "제가 만일 반 시대정신의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주어서 시청자 입장에서 더이상 안되겠구나 하는 지적이 있다면 그 때가 물러서야 할 때가 아니겠느냐?"고 용퇴시기를 시사했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