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용산 미군기지 이전 문제가 오늘 워싱턴에서 열렸던 제10차 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 FOTA에서 완전 타결됐습니다. 기지 이전의 법적 근거로 당초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양해 각서와 합의 각서의 몇몇 독소 조항을 폐지하는 한편 대체 부지의 규모를 349만평으로 확정했다는 것이 이번 합의안의 골자인데요. 기지 이전 합의 내용과 실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동국대 국제관계학부 이철기 교수>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10여 년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오늘 용산 기지 이전 협상이 타결됐는데요. 정부측은 물론이고 언론들까지 대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철기 교수
''''정부나 일부 언론에서 성공적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요. 뭐가 성공적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넷 언론의 표현대로 하면 ''''전쟁에서 지고 전투에서 이겼다''''고 하는데요.
전쟁에서는 지고, 작은 마을을 뺏는 소규모 전투에서 이긴 정도입니다. 아주 본질적인 문제들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이전 비용을 우리가 전액 부담하는 문제도 해결이 안됐고, 또 지금 80여 만 평인 용산 기지의 네 배가 넘는 349만평을 대체부지로 주기로 했고, 주한 미군이 감축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기지는 더 늘어나는 협상을 했는데 이게 무슨 성공적인 협상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일부 독소조항이 조금 완화되고 고쳐졌다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불만이고 일부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대로 전면적인 재협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결국 전쟁이라는 것은 천문학적인 이전 비용을 우리가 전액 부담하기로 하고, 미군이 요구하는대로 엄청난 양해 토지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고, 전투라는 것은 소소한 항목에서 양해를 받아냈다는 말씀이시군요.
우리 측이 양보를 받았다든가 우리 정부 협상팀이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 입장이 반영됐다는 것은 어떤 것들인가요?
◑이철기 교수
''''독소 조항으로 지적됐던 몇 가지가 개선됐다는 건데요.
우선 영업 손실 보상을 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예를 들어서 90년대 합의 내용에는 카지노, 미 PX 등 영업시설들이 기지 이전을 하면 당분간 문을 닫겠죠. 거기서 발생하는 영업 손실을 우리가 다 보상 해주도록 돼 있었거든요.
또 청구권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군 부대가 이전할 경우 미군 자녀의 가정 교사 수입이 줄어드는 부분에 대해서 까지 우리 정부에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거든요. 이런 조항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또 이사 비용도 우리가 전부 현금으로 주기로 했었는데 용역으로 제공하기로 했다든지 건축비용도 일부는 현물로 지급한다는 것인데 이것도 어차피 우리 국민 세금으로 나가는 거니까 그게 그겁니다. 이런 부분은 다 해봤자 수 억원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큰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원래 기지 이전 비용이라는 것은 이전을 요구한 측이 전액 부담하는 것이 국제관례라고 해서 우리가 부담하기로 했다는 것 아닙니까?
◑이철기 교수
''''그렇습니다. 용산 기지는 우리 정부가 요구 했기 때문에 우리가 그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2사단은 미국의 필요성에 의해서 이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비용을 댄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논리였거든요.
우선 이것 자체가 맞지 않습니다. 용산 기지 이전 자체가 미국의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GPR)의 일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거든요.
또 토지의 규모도 349만평으로 합의가 됐습니다. 용산 기지 뿐 아니라 미 2사단의 많은 병력 시설도 평택으로 이전하게 돼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용산 기지 뿐 아니라 미 2사단의 이전 비용까지 우리가 다 부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우리 정부 외교 국방 관리들이 처음부터 비용 분담 문제를 제기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알려지고 있는 바로는 미국 측도 어느 정도 분담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몇 달 전 미 의회 예산국(CBO)에서 주한 미군의 재배치와 감축에 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거기에는 미국이 용산 기지 이전 비용의 35% 정도까지 분담하려는 생각이 포함돼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미국도 충분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데 우리 정부는 우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한 90년에 합의내용만 들어서 전혀 이런 문제제기를 안 했다는 것이죠.''''
◎ 사회/정범구 박사
-이 문제를 다시 재협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철기 교수
''''일단 행정부 차원에서 그렇게 맺어놨기 때문에 재협상은 힘들 겁니다.
국회 동의 절차 과정에서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제기가 있을 것이고 현재 일부 국회의원들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해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협상 자체를 뒤집기는 상당히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이전 비용이 어느 정도 들겠습니까?
◑이철기 교수
''''국방부에서 30~40억불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90년 초에 기지 이전이 유보됐던 것은 비용 문제 때문이었거든요. 90년에 합의할 당시에는 17억불이었는데 미국 측에서 다시 계산해 보니 97억불이라고 주장해서 제대로 되지 못했죠. 또 미 의회 예산국의 보고서에 의하더라도 최대 114억불까지 잡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생각 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죠.''''
◎ 사회/정범구 박사
-또 용산 기지 내 전술 지휘 통제 체계(C4I) 이전 비용만도 900만불이 들어가죠?
◑이철기 교수
''''그렇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대체 부지를 제공해 주고 건물을 다 지어주는 것이거든요. 그것도 현대적으로 우리 기준이 아닌 미 국방부의 건축 기준, 공간 기준, 환경 기준에 맞게 지어준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평당 비용만 해도 1000만원 이상 들어간다고 합니다.
우리 건축비보다 3배 이상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C4I라고 하는 첨단 시설을 해 줘야 하거든요. 그런 상황입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우리가 운신의 폭을 넓힐 여지가 있습니까?
◑이철기 교수
''''시민단체들이 많이 문제 제기를 했고, 이런 여론을 받아서 정부가 힘을 가지고 협상을 했어야 하는데 전혀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과거와 같은 관례, 저 자세 또 무사안일 또 미국에 대한 사대주의 이런 생각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이번 협상에서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협상팀은 이번에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하면서 미국 내 쌓아놓은 인맥 덕분이고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 측의 보답이라고 하는데, 실은 이 자체가 한미 상호 방위조약이라든지 그 불평등한 한미 소파 협정에도 위반되는 것이거든요.
소파협정을 보면 우리가 토지를 제공해 줄 의무는 있지만 주둔에 드는 모든 비용은 미 합중국 당국이 부담한다고 돼 있습니다.''''
▶진행:정범구박사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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