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에게 힘든 일 중 하나가 각종행사 참석이다.
도시는 좀 나은 편이지만, 인구가 적은 농촌지역 군수의 경우 마을 청년회 체육대회나 경로잔치까지 챙겨야 한다.
군수입장에서 매몰차게 뿌리치기가 쉽지는 않다.
꼭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만이 아니라,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인지라, 지인들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혹여 불참하면, "군수 되더니 사람이 달라졌다"는 비아냥을 각오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군수들은 공식행사 참석만 하루 2~3건이다. 주말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비공식 행사까지 합치면, 행사장 돌다 하루가 다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작 주요 업무에 대한 고민이나 토론 등, 정책결정에 들이는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 고흥군(군수 박병종)이 아예 군수가 참석하는 행사와 참석하지 않는 행사를 지침으로 정했다.
고흥군은 9일, ''''군수의 각종 행사 참석에 관한 지침''''을 마련,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고흥군은, "그 동안 군수가 각종 기관, 사회단체 및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읍면 마을단위 행사, 경로행사 등과 같은 소규모 행사까지 참석해 실제 주요 군정시책 및 지역개발 등 현안사항에 대한 대내외 업무와 활동에 투자할 시간이 매우 제한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군수가 참석하는 행사로는 ''''중앙 및 도 단위이상에서 주관하는 행사'''', ''''군 주관 대규모 행사'''', ''''유관기관단체 주관 주요행사''''등으로 참석 범위를 대폭 줄였다.
이외 각종 소규모 행사는 실과소장과 읍면장이 참석하도록 했다.
마을단위 체육행사나 노인정 준공식 등이 소규모 행사에 속한다.
박병종 군수는 이같은 지침을 만들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아는 처지에 너무 야박하다는 반응을 각오해야 했기 때문이다.
박 군수는 그러나, "행사 참석 시간에 중앙부처를 방문해 예산을 확보하고, 기업가들을 만나 투자유치를 이끌어 오는게 결국은 군민들에게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