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배창호 감독의 ''길'', 상 타고도 2년 묵어

해외 영화상 수상에도 불구 개봉관 못잡아

<이장호 누군가를 만나다>에 출연중인 배창호 감독

 



1970~1980년대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던 두 거장, 이장호 감독과 배창호 감독의 만남이 이뤄졌다.

지난 3일 목동 CBS 공개홀에서 진행된 CBS TV(스카이라이프 채널 412, 전국 각 지역 케이블 TV) ''영화감독 이장호, 누군가를 만나다''(9일 방송)의 녹화에서 두 감독은 배창호 감독의 신작인 ''''길''''과 영화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창호 감독이 충무로 생활을 시작한 것은 이장호 감독의 영화 ''바람불어 좋은 날''(1980)의 조감독을 맡으면서 부터.

26년 전 그렇게 영화판 스승과 제자로 첫 인연을 맺었던 이장호 감독과 배창호 감독은 평소 잘 아는 사이에 카메라를 두고 서로 마주 앉게 된 것이 낯설었던지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에 이렇게 존대를 깍듯이 해야 하는 상황이 어색하다''''며 인터뷰 첫 말문을 열었다.

영화 ''''길''''의 개봉, 쉽지 않았던 여정

진행자 이장호 감독

 



지난 2일 개봉된 배창호 감독의 17번째 영화 ''''길''''은 지난 2004년 완성돼 필라델피아 영화제 최우수상과 한국영화문화상 등을 수상해 그 작품성을 검증받았지만 정작 개봉관을 찾지 못해 2년 반을 묵었다.

''''이 땅에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단 이번 영화 ''''길''''에 대해서 배창호 감독은 "우연히 접한 60~70년대 떠돌이 대장장이에 대한 기록을 통해 영화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혔다.

"영화 개봉일이 되면 감독의 가슴은 뜨겁고 두근거리기 마련"이라는 배창호 감독은 "개봉 당일 기분은 어땠냐"는 이장호 감독의 질문에 "어차피 독립영화방식으로 제작돼 흥행은 마음에 두지 않았고, 다만 소수의 관객들이라도 자신의 영화를 진지하고 즐겁게 봐주길 바란다"는 소박한 소망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유난히 로드무비를 좋아한다는 배창호 감독. 그는 인간의 "원형질적인 모습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방랑성이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소재"라고 설명한다.

"상처와 고통을 지고 살아가는 인간의 여정이 한국적인 풍광을 담은 길을 통해서 투영되길 바라며 영화 제목을 ''''길''''이라 붙였다"는 것이 배창호 감독의 이야기다.

배창호 감독은 이번 영화 ''''길''''에서 연출뿐만 아니라 주인공 ''''태석''''의 연기까지 맡았다.

"독립영화방식으로 제작된 영화의 현실적인 제약도 있었지만 주인공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감독이 연기하는 것이 어떠냐는 영화 제작자의 제안도 계기가 됐다"는 것이 배 감독의 전언이다.

''영화감독'' 배창호? ''영화배우'' 배창호?

배창호 감독이 영화배우로서 주연을 맡은 것은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과 자신의 영화 ''러브레터''에 이어 이번 영화 ''길''이 세 번째.

하지만 배창호 감독은 "영화 배우로서 영화에 데뷔한 작품은 따로 있다"며 이장호 감독의 1981년작 ''어둠의 자식들''을 첫 출연작으로 꼽는다.

당시 이장호 감독의 조감독으로서 ''어둠의 자식들'' 제작에 참여하고 있던 배창호 감독은 대학 때 연극반을 했던 솜씨를 살려 꽤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다고.

''''당시 세 장면 정도 출연했는데, 대사도 좀 있는 비중있는 역할이었다. 네티즌들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배창호 감독의 영화배우 데뷔작은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인터넷에 자료를 올려더라''''며 자신의 연기자 데뷔는 25년 전 이장호 감독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배창호 감독은 "최근 젊은 후배 감독들로부터 배우로서 출연섭외를 받아본 적이 있다"면서도 "연기하는 순간 모든 열정과 힘을 쏟아내야 하는 연기보다 영화 감독이 쉬워 출연섭외를 고사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배창호 감독은 영화 ''길''을 찍는 동안 주인공 배역을 감독이 직접 맡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스태프들로부터 "처음 보는 배우인데 연기 곧 잘한다"라는 칭찬까지 들었다며 배우로서의 자질을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다.

이날 녹화분은 9일 오전 10시(재방 11/9 밤 8시 30분, 11/12 일요일 오전 7시)에 CBS TV(스카이라이프 412, 전국 각 지역 케이블 TV)를 통해 방송된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