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정치 일반

    사라지는 1번 버스, 이순학 기사의 25년의 추억

    • 2004-07-01 03:14
    • 0
    • 폰트사이즈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버스는 1966년에 생긴 노선 번호 1번 버스입니다. 서울 시내버스가 전면 개편됨에 따라서 1번 버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데요. 1번 버스를 25년간 운행해 온 서울 시내버스의 산 증인 이순학 기사를 만나보겠습니다.



    -이순학 기사



    ◎ 사회/정범구 박사

    -1번 버스를 1980년부터 25년째 운행하고 계신데요. 어떻게 그동안 회사를 한 번도 안 옮기시고 한 노선만 하셨습니까?


    ◑이순학 기사

    ''''우리 회사가 3번하고 같이 있어요. 다른 사람은 다 옮겼는데 다른 차 타면 거리고 그렇고 해서 쭉 그 차만 하다 보니까 그냥 그렇게 25년 하게 됐네요.''''



    ◎ 사회/정범구 박사

    -처음에는 안내양이 있었나요?


    ◑이순학 기사

    ''''안내양이 84년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옛날에는 생활이 어렵고 직장 잡기가 어려워서 안내양들이 버스로 많이 들어왔어요.
    그러다가 생활이 좋아지고 고등학교도 다 보내니까 안내양을 구할 수 없어서 자율버스라고 토큰 내는 버스가 다녔죠.''''



    ◎ 사회/정범구 박사

    -같이 일했던 안내양 중에서 에피소드 같은 건 없으셨습니까?


    ◑이순학 기사

    ''''옛날에 한 15~16살 되는 안내양들이 있었어요. 옛날에는 지하철도 안 다니고, 마을 버스도 없어서 두 정거장쯤 가면 손님에 치이고, 안내양이 밀지를 못할 정도였거든요. 어린 아이니까 그러다 보니 거기 앉아서 훌쩍훌쩍 우는 안내양도 있었어요.''''



    ◎ 사회/정범구 박사

    -기사님들이 안으로 밀어 넣으려고 한바퀴 휙 돌지 않습니까? 저희도 많이 당해봤습니다(웃음).


    ◑이순학 기사

    ''''네. 지금은 그럼 난리나죠. 옛날에는 그렇지 않고는 도저히 (사람들이)들어갈 수 없는 걸요.''''



    ◎ 사회/정범구 박사

    -그 때는 승객들이 안내양과 차비 가지고 실랑이를 하기도 했었죠.


    ◑이순학 기사

    ''''당시에는 안내양이 돈을 직접 받았기 때문에 안내양하고 싸우기도 하고 욕도하고 그랬죠. 그러면 내려가서 말려주고 보내드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죠.''''



    ◎ 사회/정범구 박사

    -지금은 카드로 요금을 내니까 요금 가지고 그런 일은 없으시겠어요.


    ◑이순학 기사

    ''''그런 건 없는데 간혹 10원짜리만 드르륵 넣는 승객이 있어요. 돈 통을 털지 않고 있으면 10원 짜리 대 여섯 개 넣고 다 넣었다고 하는 손님이 가끔 있죠. 그런데 뭐 들어간 이상 꺼내 볼 수도 없고 시비 할 수도 없어서 그냥 넘겨 버리죠.''''



    ◎ 사회/정범구 박사

    -하루에 일곱 바퀴 정도 도신다는데, 다 못 돌면 종점에 가서 쉬는 시간도 없이 바로 다음 바퀴를 돌 때도 있나요?


    ◑이순학 기사

    ''''그렇죠. 길 막히고 그러면 화장실 갖다 와서 바로 차 돌려서 나가야죠.''''



    ◎ 사회/정범구 박사

    -1번 버스는 배차 간격이 어떻게 됩니까?


    ◑이순학 기사

    ''''새벽에는 5분, 출근시간에는 6분, 길이 막히면 7분 그러는데 가다 보면 도로가 확 막힐 때가 많잖아요. 그러면 앞차하고 30분 간격이 벌어지게 된다구요. 그러면 앞차와 맞추려고 신호 위반도 하고 추월도 해서 들어와야 되는데, 애로 사항이 있죠. 그래서 사고도 따르게 되구요. 그런데 이번에 버스 개편된 노선은 좀 한가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사회/정범구 박사

    -이 기사님은 이번에 광역 노선을 맡게 되는 겁니까?


    ◑이순학 기사

    ''''지선 노선을 맡게 되죠. 젊은 사람들은 전부 간선으로 갔고, 나이 60 넘은 사람들은 전부 지선으로 투입됐어요.''''



    ◎ 사회/정범구 박사

    -예전에는 버스 안에서 소매치기도 많이 당하고, 파출소 찾아간 적 많죠. 그런 경우 있으셨습니까?


    ◑이순학 기사

    ''''그렇죠. 옛날에 미아리 고개 올라가기 전에 파출소가 있었어요. 길음시장가는데 쓰리 맞았다고 해서 거기다 차를 대고 순경이 나와서 조사했는데 벌써 어디 갔는지도 없고, 옛날에 구반포에 쓰리 꾼들이 있었어요. 바람 잡는 사람들이 먼저 혼을 빼놓더라고요. 아주머니가 타서 가방이 찢어졌다고 하는데, 벌써 떠난 어떻게 하겠어요. 그런 것 몇 번 겪었어요.''''



    ◎ 사회/정범구 박사

    -한 노선을 25년 가까이 운행하셨으면 서로 얼굴 알아보는 단골 승객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순학 기사

    ''''정릉에 많죠. 엊그저께도 타시면서 아저씨 얼굴 잘 안다고 하더군요. 나는 여러 사람 보다 보니 잘 기억을 못해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출퇴근하면서 한 사람을 보니까 많이 기억하시더라구요. 방송에 몇 번 나갔는데, 알아봐 주는 분들이 있더군요.''''



    ◎ 사회/정범구 박사

    -운전하시다 보면 승객은 승객대로 불만이 있지만, 운전하시는 입장에서 승객들이 이런 것은 삼가줬으면 좋겠다 싶은 것도 많으시죠?


    ◑이순학 기사

    ''''그럼요 대표적으로 약주 자신 분들이 뒤에 가서 토하시거나 그래요. 많이 잡순 분은 그 물이 앞에까지 쭉 내려온다구요. 그게 내려오면 종점에 가서 치우는데 내려오지 않고 거기 있으면, 시간이 없어서 화장실만 다녀오다 보니 그 차를 그대로 끌고 나오거든요. 그럼 손님들이 아우성 치고 그런 일이 몇 번 있어요.
    그런 것도 있고, 배차 시간이 7분이지만 나가다 막히면 20~30분 간격이 뜰 때가 있어요.''''



    ◎ 사회/정범구 박사

    -기다리는 사람은 되게 화나요.


    ◑이순학 기사

    ''''그럼요. 몇 분 배차냐고 욕을 하면서 돈을 확 던질 때는 사정 이야기를 하죠. 배차 시간으로 신고 한 분도 있구요. 조금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저희가 설명을 해도 승객들은 듣지 않으세요.''''



    ◎ 사회/정범구 박사

    -전체 시스템이 바뀌면서 새 버스를 이용하시는 승객들에게 한 말씀 하시죠.


    ◑이순학 기사

    ''''그동안 정릉에서 저희 차를 타고 다니신 승객님들. 제가 1020번으로 바꾸고 북악 터널로 해서 세검정으로 빠지는데 광화문 가실 일 있으면 제 차를 타세요. 더 친절하고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행:정범구박사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