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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패션계 절대권력女 미란다 프리슬리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의 완벽한 패션 거물 연기가 한국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싸늘하고 냉정한데다 이기적이고 도도함을 갖추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캐릭터 미란다는 지성적인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립에게 꼭맞는 맞춤옷처럼 잘 어울렸다.
원작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동명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개봉전부터 놀라운 입소문과 예매율을 보이더니 결국 대형사고를 터뜨렸다.
10월 마지막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7주만에 ''일본침몰''에 이어 완성도높은 외화가 국내 흥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할리우드 영화로는 수천 억을 들인 블록버스터가 아니라는데서 더욱 놀라운 결과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개봉 첫주말인 28~29일 서울관객 101,400명을 기록했고 전국적으로는 269,050명을 불러모았다. 26일 개봉이후 누적 관객수는 478,950명이다. 한국 영화들이 300개 이상의 스크린으로 공격적인 관객 끌어모으기를 하는 와중에 불과 239개 스크린에서의 기록이라 더 눈길이 간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북미에서 1억 2450만달러, 해외에서 5000만달러 가량의 흥행 수익을 올린 3500만 달러의 소규모(?) 제작비가 든 여성영화지만 화려한 볼거리에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원작의 탄탄함에서오는 영화의 완성도, 메릴 스트립과 신예 앤 해서웨이의 신구 조화가 한데 어울려 무시못할 흥행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애초부터 영화의 주 관객층을 20~30대 여성으로 잡고 파고든 마케팅의 성공과 이들에게 익숙하고 관심을 끌만한 명품과 패션쇼가 화면을 풍부하게 해주는데다 여성 직장 초년병이 겪을 수있는 사실적 조직문화를 유쾌하게 보여줘 높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 흥행의 비결로 보고 있다. 지젤 번천이나 하이디 클룸 같은 유명 모델을 카메오로 볼수 있다는 것도 볼거리중 하나.
마케팅을 담당한 오락실의 이보라 실장은 "무엇보다 패션에만 관심있는 여성들의 영화인줄만 알았던 남성관객들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끼게 될 사회생활의 애로사항에 공감대를 느끼면서 영화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확산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1995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보여준 중년의 아찔하고 잔잔한 사랑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이후 뜸했던 메릴 스트립은 이번 영화로 또 다시 그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평가받고 있다.
한편 유지태ㆍ김지수 엄지원 주연의 ''가을로''는 같은 기간 서울 65개 스크린에서 8만1,345명을 불러모아 2위에 올랐다. 개봉 첫주 전국적으로는 40만27명(315개 스크린)이 감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