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박관용 "대통령 탄핵, 선거에 이용하려는 음모가 있었다"

  • 0
  • 0
  • 폰트사이즈

정치 일반

    박관용 "대통령 탄핵, 선거에 이용하려는 음모가 있었다"

    • 0
    • 폰트사이즈
    박관용

     



    박관용 前 국회의장이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03년 당시 "대통령 탄핵이 선거에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음모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혀 주목된다.

    박관용 前 국회의장은 26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내일''(진행:신율 교수, 방송 7:05-9:00, FM 98.1Mhz)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 뒤에 어떤 음모가 있었느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음모론의 정황을 그 이후에 들려오는 얘기에 의해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前 의장은 탄핵이후 비난이 두렵지 않았느냐는 물음과 관련, "(국회의장으로서) 정상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면 역사에 좋은 기록으로 남을 것으로 여겼으며, 여론을 의식해서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후폭풍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박관용 전 국회의장


    - 17대국회는 초선의원 비율이 62.5% 정도로 16대국회에 비해 많은 편인데?

    초선들이 많이 들어온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의회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답답하다.

    - 어떤 점이 가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나?

    국민들이 무얼 바라는지에 대해 정치권이 인식을 잘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국민의 바람을 알아내서 투입 기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 그리고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배출 기능이 잘 조화되고 순환되어야 하는데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는데, 요즘 내가 그런 생각을 한다. 그때도 정치권이 이랬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정치권은 국민이 바라는 것과는 달리 엉뚱한 소리를 하면서 지나치게 명분을 따라다닌다. 국민은 경제를 걱정해주길 바라는데 엉뚱한 작전통제권 얘기나 과거사 얘기를 하고 있다. 이런 것들 때문에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고 불신을 느낀다.

    - 탄핵 당시 ''사안이 탄핵 사안으로는 부족하지 않았느냐, 너무 서둘지 않았느냐''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런 측면도 얘기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과정이다. 탄핵이 처리되기까지의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분명히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규정하고 경고장을 보냈다. 그 이후에 선거에 개입하는 발언 등이 있었다. 대통령은 자기를 당선시킨 정당을 쪼개고 일부 숫자만 데리고 나갔기 때문에, 나머지 새천년민주당 의원들이 굉장한 배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 것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보진 않는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이 있고 난 뒤에 탄핵 운운할 때 사태를 수습해야 했다.

    탄핵이 제안된 후 내가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 대통령이 안 계시길래 김우석 비서실장에게 "내가 각 당의 대표를 모을테니 대통령이 나와서 꼭 대화를 해야 한다, 이대로 달릴 수는 없다"고 건의했다. 그런데 4시간 후에 김 실장이 전화로 "대통령께서 지쳤다고 하신다"면서 대화를 거부했다. 뿐만 아니라 여야당이 모여서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만 발표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 장소에서 탄핵 얘기는 일체 안 하고 무시해버리는 국회 경시사상을 보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복잡한 상황이 있다. 수습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습하려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 결과적으로 탄핵으로 가게 했다.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 탄핵을 자초한 것과 마찬가지다.

    - 의도성이 있었다고 보나?

    국회의장의 책무는 국회의원 전체의 의사를 자유롭게 개진하게 하고, 그들의 뜻을 투표로 반영시키게 하는 것이다. 20~30명이 연단을 점거한다고 해서 의장이 사회 보는 것을 기피한다면 국회의장의 직무 유기다.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라는 이유로 국회법에 경호권 발동, 질서유지권 발동이라는 엄청난 권한을 국회의장에게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정상적인 회의를 진행하는 건 의장의 책무이다. 그 뒤에 어떤 음모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 하지만 선거에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음모에 의해 이뤄졌다는 정황은 그 이후에 들려오는 얘기에 의해 파악하고 있다.

    - 탄핵 이후의 비난이 두렵지 않았나?

    정상적인 국회를 운영하면 역사에 좋은 기록이다. 여론을 의식해서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후폭풍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엄청난 후폭풍이 정치적 쓰나미처럼 쓸고 갔다. 당시의 편파적이고 일방적이고 왜곡된 지상파 방송들, 국민 감정의 밑바닥을 긁어내기에 초점을 맞춘 친정부적인 태도에 의해 여론이 조작되고, 그 여론이 한달 내에 선거에 전파된 것이 오늘 국회의원들의 탄생의 결과다. 잘못되고 조작된 방송 여론에 의해 당선된 국회의원이라면 탄돌이(탄핵 덕분에 뱃지를 단 국회의원)가 아니라 방돌이다. 이 정권이 있는 동안에는 방송과 관련해서 정확한 토론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음의 중립적인 정권이 들어왔을 때 새로운 과거사로서 이 문제는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한다.

    - 탄핵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조순형 의원이 이번 재보선에서 당선됐는데?

    탄핵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 탄핵의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보나?

    탄핵 자체가 정당했느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탄핵은 탄핵의 절차가 헌법 정신과 국회법에 위배되지 않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어차피 국민 주권을 위임한 국회의 결정은 정당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국회에서 2/3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는 법안 처리는 헌법 개정과 탄핵밖에 없다. 그만큼 중요하고 신중하게 다루는 것이다. 국회의원 2/3가 결의했다면 그 자체로 정당성이 보장됐다고 보는 것이다.

    - 뉴라이트 전국연합과 한나라당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보나?

    어느 쪽에서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 다만 선거를 앞두면 꼭 정계개편의 움직임이 보이는데, 그건 못마땅하다. 평소에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아가면서 자기의 정책이나 색깔, 주장을 해온 결과로 선거에 임해야 하는데, 선거 전에 자꾸 변신하려는 건 좋지 않다. 이것이 한국 정치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병폐다. 특히 선거에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선거에 이용하기 위한 편법으로서 정계개편이나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건 좋지 못한 행위다. 자기 위치를 지켜가면서 지지계층을 설득하는 과정 속에서 자기 원칙과 정당의 철학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의 정치 발전은 어렵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정계개편이나 연합론도 다 그런 정신 아래에서 이뤄져야 한다. 선거 직전에 만든 정당 치고 선거에서 실패하면 없어지지 않은 정당이 없다. 대한민국에 뿌리를 갖고 있는 정당이 없다. 역사가 없는 정당이 무슨 뿌리가 있겠나. 그런 의미에서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 이합집산은 대단히 좋지 않다.

    -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합당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어느 정당이든 뜻이 같고 정책의 방향이 같다면 연합할 수 있다. 그리고 영호남의 감정의 벽을 헐기 위한다는 정치적인 큰 의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선거에서 서로를 이용하려는 저의에서부터 출발해서는 안 된다.

    - 지역갈등 극복은 할 수 있을까?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합당한다면 영호남의 지역감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 민주당 쪽에서는 반발이 심한데? 특히 뉴라이트의 여러 갈래 중 강경보수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반발이 있는 것 같은데?

    뉴라이트는 정치권 세력이라기보다는 시민운동적 성격을 띄고 있다.

    - 지난 한미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언론 보도 타이틀이 ''실패하지 않은 만남''이라거나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태평양만큼 멀리 떨어져있는 회담이었음을 확인했다''는 것으로 봐서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북한에 대한 인식,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그리고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간의 견해 차이가 현격하다. 이 두 문제에 대해 전혀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다.

    - 바람직한 차기 대통령상은?

    자원이 없고 척박한 땅을 가진 우리나라의 경제를 어떻게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게 하느냐 라는 국가 경쟁력을 키울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수출품을 팔아서 먹고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전세계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대외협력에 상당한 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 세계화 전략에 능통한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국민의 통합적 리더십을 갖고 있어야 한다. 과거지향적이거나 분열이나 대립보다는 국민통합을 위주로 해야 한다. 현재 가장 아쉬운 것은 우리의 지도자들이 국민통합보다는 국민분열 쪽으로 사태를 끌고 가는 것이다.

    -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리 헌법이 갖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은 분명히 있다. 의장을 퇴임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한 적도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맞춰서 동시 선거를 해야지, 시도때도 없이 선거가 있는 건 문제가 있다. 이런 것도 개헌에 속한다. 그러나 현행헌법에 손을 대고자 하는 사람들의 뜻은 권력구조에 있는 게 분명하다. 그동안 헌법이 여러 차례 개정되는 과정에서 전부 권력구조에만 손을 댔다. 어떻게 해야 내가 집권하고, 집권을 연장할 수 있나, 어떻게 하면 한 번 더 출마할 수 있는가,라는 식의 접근을 더 이상 용서해선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헌법 개정은 적절한 시기에 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의도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헌을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헌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본다. 개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도를 가진 개헌은 국민적 차원에서 저항해야 한다.

    - 바람직한 권력구조는 무엇일까?

    개인적 요구보다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제일 첫번째 근간은 대통령 중심제냐 내각책임제냐, 단원제냐 양원제냐 등이다. 이젠 양원제를 해야 한다. 내가 단원제 국회의장을 해보니 위험하기 짝이 없다. 탄핵만 하더라도 선진국에서는 하원과 상원에서 통과되면 결정지어진다. 우리는 단원제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헌법재판소에 탄핵소추안이 넘어가는 게 헌법 정신에 합당하냐. 국회법의 절차에 의거해서 정당한 절차를 밟았느냐를 논의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넘어간 것이 87년도 헌법 개정안의 기본정신이다. 헌법조항도 중요하지만 헌법 개정의 이유가 중요한데, 그런 것에 시비가 걸릴 것이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헌법을 손대면 분명히 자기 정파의 이익과 집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권력구조를 손대려는 불순한 의도가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