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오미희 "난 어디까지나 신인배우"



방송

    오미희 "난 어디까지나 신인배우"

    [노컷인터뷰]라디오 DJ로 27년간 사랑받아온 오미희, 연기에서는 신인 자세로

    오미희

     

    라디오 DJ로 지나온 세월이 벌써 27년이란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기억나는 것만해도 가요응접실(7년), 가요광장(6년), 팔도강산(6년)이다.

    라디오DJ로서 오미희(48)는 이미 대중과 오랜시간 소통해왔고 누구보다 친숙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가 1979년 MBC 공채 탤런트로 출발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혀져 왔다.

    라디오에서 오미희는 언제나 ''소녀''였다. 나이를 도무지 가늠할 수없는 ''소녀心''의 느낌과 정서, 세대를 포용하고 넘나드는 선곡과 이야기들로 언제나 늘 먼곳에 있는 사람이 아닌 가까이 있는 언니요, 누나 같은 이미지를 품어왔다. 그의 목소리에 ''물 많은 배를 씹는 소리'' 같다는 평가가 많다. 때로는 구수하고 때로는 공주같이 발랄하면서도 늘 남보다 한 톤 밑에서 은은하게 울리는 소리는 그만의 장수비결이었다.

    오미희는 "라디오를 통해 쌓아놓은 재산으로 먹고 산다"고 할만큼 변치않은 애정을 보내줘온 청취자들에게 고마움을 갖고 있다. 98년 유방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방송을 쉬지않았다. 그리고 보란듯이 극복했다. 라디오는 오미희에게 ''항암제''였다.

    용산구 이촌동의 한 교회 케이블 방송을 마치고 나오는 오미희를 최근 만났다. 방송에서 사연을 전하다 또 눈물을 쏟은 탓에 아직 감정이 식지 않은 표정이다.

    주현 선배도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는데 나라고...

    오미희가 연기를 재개한 것은 지난해 민규동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다. 2001년 SBS ''그래도 사랑해''이후 5년만이다. "5년 마다 한번씩 연기하는 것 같다"고 쑥쓰러워하는 오미희는 이번에는 곧바로 ''스승의 은혜''에서 비중있는 박선생 역을 맡았다. 조만간 영화 ''언니가 간다''에서 고소영의 어머니 역할로도 등장하고 드라마도 새롭게 캐스팅 됐다. 79년 데뷔이래 연기자로서 가장 바쁜 요즘이다. 천직같던 라디오 DJ를 놓자 이제는 연기가 찾아온 것이다.

    스승의은혜 오미희

     

    3일 개봉한 두번째 영화 출연작에서는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잊지못할 기억을 남겨준 그래서 복수의 대상이 되는 교사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악역인것 같아 처음에는 망설였다는 오미희는 교훈이 있는 공포영화라는 생각과 그가 인터뷰 내내 밝힌 ''하나님의 뜻''이라는 설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박선생을 나름대로 사랑하기 위해 애썼다.

    ''내생애...''당시 오미희와 함께 찍고 싶다는 고참 선배 주현의 제의로 인해 합류했던 오미희는 백전 노장의 주현조차도 여전히 카메라 앞에서는 긴장하는 모습에 스스로를 채찍질했다고 한다. 연기는 할 수록 느는데 그동안 자신은 쉬었기 때문에 신인 아닌 신인일수 밖에 없었던 것.

    "나이는 모두 어리지만 ''스승의 은혜''의 연기자들도 모두 제 연기 스승이었어요. 후배님들을 통해 연기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자극을 받았죠. " 오미희는 현재 연기 신인임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숙제라고 했다.

    ''스승의 은혜''를 통해 내안의 상처를 치유했으면 좋겠다

    오미희가 박선생 역할로 나온 ''스승의 은혜''는 비록 학교 체벌, 무시 같은 학생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정신적 후유증을 안겨주는 내용을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영화는 단지 학교 안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은 아니다. 영화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 비롯된 일을 다루고 있지만 누군가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받는 관계는 직장이나 가정, 선후배 간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오미희는 "영화를 통해 혹시 저마다 가슴속에 담고 있는 상처가 있다면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오미희

     

    가수 비가 한 방송에서 오미희를 7명의 은인중 한사람으로 손꼽은 것이나 강원래가 백댄서 시절 박미경과 함께 라디오에 출연해 받은 자신의 싸인을 소중히 간직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볼때나 그는 늘 생각을 했다. "누구나 남을 도와줄 손수건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그 손수건을 건네줄 여유가 없는 것이 늘 안타까운 현실인 거죠."

    오미희는 라디오 대신 이번에는 방송에 헌신적이다. CBS 간증 토크 프로그램인 ''새롭게 하소서''나 온누리 교회 CGN TV의 "아버지 사랑합니다" 등 대체로 기독교 관련 프로그램이다. 오미희는 자신의 지난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출연자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솔직함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선다.

    "제가 무언가 저를 바로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수도 있음을 알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요. 그렇다면 그런 영향은 분명 긍정적이고 희망적이길 바래요."

    두번의 이혼과 암을 극복하면서 겪었을 신산한 삶의 모습을 뒤로하고 여전히 환한 미소로 사람들을 맞는 오미희야 말로 영화를 통해 스스로가 다시 한번 치유의 과정을 겪지는 않았을까?

    사진을 전공하는 스물 두살의 딸이 영화 티저포스터에 엄마의 얼굴이 작게 나온 것을 봤단다. 엄마를 주인공으로 새롭게 만들어준 포스터에 감동받은 오미희에게 행복은 또다시 찾아오고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