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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노폴리''''에는 김성수, 양동근과 함께 만만찮은 신인 연기자 한 명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스크린에서는 낯선 얼굴. 하지만 낯설어 할 틈도 없이 ''''주연''''이라는 타이틀로 부상한 연기자, 바로 윤지민이다.
173cm의 늘씬한 몸매에서 관객들은 이미 예상했겠지만 윤지민은 모델 출신 연기자. 연기로는 ''''모노폴리''''가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지만 패션모델계에서는 1996년 데뷔, 최고의 자리에까지 올랐던 몸이다.
''''패션모델이 연예계 입문 과정이라고 생가하지 않았어요. 단지 모델이 좋아서 일을 시작했을 뿐, 당시에는 연기에 대한 생각이 없었죠.''''
모델들 사이에서는 ''성공''의 척도로 통하는 명품 관련 쇼나 컬렉션의 시작 혹은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표 모델''''까지 단골로 했지만 단지 모델을 직업으로 여겼을 뿐 자신을 연예인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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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모델에서 신인 연기자로''''이전에도 영화를 좋아하고 즐겼어요. 하지만 제가 그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연기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고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다.
큰 키의 모델 출신이라는 점도 시간이 지나면서 훌쩍 커진 남자 연기자들 사이에서 더 이상은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운도 따라줬다.
우연한 기회에 잡은 영화의 주연 연기. 하지만 윤지민의 머리 속에 가득하던 연기에 대한 욕심과 현실 사이에는 넘기 힘든 벽이 있었다.
''''신인은 신인인가봐요. 연기에 대한 생각은 많은데 막상 연기를 하려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어요.''''
영화 속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완벽한 요부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실제 촬영장에서는 적지 않은 실수와 반복, 꾸지람 듣기를 반복한 결과물이 영상으로 보여진 것이다.
''''스스로에게 혹독한 스타일이예요. 감독님께 혼나지 않아도 나 자신을 채찍질 해야만 스스로 어느정도 만족할 수가 있었죠. 또 그만큼 영화를 찍은 후 강해진 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생존경쟁이 그 어느 분야보다 치열한 모델로서의 근성이 몸에 배어있던 덕일까. 지나칠 정도의 준비성과 근성으로 큰 무리없이 자신의 첫 주연작의 출연을 마쳤다.
''''촬영장에는 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해 주는 의상들이 있지만 제 스스로 알맞은 의상이라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의상과 소품들을 준비해가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항상 제 짐은 트렁크 1~2개 분량이 돼 버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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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초보, 하지만 배짱은 ''프로''''''초보'''' 연기자임에도 윤지민을 당당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요소는 적지 않다. 우선 낮고 안정적인 목소리와 무대 경험 덕에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긴장하거나 떨지 않는 배짱이 있다.
''''연기는 미숙하지만 긴장하지 않고 역할에 몰입하는데는 자신이 있어요. 모델을 할 때 보단 좀 더 장시간 집중해야 한다는 점 말고는 모델 일을 할 때의 경험 덕을 본 셈이죠.''''
하지만 영화 ''''모노폴리''''에서의 윤지민 하면 ''''섹시함''''이라는 코드가 광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 것도 사실.
''''캐릭터를 위해 ''''나인하프위크''''의 킴 베이싱어를 참고했어요. 선정적이긴 하지만 눈빛이나 연기 자체가 가벼워보이지 않았거든요.''''
실제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윤지민의 역할은 그저 ''''섹시함'''' 혹은 ''''관능적 몸매'''' 등의 말로 단순히 표현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단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육체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는 걸 알게되실거예요. 대신 영화 속 캐릭터의 성격이 더 많이 보여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실거구요.''''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뭇 남자들의 시선을 받지만 슬픔을 가슴에 묻고 사는 여인의 모습으로 촬영장에서 지낸 윤지민.
외향적이고 밝은 성격의 자신에게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슬픈 느낌을 받는다는 주위의 평들이 너무나 반갑다고. 첫 작품에서 제대로 ''몰입''을 했다는 자평.
''''촬영이 끝나고 화보 촬영을 갔더니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인다는 얘기들을 하더군요. 그만큼 영화 속 역할이 제게 묻어나는 것 같아서 너무 기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