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요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5.31 지방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지만 예전과는 다른 활발한 행보임에 분명하다.
실제로 이 전 총재는 지난 18일 자신의 고향인 충남 예산을 찾아 한나라당 후보와 당원들을 격려한 데 이어서 21일에도 대전과 천안을 잇달아 방문해 후보자 선거사무소를 격려 방문했다.
이회창 전 총재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대전을 방문한 것은) 정치활동 재개 차원이 아니라 과거 자신에게 도움을 줬던 분들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신세를 갚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활동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회창 전 총재는 "(자신은) 아직 한나라당 당원인만큼 기왕이면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바란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는 전날 발생한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과 관련해 현 정권의 기강해이를 강도높게 질타하는등 여타 정치인들의 발언수위보다 한층 높은 톤을 보였다.
이 전 총재는 "박 대표 피습사건은 충격적인 일로 현 정권이 출범한 뒤 국가기강이 해이해지면서 불법이 판을 치게 된 결과"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의 원인을 현 정권의 기강해이 탓으로 규정하고 나선 셈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은 지난달 12일 극동포럼 초청 세미나 특강을 통해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당시 이 전 총재는 "노무현 정권은 신자유주의의 프롤레타리아 선동을 연상케 해 섬뜩할 정도"라고 비판하면서 "2007년 대선은 친북좌파세력과 비좌파세력의 대결이 될 것이며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중심이 돼 반드시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이 5.31 지방선거 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 정권의 책임론''을 공개리에 거론하며 한나라당 당원임을 천명하고 나선 이회창 전 총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게 보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