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현대차그룹 비자금사건과 관련해 20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소환됨에 따라 정몽구 회장이 고 정주영 회장을 대신해 법적책임을 진데 이어 정사장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마무리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92년 고 정주영 회장이 내부고발에 의한 수사로 사법처리를 받은 바 있어 현대가에는 내부 고발에 의한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에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 부자중 누가 법적인 책임을 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아들이 아버지를 대신해 법적 책임을 지는'' 현대가(家)의 전통(?)을 들어 이번에도 정 사장이 책임을 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미 정몽구 회장도 지난 78년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분양사건 때 고 정주영 회장을 대신해 구속됐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한창 현대그룹을 키우던 1978년, 현대가 고위공직자와 언론인 등을 상대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특혜분양했다는 의혹이 터졌다.
이 사건은 열흘 간의 검찰수사 끝에 곽모 서울시 부시장, 주택은행 임원 등 특혜분양 알선자 5명을 구속하고 투기성 투자자로 분류된 고위공직자 56명에 대해 면직 등 조치가 취해지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현대쪽에서는 현재의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국도시개발공사 사장이던 차남 정몽구 회장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고 정주영 회장 대신 구속됐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가의 비극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 91년 현대상선의 271억원에 이르는 세금포탈로 셋째인 당시 정몽헌 현대상선 사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현대가의 비극은 내부 고발로 시작된 수난들로 점철돼 있다.
지난 92년 14대 대선 때 현대중공업 경리 여직원인 정모씨의 비자금 폭로로 대선후보였던 고 정주영 회장이 은퇴하고 업무상 횡령과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번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도 바로 내부 고발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현대가의 경영스타일에 대한 지적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