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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영화] ''''류승완, 류승범 형제 일낸다''''

  • 2004-04-22 11:36

<아라한 장풍대작전> 기자간담회에서 진한 형제애 선보여

 


"형제가 일 한번 낼까?"


영화감독 류승완과 배우 류승범이 또다시 뭉쳐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통해 충무로에 그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던 이들 형제는 2001년 인터넷 영화 <다찌마와 리>와 장편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에 이어 30일 개봉되는 영화 <아라한-장풍대작전>에서 다시 한번 뭉쳤다.
 
열혈순경이 도시 속에 숨어사는 도인들을 만나 도인의 최고경지인 ''아라한''에 도전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라한-장풍대작전>은 두 형제가 숨고르며 준비해온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이 데뷔 초기부터 말해왔던 그 무술 영화로, ''도심 무협극''을 표방하는 그의 2번째 상업영화이자 통상 4번째 연출작이다.

도시인의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생활 도인''들의 모습을 재치있고 경쾌한 액션 속에 담아낼 예정이며, 최첨단 CG 기법과 와이어 액션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순제작비 46억 원 이상 투입. 2004년 5월 개봉 예정이다.


류승범,"형을 감독으로서 존경하게 됐다"

이들 형제를 포함한 <아라한-장풍대작전>(제작 좋은영화)제작진이 21일 오후 종로 서울씨네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첫 선을 보였다.

류승완 감독은 "시나리오에만 1년이 걸렸고 배우들의 혹돈한 훈련과정을 거쳐 탄생했다"고 소개하고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영화가 성룡의 영화들이라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주연을 맡은 류승범은 "형과의 작업이 4년째지만 이번 처럼 빡세게 한 적은 없었다"고 말하고 " 이번 작업을 통해 형이라는 것을 떠나서 배우로서 한 감독을 아주 신뢰하게 되었다는 점.개인적으로 류승완이라는 감독을 새롭게 보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CBS노컷연예팀 이혜윤기자 eyang119@cbs.co.kr



<아라한 장풍대작전> 출연진 인터뷰

▷영화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 류승완 감독 : 기획하고, 시나리오 쓰고, 후반작업까지 하는 데 햇수로 3년 걸렸다. 시나리오 쓰는 데만 1년 걸렸고, 시나리오를 영상으로 옮기기 위해 배우들이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쳤고 스텝들과 꼼꼼하게 사전 프로덕션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결과가 나오게 됐다. 시사회를 하고 나면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는데, 특별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 안성기 : 출연하는 배우들 중 가장 고생을 안 한 것 같아서 다른 배우들에게 미안하다. <실미도>보다 먼저 시작한 영화였는데, 제작 기간이 워낙 길다보니 <실미도>보다 나중에 완성되게 됐다. 오랜 기간 완성도 있는 영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아주 좋다. 스텝과 배우들이 부러울 정도로 서로 격려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다툼이 일기도 했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잘 진행되었다.

= 류승범 : 아주 빡세게 촬영을 했다. 고생했던 작품이라 애정이 많이 가고, 나 스스로 아주 만족스럽다. 정말 혹독하게 찍었는데 그냥 넘어간 부분이 있어서 아쉬움도 있다. 형이자 감독인 류승완 감독님께 도움 많이 받았다. 연기 시작한 지 5년 밖에 안 됐는데 안성기 선배님과 같이 작업한다고 했더니 다들 영광이라 했다. 정말 그 말이 틀리지 않게 현장에서 많은 것을 선배님께 배웠고, 인간적으로 감동도 많이 받았다. 윤소이 씨가 여자로서 견뎌내기 힘든 부분들을 소화해내는 것을 보고 동료로서 보기 멋졌고, 정두홍 무술 감독님 덕분에 조금이라도 멋있게 나올 수 있었다.


(왼쪽부터)안성기, 류승완감독, 류승범, 윤소이, 정두홍

= 윤소이 : 아주 멋지고 좋은 작품에 같이 작업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촬영 기간 내내 굉장히 힘들었다. 액션 씬도 많고 여자다 보니, 많이 뒤처지고 못 따라간 것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정말 고마웠다. 잊지 못할 첫 작품이다.

= 정두홍 : 윤소이 양이 몸이 좀 여리다 보니 다른 배우들에 비해 촬영하면서 부상도 가장 많았다. 힘들게 고생하는데 내가 너무 몰아 붙였던 것 같아서 미안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윤소이 양이 아주 대견해 보였다.

▷ 가로등에 올라가서 찍은 포스터가 인상적인데...?

= 윤소이 : 약 12m 정도 되는 여의도의 한 가로등이었다. 와이어의 도움으로 올라가서 서 있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정말 무서웠다. 안 무서운 척 했지만...

▷ 에피소드가 있다면?

= 윤소이 : 마지막 장면에서... 내가 기절해 있을 때 류승범 씨가 뛰어 와 "의진아!"하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다. 촬영하는데 류승범 씨가 의상 담당하는 친구인 진옥이를 불렀다. "진옥아!" 하고. 그런데 현장에 스텝을 포함해 80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아무도 모르고 지나갔다. 다들 너무나 몰입해 있었기 때문에.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왜 진옥이를 불렀나?

= 류승범 : 파주에 있는 한 세트에서 한 달 정도 합숙해서 스텝 모두 거의 식구 같았다. 마지막 싸움 장면에서는 땀을 흘려야 하기 때문에 얼굴과 몸에 항상 물을 뿌렸는데, 그 물을 뿌려주는 사람이 진옥이였다. 촬영 시작 전, "진옥아!" 하고 부러면 진옥이가 달려와 물을 뿌려 주었다. 나도 모르게 그게 입에 붙어서 "액션!" 소리가 나자 "진옥아!" 하고 외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황당했던 건, 그 날이 촬영 거의 마지막 날이었는데 그동안 너무 힘들게 촬영을 해서 감독님부터 스텝들이 거의 패닉 상태였다. 그래서 웃긴 상황이 연출되었음에도 처음엔 아무도 모르고 한 5~6초 있다가 웃음이 터졌다.

▷형과 작업하니 어땠나?

= 류승범 :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데... 형과의 작업이 벌써 4번 째다. 그래서 특별히 색다르거나 새로운 면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영화를 통해 참 좋았던 것은, 형이라는 것을 떠나서 배우로서 한 감독을 아주 신뢰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개인적으로 류승완이라는 감독을 새롭게 보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트러블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 서로에 대한 애정이었음을 알고 있다.

▷대사들이 아주 센스있다. 애드립인가?

= 류승범 : 시나리오 자체에 센스있는 대사들이 아주 많았다. 감독님이 생각보다 애드립을 안 좋아하신다. 그래서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토씨 하나 안 틀리는 대사는 아니었지만. 워낙에 시나리오 자체가 재미있어서, 대본에 충실해도 충분히 위트있게 보일 수 있었다.

▷홍콩 액션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한데...?

= 류승완 감독 : 이번 액션의 컨셉은 리듬감이었다. 움직이는 동적인 이미지의 쾌감을 극대화 해서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런 장르의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은 아주 신나게 움직이는 역동적인 이미지에 대해 기대를 하기 때문에 리듬감이 살도록 노력했다. 배경 음악이 없더라도 몸이 움직일 때 나는 소리만으로도 마치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뮤지컬 같은 개념으로 액션을 접근하려 했다. 움직임 안에서 인물의 감정이 드러나게 만들었기 때문에 액션의 동작이 빨라지고, 몸과 몸이 부딪히는 빈도수가 높아졌다.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영화가 성룡의 영화들이라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류승범과 성룡을 비교한다면?

= 류승완 감독 : 개인적으로 성룡과 친분이 없어서 비교는 못하겠고... 성룡은 중국 사람이고, 류승범은 한국 사람이다!

▷ 이번 작품이 어떤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는가?

= 안성기 : 도시 무협이라는 것은 처음 다뤄지는 소재다. 이 영화가 소재를 넓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 장르를 넓혔다는 것도 의미 있다. 유쾌하고 편안한 영화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 선배 배우로서 류승범 씨와 윤소이 씨를 평가한다면?

= 안성기 : 류승범 씨는 뭔가 정신 없는 스타일이다. 정리가 안 된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매력이고 장점이다. 겉은 그렇게 보이지만, 속은 다 정리 되어 있고 심지가 굳다. 무엇보다 아주 열심히 한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 윤소이 씨는 첫 영화인데, 진짜 옆에서 봐도 안쓰러운 경우가 많았다. 다른 여자 배우들 같으면 아마 중간에 포기했을 것 같다. 신인 배우다 보니 어떻게든 해본다고 끝까지 한 것 같은데 그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다.

▷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 감독에 대해 말한다면?

= 안성기 : 류승완 감독이 겉보기에는 순하고 사람 좋게 생겼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아주 냉혈한이다. 배우들이 아주 힘들게 찍고 나서 숨을 몰아쉬고 있으면, 본인은 너무도 쉽게 "다시 한 번 하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서로의 호흡에 도움이 됐다. 만일 서로 힘들어 했더라면 촬영이 더 힘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면에서 운영을 아주 잘 하셨다. 이번 영화에서는 무엇보다 정두홍 씨의 역할이 컸다. 무술 감독이라고 하기 보다는 배우 정두홍이라고 하고 싶다. 여러 번 영화를 함께 했는데 이번에 정말 고생이 많았고, 앞으로 무술 외에도 좋은 연기를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영화에 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 류승완 감독 : 장인들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으면 좋겠다. 어떤 한 가지 일에 매진해서 그 분야에서 도가 튼 분들을 존경과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자기 신념에 대한 영화일 수도 있다. 주인공 상환이 어떤 목적에 의해 무술을 배우지만, 결국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신념이 생긴다. 그리고 흑운도 자기 신념은 확실하다. 다만 다수가 원하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일 분이다. 그런 것을 알아주셨으면 만든 사람으로서 매우 고맙겠다.

▷ 액션 씬을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 류승범 : 촬영 시작하기 몇 달 전부터 모든 배우들이 액션 스쿨(정두홍 무술 감독이 운영하는 스턴트 팀)에 들어가 아주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리고 촬영 전 디지털 카메라로 미리 찍고 좋은 것만 골라 실제 촬영을 했다. 그래서 촬영 후보다는 촬영 전 준비 작업이 훨씬 힘들었다.

▷ 싸움 실력도 늘었겠다.

= 류승범 : 아라한은 싸움을 하지 않는다. 하하하

▷ 연기자로서의 참여와 무술 감독으로서의 참여는 어떻게 다른가?

= 정두홍 : 연기자와 무술 감독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물론 영화라는 테두리 안에서 스텝과 배우는 공존하지만, 나는 기본적인 연기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고 기초가 전혀 없기 때문에 연기자로 출연한다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액션 스쿨에서 밤 새면서 혹독한 훈련을 하는 것이 영화에서 대사 한 마디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 후반 작업 때 류 감독이 내 대사 때문에 아주 고생 많이 했고, 녹음하는 분들이 내 목소리 다듬느라 아주 고생한 것을 알기 때문에 아주 미안했다. 이제 배우로서 출연은 안 하고 싶다.

▷ 영화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

= 류승완 감독 : 감독을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중 가장 아마추어인 것 같다. 모두들 자기 기술이 있고 노하우가 있지만, 연출은 느낌을 가지고 뭔가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나도 여러 프로패셔널 스텝들과 배우들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작업했지만 아쉬움이 좀 남는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두고 주성치 식이다, 성룡 식이다, <맨 인 블랙> 식이다... 여러 평가를 내리시는데, 그런 여러 가지 느낌들이 어우러져 아라한의 세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보다 넓은 시각으로 유연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감독 : 류승완
배우 : 류승범(상환)/ 윤소이(의진)/ 안성기(자운)/ 정두홍(흑운)

CBS노컷뉴스 이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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