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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든 아랍 여성, 무엇을 말하나

망명 중인 예술가 ‘쉬린 네샤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 작품 전시

히잡을 한 아랍 여인이 총을 들고 있는 사진. 여인은 지쳐 보이는 눈을 하고 있지만, 그 시선을 올곧고 변함없다. 또한 여인의 얼굴에는 아랍어로 보이는 문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침묵 속의 저항(Rebellious Silence, 1994)' (c)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New York and Bryssels.

 

‘침묵 속의 저항(Rebellious Silence, 1994)’이라는 제목의 이 사진은 이란계 예술가 쉬린 네샤트의 네 가지 상징(베일, 총, 텍스트, 응시)이 담긴 예술 작품으로, 이슬람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저항, 신념 등을 담고 있다.

예술 작품을 통해 이란의 정치와 역사 문제, 이슬람 여성의 차별 문제 등에 질문을 던지는 이란계 예술가 쉬린 네샤트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관장 정형민)은 1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회로 쉬린 네샤트의 작품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프로젝트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아시아 지역 근.현대미술의 흐름과 작가를 연구하여, 전시뿐만 아니라 작품과 자료를 소장함으로써, 아시아 근.현대미술을 주도하는 대표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마련된 특별 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는 쉬린 네샤트의 사진과 비디오 등 50여 점의 작품을 총 망라했다. 지난 20년간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전시회이기도 하다. 초기의 사진 연작 ‘알라의 여인(Women of Allah)’(1993~1997)을 비롯하여, 비디오 3부작 ‘소란(Turbulent)’>(1998), ‘환희(Rapture)’(1999), ‘열정(Fervor)’(2000)과, 비디오설치 ‘여자들만의 세상(Women without Men)(2004~2008)’과 사진 연작 ‘열왕기(The Book of Kings)’(2012) 등을 만날 수 있다.

1일 오전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젝트 'M.A.P(MMCA_ASIA Porject)'의 첫 기획전인 이란계 미술 예술가 '쉬린네샤트' 회고전 개최 기자간담회. 황진환기자

 

 

1일 오전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젝트 'M.A.P(MMCA_ASIA Porject)'의 첫 기획전인 이란계 미술 예술가 '쉬린 네샤트' 회고전 개최 기자 간담회. (황진환 기자)

 

그녀의 작품은 이란의 정치와 역사 문제, 이슬람 여성의 이미지, 이란의 고전 문학 등 자신의 고국에 관련된 주제에서 기반을 두면서도 보편적인 공감을 향해 나아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많은 질문 던지는 작품들이지만 어떤 사회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아닌 질문을 제시해 보는 이들이 각각 해답을 찾도록 한다. 다시 말해 우리를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가는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한 사람의 이란인으로서,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마주하는 이슈들 사이를 항해하는 것, 그것이 내 작업의 본령이다. 그리고 그 이슈는 나라는 인간보다 훨씬 거대하다.”

작가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자신의 정체성에서 출발하되 인류의 보편적인 공감을 향해 나아가는 그녀의 예술세계를 한 눈에 체험할 수 있는 주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1일부터 7월 13일까지 진행된다.

문의 : 02-7301-9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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