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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상상력에 곁들인 정치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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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한 상상력에 곁들인 정치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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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아라베스크/ 마광수/ 책읽는귀족

     

    야(野)한 소설가 마광수가 돌아왔다. 야한 판타지로 가득한 옴니버스 장편소설 '아라베스크'를 들고서다.

    이 소설은 1992년 봄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라는 제목으로 국내 한 스포츠신문에 게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소설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으로 저자가 구속되는 바람에 연재가 중단됐다. 수감생활을 마친 1997년 월간지에 후속편을 연재해 탈고했다가 전체 내용을 손질해 2000년 단행본으로 냈다. 책이 절판돼 재출간하기로 마음먹은 뒤 가장 재미있고 특이하고 날렵한 이야기만 모아 분량을 반으로 줄인 개정판으로 만든 것이 이 소설이다.

    마광수 교수(연세대 국문학)는 '가벼움의 미학'과 '솔직한 판타지의 구현'이 이 소설을 쓴 의도라고 말한다.

    특유의 야한 상상력이 가득한 책 곳곳에서 정치적 풍자도 번뜩인다.

    "바로 보셨어요. 돈과 권력이 있어봤자 점점 더 재미가 없어지는 세상이 돼가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권력자들은 전쟁 같은 걸 일으켜 가지고서라도 성욕을 대리배설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과거에도 전쟁은 있었지만 권력자들이 섹스를 제한받을수록 전쟁의 규모가 더 커지고 더 큰 대량살상이 일어나게 되지요. 그러니 이래저래 인간은 흉악하고 또 불쌍한 존재예요. 권력을 가지게 되면 흉악한 존재가 되고, 권력에 지배당하게 되면 불쌍한 존재가 되지요."(100쪽)

    나이를 먹더라도 마음만은 언제나 '야한 상태'로 있겠다는 각오를 밝힌 이 시대 가장 독창적인 작가인 한 명인 저자는 마무리 글에서 검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덧붙이자면 '아라베스크'는 처음 나올 때 '19금' 판정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칭찬하는 글이 유명 일간신문에도 크게 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롤로그를 자체적으로 교체한 이유는 대한민국 검열기관의 변덕이 심하고 또 요즘 정국이 '도덕적 공안 정국'과 비슷해서 조금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19금' 판정은 정말 '엿장수 마음대로'라서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매번 책을 출판하면서 작가로서 나는 참으로 우울하다. 늘 검열을 의식하게 하는 한국에서 산다는 게 싫어진다. 검열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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