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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치'가 없다…3연패의 방정식



정치 일반

    '새 정치'가 없다…3연패의 방정식

    민주당 김한길 대표(우측)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야당이 만약 6.4 지방선거에서 진다면,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이어 내리 3연패를 하게 된다.

    야당의 존립 기반마저 흔들리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게 될텐데, 이런 가정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Yes'다. 현재의 정치 지형과 상황, 인물의 면면, 초반 선거 국면을 종합해보면 충분히 그런 분석과 전망을 내놓을 수 있다.

    작금의 정치권 화두는 '새 정치'다. 안철수 의원은 5일 "쇄신의 모습, 개혁의 모습,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이 신당 성공의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새로운 신당은 새 정치를 전면에 내세워야 성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어느 당이, 어느 후보가 새 정치에 더 가까운지가 지방선거 승패의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새 정치를 보여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철수 위원장 측 관계자도 "새 정치는 혁신이고, 선거 과정에서의 혁신이란 국민이 바라는 새 인물의 수혈"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야권의 '새 정치'는 매끄러운 창당 작업을 통해 혁신에 가까운 새 후보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민주당과 안철수 위원장 측의 신당 창당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유감이지만 초장부터 삐걱대고 흔들거리고 있는 현실이다.

    협상이 순탄하지 않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 측과 안철수 의원 측은 5일 저녁 두 사람이 통합신당의 공동대표를 맡고, 지도부를 동수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가까스로 봉합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민주당 해산 문제가 쟁점이었으나 안철수 의원 측의 신당 창당 준비가 전혀 안됐다는 게 민주당 협상 대표단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당을 만드는 과정에는 최소한 1백억 이상의 돈과 인력에 한두 달의 시간이 필요한데도 양측은 그런 준비가 전혀 없었다.

    신당 창당에 대한 절박감이나 상호 신뢰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언제든지 불협화음이 다시 돌출할 수 있다.

    그 때마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 대표가 나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두세 가족을 한지붕 울타리에 모으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서로가 벼량 끝에 서 있다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갖고 순조롭게 추진한다면 신당 창당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나겠지만, 창당 선언 이후 사흘째인 5일까지도 분위기가 뜨지 않고 미적거린다.

    언론의 보도 또한 계속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상당수의 국민들도 '너희들이 그러면 그렇지'라고 비아냥거리는 듯하다.

    결국 지지율 저하나 답보상태로 나타난다. 실제로 5일자 CBS노컷뉴스와 경향신문의 여론조사만 봐도 통합 신당의 지지도가 새누리당에 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상으로도 야당의 창당 작업이 여론의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광석화와는 거리가 먼 창당의 지지부진은 혁신의 부재로 이어진다. 당연히 정당의 쇄신은커녕 새 인물을 등장시키기도 어려워진다.

    실제로 야권의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인사들을 보면 국민에게 감동을 줄 만한 인물이 별로 없어 보인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새 인물이라고 할 수 있으나 교육감 직을 버리고 도지사가 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책임성, 참신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야당의 정치적 텃밭이라는 호남에서조차 새 인물이 보이질 않는다. 민주당 의원이거나 구시대 냄새마저 풍기는 인사들이다.

    반면에 새누리당에는 지방선거 출마를 극구 사양했던 거물급 인사들이 속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고 준비 중이다. 반강제적으로 차출을 했다는 지적과 별도로, 야당보다 여당의 인물 비중이 더 커 보인다.

    역대로 야권은 새 인물의 수혈을 통한 쇄신 공천의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엔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이 많아서 그런지 걸출한 인사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대로라면 국민들로부터 "인물 쇄신이나 정치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긴 힘들어 보인다.

    여론조사도 이를 반영한다. 경향신문의 5일자 광역단체장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세를 보이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크게 밀리고, 경기의 남경필 의원은 김상곤 교육감을 큰 격차로 따돌리는 양상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판세를 보면 여당 우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50%를 넘는 상황에서 야권이 지방선거에서 선전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야권은 어려운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만 해도 여당은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과의 경선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엔 그런 경쟁을 전제로 펼쳐진 축제의 장을 통해 나오는 부산물, 즉 후보의 인지도 상승효과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 때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얼마나 큰 정치적 흥행을 불러오는지, 서울과 경기 경선이 전국의 선거판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인지, 선거를 치러본 정치인들은 다 안다.

    그렇다고 박원순 시장 측이 그런 이벤트 기회를 만들 수도 없다.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모를까. 단독 후보나 마찬가지인 박원순 시장으로선 후보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예비 후보들의 비판을 앉아서 지켜봐야 한다.

    일부 야당 인사들은 여야가 박빙의 싸움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나, 야당이 선거에 임하는 작금의 행태를 보면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여당을 보니 후보를 아주 조직적으로 차출하고 지지도 끌어올리기를 잘하고 있다"며 "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에 가깝게 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야당의 한 전직 의원도 "야당이 수도권 3곳 광역단체장을 다 잃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의 신당 창당이 여권 성향 유권자들로 하여금 반감이나 역효과를 불러와 보수층의 결집과 응집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현재 우세를 보이고 있는 충남북 선거도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을 보일 수 있으며, 강원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워낙 높아 야당의 최문순 후보도 방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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