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지난 2008년 쏘울을 내놨다. 독창적인 디자인 덕분에 많은 이들이 호기심을 느꼈지만 독특한 스타일 외에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그 무엇이 부족했던 탓에 국내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5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기아자동차가 신형 쏘울을 내놓았다. 24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1세대 모델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이번에 출시된 2014년형 올 뉴 쏘울도 독창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투톤 컬러가 적용된 덕분에 소비자들은 차체와 천장 색깔을 다르게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색상이 다른 두 종류의 휠커버를 추가로 지급해 휠커버 색깔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가솔린 1.6 모델의 최고급 옵션 모델이다. 18인치 휠과 고급오디오, 가죽시트 등이 모두 장착된 이차의 무게는 1382㎏이다. 기존 모델(1285㎏)보다 무려 100㎏가량 무거워졌다. 10mm 낮아진 차체는 작은 차량이지만 시각적인 안정감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실내 공간도 한층 넓어졌다. 기존 쏘울에 비해 차체가 20㎜ 길어지고 15㎜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전보다 살짝 사이즈를 늘린 덕분에 웬만한 덩치의 성인 남성이 타도 운전석이나 보조석이 불편하지 않다.
실내 디자인도 돋보인다. 송풍구와 결합된 일체형 스피커에서는 독창성이 묻어난다. 계기판 덮개를 비롯해 곳곳에 적용된 가죽 소재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시동을 켜고 도로에 올라서니 부드러운 변속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사실 무단 자동변속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변속 충격이 없다. 기아차가 부드러운 승차감을 목표로 잡은 흔적이 보인다. 급가속을 해도 엔진 폭발음이 요란스럽지 않다.
시속 120㎞ 이상으로 달려도 엔진음은 거의 느낄 수 없다. 게다가 앞유리 각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풍절음이 예상보다 적었다.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 마찰소음도 크지 않아 시내 주행과 같은 환경에서 라디오를 듣거나 대화가 가능했다. 전작에 비해 매우 훌륭하다.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기존 모델에 비해 하체가 더 단단하게 세팅되었지만 승차감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기존 모델에 비해 서스펜션과 엔진의 조합이 좋아졌고 시트도 등과 엉덩이를 충분히 감싸준 덕분이다.
전작에 비해 신형 쏘울은 전반적으로 디자인과 주행성능면에서는 기대 이상이다. 다만, 체중감량에는 실패해 연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쉽다. 최고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6.4kg·m로 기존 모델(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보다는 힘이 조금 줄어들었지만 주행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 차량의 최고 경쟁력은 가격이다. 최고급 등급 노블레스가 2015만원으로, 눈높이를 좀 더 낮추면 럭셔리(1595만원)·프레스티지(1800만원)도 있다. 경쟁차종인 미니 쿠퍼 1.6L 가솔린 모델이 353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