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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교수, "올해의 사자성어 '도행역시' 이유는…"



사회 일반

    육영수 교수, "올해의 사자성어 '도행역시' 이유는…"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중앙대 역사학과 육영수 교수


    2013년 한 해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올 한 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어떤 단어가 가장 적절할까요? 교수신문이 매년 이맘때면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죠. 올해 어김없이 나왔습니다. 전국의 교수 6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도행역시(倒行逆施)라는 말이 뽑혔다는 건데.. 저는 솔직히 처음 듣는 사자성어인데요. 무슨 의미인지 이 사자성어를 교수들에게 추천한 분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중앙대학교 역사학과 육영수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육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육영수> 안녕하세요.

    ◇ 김현정> 2013년 대한민국은 도행역시였다, 이게 무슨 말인가요?

    ◆ 육영수>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은 저도 서양사 전공자라서 저도 처음 처음 들어보는 사자성어입니다. 제가 동료, 동양철학 하는 동료 친구 교수에게 이런 올해가 너무 시대착오적이고 소위 유감스럽게도 박근혜 정권하에서 한 시대의 역사를 거스른 일들이 억지로 고집되고 구겨졌던 한 해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뜻을 반영하는 사자성어를 제가 동료 교수에게서 추천받았습니다.

    ◇ 김현정> 동양학 하시는 분들한테.

    ◆ 육영수> 처음 듣고 낯선 사자성어지만 올해의 시대정신, 퇴행적인 몰상식 시대의 역사의식을 잘 반영하는 사자성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그 행동을 하는 경우에 붙는 사자성어. 이것을 교수님들이 몇 분이 맞다, 이거다라고 답하신 거예요?

    ◆ 육영수> 예전과는 달리 거의 40%에 가까운 전폭적인 지지로 1등이 결정됐다고 들었습니다. 대략 지금까지는 2위로 추천된 사자성어와 별 차이가 없었는데요. 이번에는 특별히 1위가 굉장히 40%에 가까운 교수들의 추천을 받았다고 하니까 그만큼 아마 이 사자성어가 대변하는 올해의 약간 유감스러운 일에 많은 교수들이 공감했다고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겠죠.

    2013 올해의 사자성어 도행역시(倒行逆施).

     

    ◇ 김현정> 제가 매년 이맘때 똑같은 인터뷰를 합니다.
    교수신문이 발표하는 바로 그날 추천한 교수님과 인터뷰를 매년 했는데 이렇게 40%까지 나온 적은 제 기억에도 없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40% 가까운 교수님들이 바로 이것이다, 도대체 어떤 사건, 올해의 어떤 사건, 어떤 일화가 교수님은 떠오르세요? 퇴행이라고 보시는, 순리에 어긋나는데 알면서도 했다, 어떤 게 문득 떠오르세요?

    ◆ 육영수> 구체적으로 사건을 떠올리기보다는 종북, 빨갱이, 새마을, 정보정치, 성장우선주의 등등의 낡은 개념들, 많이 들었던 개념들이 좀비처럼 부활해서 이데올로기적인 좌, 우파 이데올로기 분열을 잉태하고 이런 시대착오적인 정보 정치 감시 처벌로 세포 분열하고 있다는 그런 생각에 아마 많은 분들이 동의해 주신 것이 아닌가 이렇게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올해의 사자성어 도행역시, 1등이 도행역시였고 2위가 와각지쟁, 달팽이 뿌리에서 싸우는 격이다. 사소한 일이나 불필요한 일을 가지고 아무 실익 없이 다툼을 했다, 이렇게 뽑혔고 3위는 이가난진,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힌다. 뭐 이런 것들 교수님들이 뽑아주셨네요.

    ◆ 육영수> 제가 해석을 덧붙일 자격은 없지만 아마 양비론에 해당하는 그런 사자성어라고 생각이 되네요.

    ◇ 김현정> 이쪽 저쪽 다 잘못됐다?

    ◆ 육영수> 정치적 무관심을 낳을 수도 있는 그런 위험도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2위, 3위보다 압도적인 많은 교수들이 도행역시 1위에 표를 던지신 건데 일각에서는 너무 교수님들이 부정적으로만 사회를 보는 것 아니냐, 항상 사회지도층이 긍정적으로 사회를 봐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말씀을 하실 수도 있거든요.

    ◆ 육영수> 하여튼 저도 역사가로서 제가 교수님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역사를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서 역사도 때로는 비틀거리거나 우물쭈물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이렇게 시대착오적으로 잘못된 길을 거꾸로 가다가 넘어지는 것은 우리의 현대사에서도 굉장히 불행한 일을 계속 그것을 우려하는, 우려하는 마음도 아마 이 사자성어를 하는 데 같이 있지 않나 이런 것이 제 또 다른 해석입니다.

    ◇ 김현정> 정말 그렇게 가지는 않아야 한다라는 우려의 표시, 경고의 표시이기도 하다 이런 말씀이세요. 육 교수님, 매년 이맘때면 좀 다른 결과가 저는 나왔으면 좋겠는데.

    ◆ 육영수> 같은 마음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새해에는 이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육영수 교수님이 희망하는 사자성어를 개인적으로 제시해 주신다면 어떤 거 꼽고 싶으세요?

    ◆ 육영수> 그것도 아까 고백드린 것처럼 제가 서양사 전공, 제가 사자성어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웃음)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가장 오래된 대통령제를 실시했던 미국에서도 지난 이백 수십년 동안 부녀 대통령이 탄생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와 따님이 대통령을 같이 하는 그런 역사가 미국에서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본다면 박근혜 정부는 그런 측면에서 굉장히 역사적으로 선출된 영광과 동시에 책임감을 가진다는, 저는 역사가의 한 사람으로서의 주제넘게 다시 한 번 강조드리고 싶고요. 그런 측면에서 아마 많은 국민들이 아마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새해 소망이 있겠죠. 그런 새해 소망 사자성어를 적어서, 청와대의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국민의 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교수신문에서 곧 2014년 희망의 사자성어를 아마 30일 날쯤 발표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설문조사 결과도.

    ◆ 육영수> 그것도 역시 국민들의 뜻을 교수들이 반영한 그런 희망의 사자성어니까 국민들이 바라는, 때로는 쓴소리, 비판적인 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그런 조언으로 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좋은 말씀입니다. 그러고 보니까 교수님 성함이 육영수 교수님이세요.

    ◆ 육영수>(웃음) 그렇죠.

    ◇ 김현정> (웃음) 성함을 생각해서라도 교수님의 이 말씀을 우리 정부가, 현 정부가 새겨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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