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처음 개그맨 대상타고 날듯이 기뻤어요. 그런데 시대가 원하는 얼굴이 아니라는 얘길 듣고 충격받기도 했죠. 호호호"
영화배우 이영애, 강혜정 성대모사로 유명세를 탄 개그우먼 김미진(31)은 지난해 연말 MBC 연예대상을 통해 6년만에 코미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 다음날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라디오 부문 특별상까지 받았다.
대선배인 개그우먼 김미화가 진행하는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주말 MC와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말이다. KBS를 통해 데뷔해 MBC에서 인정받은 것이 눈길을 끈다.
개그우먼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지 6년여만에 김미진은 이제서야 자신감을 얻은 듯 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정통 개그맨으로 성장하며 인기를 얻어온 스타 개그맨들과는 다른 길이었다. ''개그콘서트''나 ''웃찾사''를 거쳤지만 대단한 인기를 얻은 것도 아니고 대단한 유행어를 퍼뜨린 것도 없다. ''하다보니 이길 저길이 보이더라''고 말하는 김미진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웃어 줄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그때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말한다.
음식은 가리지만 방송은 안가린다99년 개그맨의 등용문이랄수 있는 KBS 개그콘테스트 대상을 탔다. 당시 동기는 김영철, 김지혜 김대희 김상태 등. 대상인 김미진과 이들 동기들은 당시 붐을 일으키던 ''개그콘서트''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개콘에서의 승자는 이들이었다.
"당시 막 시작하던 ''개콘''은 거의 밀실같은 아이템 회의실에서 밤샘회의를 밥먹듯이 했어요. 시대가 원하는 얼굴이 아니라고 해서 저보다는 시대가 더 원하는 얼굴인 김지혜가 더 인기가 좋았지요.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요."
김미진
''꽃봉오리 예술단''이라는 코너에서 김지선 선배와 북한 출신 김혜영과 함께 트리오로 나섰다. 하지만 사람들은 김지선을 그 다음에는 김혜영을 그리고 나머지 한명으로 기억할까 말까였다. 최고의 인기였던 ''봉숭아 학당'' 대본리딩을 할때면 그날 참석하지 못한 출연자를 대신해서 ''땜빵리딩''은 김미진의 몫이었다.
이후 KBS 리포터로 2년여동안 정말 안해 본 것없이 전국을 누볐다. 새만금 갯벌에서 백합캐는 것부터, 통통배를 타고 멀미나는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고, 산속에서 약초캐고... 겁이 많은 자신에게 번지 점프를 시킨 제작진은 "그것도 못할 거면 관두라"는 엄포성 연출로 눈을 질끈 감고 뛰어내리기도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다양한 경험들이 결국 방송하는데 있어서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약이 됐다고 자평한다. 방송에서 필요한 순발력과 흐름을 빨리 간파하는 감각이 좋아졌다. 이제는 각기다른 무려 9개의 라디오, TV 방송의 진행과 게스트를 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라디오에서 찾은 김미진의 재발견MBC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는 그에게 방송에 있어 분수령이 됐다. 2005년 가을 개편에 우연찮게 합류한 김미진은 ''뉴스 디스크''코너에서 성대모사를 통해 반응을 넓혔다. ''친절한 금자씨''를 패러디한 ''친절한 은자씨''로 이름을 알린 김미진은 이영애, 강혜정, 전도연, 최화정 등 여성 성대모사에 있어서는 앞쪽에 서 있었다. 이영애의 실제 매니저가 속아서 한걸음에 달려올 정도였으니 대단한 모사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김미화의 진행으로 택시기사들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 된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주말 MC도 그에겐 행운이었다. 동시통역사이자 연기자를 겸한 배유정씨의 대타로 들어간 김미진이 아예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김미화 못지않게 진지함과 정리정돈된 안정된 목소리로 별 탈(?)없이 진행해오고 있다.
김미진
"지금까지 내가 해온 방송활동의 시작은 어찌보면 땜빵에서 비롯된 것 일지도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김미진에게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뭘까를 물었다. "전 제스스로 지금 현재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 폼잡지 않고 내가 편안해야 상대방도 편안해 할 것 같다는 생각 정도를 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미진은 이어 "성대모사를 많이 좋아해 주시는데 진짜가 아닌 가짜를 통해 기존의 유명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망가지고 재밌어지는데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시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성대모사는 꾸준히 개발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여전히 개그우먼 김미진, ''꽁트''가 좋다현재 ''웃는데이'' 에서 ''어서오십쑈''코너에 미스 남가주 진 ''김미친''으로 등장하고 있다. 주 전공인 개그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제가 ''웃으면 복이와요''나 ''쇼 비디오 자키''를 보면서 자란 세대잖아요. 그래서 전 인간적이고 감칠맛나는 꽁트가 참 좋아요. " 그런점에서 대 선배들과 어우러져 함께하는 지금의 ''웃는데이''에 참여한다는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고.
"웃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때로는 울일이 더 많아요. 때론 아이디어를 위한 치열한 고민속에서, 때로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방송하다보면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다보니 모든 감정을 잘 통제하지 않으면 어렵고 그 어려움은 갈수록 더 해지는 것 같아요. 저 스스로를 사랑하듯 개그와 방송을 사랑하면서 일하다보면 그 행복감이 여러분에게 행복 바이러스처럼 퍼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