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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내몰려 벽 쌓는 2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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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에 내몰려 벽 쌓는 20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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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팍팍한 현실 취업·경쟁사회 외골수 치닫아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오찬호/개마고원

     

    #1. 어느 대학 강의실. 한창 이슈가 되는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의 정규직 전환 요구를 두고 강사와 학생들이 토론을 벌인다. 한 학생이 말한다.

    "날로 정규직 되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 입사할 때는 비정규직으로 채용됐으면서 갑자기 정규직하겠다고 떼쓰는 건 정당하지 못한 행위인 것 같습니다."

    수강생의 3분의 2 이상이 이 의견에 동의했다.

    #2. 잘나가는 학과인 경영학과에 다니는 A군은 겨우 턱걸이로 학교에 들어온 철학과, 사학과 학생들을 무시한다.

    수능을 보지 않고 들어온 수시생들을 '수시충'이라 비하하고, 재외국인·사회통합 전형처럼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우들을 낮춰본다.

    지역균형·기회균등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도 각각 '지균충' '기균충'이라 부르며 무시한다.


    신간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오찬호·개마고원)에 소개된 지금 우리 사회 20대의 모습이다.

    어느 대학생이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대자보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그 반대편에서는 해당 대자보를 폄훼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지금, 당사자인 20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회학 박사로서 수년간 다수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 책의 지은이는 우리 사회 20대를 차별의 벽을 쌓고 상대를 밀어내는 태도, 현재 자기 위치에 대한 방어와 타인에 대한 공격이 동전의 양면처럼 쌍을 이룬 상태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규정한다.

    '지금 이십대들이 보여주는 삶의 지향이나 행태는 획일화된 외곬으로만 치달은 나머지 살벌한 경쟁 자체가 모범적인 삶으로 바뀌어 있다. 사회가 어쩔 수 없으니 그렇게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그렇게 사는 것을 바람직한 사회생활로 이해한다. 예컨대 평생을 학습능력 하나로 단죄받고 사는 시스템 따위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를 문제시하기보다는 오히려 학력차별(학력위계주의)을 확대재생산하는 데 더 열심이고, 자기계발서를 인생 최고의 경전인 듯 떠받들며 안으로는 극단적 자기관리의 고통에 피가 마르면서도 밖으로는 사소한 경쟁우위를 위해 어떤 차별도 서슴지 않는 걸 공정하다고까지 여긴다. (5, 6쪽)'

    기존 담론이 20대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데 집중했다면, 이 책은 상시적인 불안에 내몰린 우리 사회 20대가 그 결과 어떤 존재로 변했는지를 파헤치는 데 주력한다. 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20대 문제를 결코 풀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20대 변화의 근원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겪는 극심한 불안이라고 진단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정적인 삶을 기대할 수 없게 된 현실에서 자기 몫을 챙기는 데 매우 예민해졌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길 원하는 것은, 결국 노력 없이 좋은 결과를 얻으려는 '도둑놈 심보'로밖에는 보이지 않게 되는 셈이다.

    결국 문제는 자기계발을 권하는 사회에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종착점이다. 자기계발의 가치관이 대세가 된 세상에서는 아무리 불합리한 사회 문제를 들이대더라도 "세상은 원래 다 그런 거야"라는 대답만 돌아온다는 말이다.

    '성실한 노동자가 단칼에 정리해고되어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받지 못해도,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해도, 자영업자라는 이유만으로 본사의 횡포에 속수무책인 상황이 되어도 그건 그저 세상이 그렇게 생겨먹어서라고 받아들일 뿐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다. KTX 비정규직의 요구에 차가운 태도를 보였듯,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동정은 했으되 그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듯이 말이다. (187쪽)'

    지금의 20대에게는 위로보다, 문제에 대한 어떠한 해법보다 20대 스스로 변해 버린 자기들의 맨얼굴을 과감하게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다. 이는 비단 20대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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