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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인권변호사들의 법과 제도 부조리 고발

[북]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공익인권법재단 공감 10년 활동사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공익인권법재단 공감/부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로펌을 자처하며 법을 무기로 인권의 경계를 확장시켜 온 국내 최초의 전업 공익변호사 그룹.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전에도 틈틈이 무료 인권 변론이나 공익 활동에 나서는 변호사는 많았고 시민사회단체에 상근하는 변호사들도 하나둘 생겨났지만, 이런 활동을 전문 영역으로 삼은 변호사들의 조직은 2004년 1월 문을 연 공감이 처음이다.

공감은 장애인,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여성, 성소수자, 난민, 노숙인, 철거민 등 법의 보호망 밖으로 밀려난 이들의 권리를 되찾는 법률 상담이나 공익 소송을 전문으로 한다. 제도 자체를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 입법 운동, 연구조사 등에도 적극적이다.

신간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공익인권법재단 공감·부키)는 공감의 지난 10년간 활동을 담았는데, 인권 현장에서 고군분투해 온 젊은 변호사들의 이야기가 현장감 넘치는 에피소드와 함께 펼쳐진다.

'대학생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며 혼자 노동법을 읽던 전태일이 분신한 지 40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법의 테두리 밖에 내몰린 수많은 이들이 존재한다. 법률 서비스의 문턱이 너무 높아서, 이미 존재하는 법이 불합리해서 피해를 받는 것은 늘 돈 없고 힘없는 이들이다. 법의 보호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변호사 친구가 되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젊은 변호사들이 뭉쳐 공감을 만들었다. (28쪽)'

수임료를 받지 않고 영리 활동도 안하는데다 정부나 기업에도 기대지 않는 공익 로펌이기에 공감은 100% 기부로 운영된다.

'어떻게 먹고 사냐고? 물론 우리도 월급을 받는다. 처음에 연봉 3000만 원으로 정해 두고 시작했는데, 지금도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 2013년 기준으로 변호사 1인당 평균 연봉이 8735만 원이라니, 평균에 한참 못 미치긴 한다. 아무리 그래도 도시 근로자의 평균치는 된다. 먹고 사는 데 지장은 없다는 말씀. 변호사라고 꼭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만 내려놓으면 변호사 스스로 직업에서 더 많은 창의성과 보람을 찾을 수 있고, 법률 서비스의 문턱도 낮아질 텐데 말이다. (35쪽)'

이 책은 법이 얼마나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지, 사법부와 행정부가 어떤 식으로 왜곡해 적용을 피하는지, 법과 제도의 현주소가 얼마나 부조리한지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무엇보다 가진 자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던 법을 공공의 편으로 가져와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낸 과정을 분명하게 보여 줌으로써 희망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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