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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세 "''설까치'' 역할은 가수 ''비''가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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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어린이들, 우리나라 역사와 인물에 대한 동경이 없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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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어린이용 <만화한국사>를 펴내며 역사 만화가로 다시 돌아온 이현세 씨가 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에 출연해 그동안 화제가 됐던 작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특히 <공포의 외인구단> <지옥의 링> 등이 한국과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는 경사를 맞은 이현세 씨는 <공포의 외인구단>의 ''''까치''''역에 대해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까치''는 가수 ''비''에게 가장 잘 어울려

    ''까치''와 ''엄지''는 <공포의 외인구단>등 이현세 작품의 단골 주인공으로 팬들에게 열렬히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들이다. 특히 ''까치''의 깊은 눈매는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니고 있어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그런 ''''까치''''가 드라마 속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면 누가 가장 어울릴까?

    이 씨는 "까치 캐릭터는 어릴 적 친구인 배우 조상구를 보며 만들었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어린 까치역을 맡을 수 없다"며, "개인적으로 ''비''가 상당히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비가 바빠서...''라며 캐스팅에 대한 은근한 바람을 내비쳤다.

    엄지와 마동탁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

    한편 그는 "여성 독자들은 ''까치''에겐 매력을 느끼지만 ''엄지''에겐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엄지는 이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본심은 까치를 사랑하지만 가문 좋고 돈 많고 똑똑한 마동탁도 소유하고 싶어한다"고 평가하면서 "여성들이 현실 속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엄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 "마찬가지로 승부에서 지기 싫어하고 많은 연봉을 받고 싶어하며 가진 것을 남에게 주기 싫어하는 마동탁의 캐릭터는 바로 우리 남자들의 속성이다. 그래서 남성들은 자신과 닮은 마동탁을 싫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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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여성들의 심리 잘 모르겠다"..."난 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어"

    남성 중심적이고 여성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집에선 큰 소리를 못 친다"며 ''하하'' 웃는다. 그는 "집에서 못하니까 만화에서라도 표현하려는 것 같다"며 멋쩍어 하면서도 "만화 속 여성에게 많은 역할을 주고 싶지만 기본적으로 여성의 심리를 잘 모르겠다.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여성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편"이라고 고백했다.

    1980년대 당시 <공포의 외인구단>이 큰 히트를 친 이유에 대해서는 "또다시 군부가 들어서 민주화에 대한 좌절로 학생들과 청년들의 기본적인 욕구가 눌려있었다"며 "6명의 외인구단이 죽음 같은 고난을 겪으며 이루어낸 성공과 승리를 보며 ''''강한 것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열광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당시 캠퍼스에는 결혼과 사랑은 별개라는 자유연애의 생각이 널리 퍼진 때였다. 여성들은 ''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까치의 순애보에 반했다"라고 회고했다.

    "요즘 어린이들, 우리나라 역사와 인물에 대한 동경이 없다"

    <국경의 갈가마귀> <활> <남벌> 등으로 역사만화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이현세 씨는 새로운 역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우리나라 역사나 역사 속 인물에 대한 동경이 없다.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신화는 동경하면서도 만주, 광개토대왕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또한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두 시간 연대기나 인물의 업적만 익힐 뿐 역사의 흐름은 가르치지 않는다. 그래서 역사만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세 씨는 역사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이유로 특별한 성장배경을 꼽았다. 그는 "경주에서 자랐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신라에 대한 동경이 있다. 할머니가 만주에서부터 일제시대를 관통해 6.25를 거쳐 현대까지 살아오면서 역사의 피해를 온몸으로 받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가 독립운동 하던 남편을 일본 순사한테 잃고 당신의 아버지를 풍토병으로 잃고 아들들을 6.25때 떠나보내야 했다. 한국 전쟁 후 집안의 대를 이을 자손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본이나 중국과 연결된 역사적 사건 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일본이라는 나라는 좋은 쪽 보다는 나쁜 쪽으로 강하게 각인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명예 독도경비대장''이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이 씨는 "독도 문제를 그동안 사실상 방치하지 않았느냐"고 되묻고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현된 사이트를 찾아 이를 바로잡는 사이버 활동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세 작품이 지나치게 국수적이며 남성 이데올로기에 빠져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답변이 이어졌다. 이 씨는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힘, 영웅, 민족, 강한 남자 얘기를 좋아한다. 나 같은 작가도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나?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우리 사회의 균형이 깨지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만화철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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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 영웅, 민족, 강한 남자 얘기가 좋다"..."한국만화와 일본만화 이제는 공개 경쟁해야"

    지난해부터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현세 씨는 한국만화가 일본만화에 경도되어 있는 현실에 대해 "우리는 30년 이상 일본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비공식적으로 들여와 한국만화인 것처럼 포장해 놓았다. 그러다보니 (나를 포함해) 자연스럽게 일본만화를 한국만화인 것처럼 보며 자랐고 이미 그 정서에 물들어있기 때문에 일본만화를 봐도 거부감이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정한 한국만화는 우리민족의 한이나 정서가 들어있는 것"이라면서 "한국만화와 일본만화는 기본적으로 문화와 연출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공개적으로 경쟁해야 한국만화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프로그램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412번 채널)과 각 지역 케이블방송을 통해 1월 13일(오전 10시20분)과 14일(오후 3시) 두 차례 방송되며 www.cbs.co.kr로도 볼 수 있다. 방송 후에는 인터넷 주소창 누군가 로 접속해 VOD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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