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배우가 그 배우였어?"
흔히 배우의 변신은 무죄라고들 한다.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천의 얼굴'을 가져야 하는 게 배우의 숙명이지만 극과 극의 연기변신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올해 최고의 훈남으로 떠오른 배우 유연석은 '나쁜남자' 전문 배우였다. 2009년 드라마 '혼'에서 말초적인 쾌락을 위해 죄를 짓는 백종찬 역을 실감나게 연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데 이어 지난해 영화 '건축학개론','늑대소년'에서 '나쁜남자' 2연타를 날렸다.
그는 '건축학개론'에서 수지가 짝사랑하는 공대생 선배 재욱 역을 연기, 영화 속 수지와 이제훈이 헤어지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늑대소년'에서도 주인공 박보영을 향한 비뚤어진 사랑방식을 보여주는 지태 역할로 주인공 송중기와 정 반대지점에 섰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속 유연석은 자상함과 배려심 넘치는 매너로 대한민국 여심을 훔쳤다. 운동이면 운동, 매너면 매너, 모든 것을 다 갖춘 '칠봉' 캐릭터에 여심이 들썩였고 초반 쓰레기(정우 분)에 기운 나정의 남편 후보가 칠봉과 쓰레기로 양분된 상태다.
유연석이 이같이 연기변신에 성공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오랜 시간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기 때문. 소속사 킹콩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좋은 작품과 캐릭터의 힘이 컸지만 오랜시간 연기 내공을 쌓아온 유연석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연석은 품성이 좋고 기본기가 좋은 배우다. 향후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응답하라 1994' 속 '삼천포' 역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성균 역시 의외의 '연기변신'으로 인생역전한 케이스다.
그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하정우의 충직한 오른팔 박창우 역으로 혜성같이 데뷔했다. 90년대 초반 건달 세계를 그린 이 작품에서 김성균은 당시 유행했던 이대 팔 가르마 헤어스타일과 우직한 건달연기를 현실감있게 표현해냈다.
이후 영화 '이웃사람',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주로 악역만 연기해온 그가 첫 드라마 출연작인 '응답하라 1994'에서 일을 낸 것. 김성균은 이 작품에서 고향 삼천포에서 올라온 어리바리한 공대생 '김성균'역을 맡아 일명 '포블리'라는 애칭으로 시청자들에게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하숙집 친구 윤진(도희 분)과 커플이 돼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그리는 중이다.
소속사 판타지오 관계자는 "김성균이 그동안 영화를 주무대로 활동해왔는데 폭넓은 시청층을 대상으로 하는 TV드라마를 통해 기존의 한정적 이미지를 넓힐 수 있게 됐다"라며 "삼천포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긴 했지만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인만큼 차기작에서도 역할에 녹아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연비수역으로 특별출연 중인 유인영 역시 색다른 연기변신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인영은 극중 돌궐족의 수장으로 아버지 ‘바토루’의 흉내를 내며 살아온 여인 연비수역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섹시한 이미지를 주로 선보였던 유인영은 첫 사극 출연작인 '기황후'에서 부족수장의 근엄함과 남장여자 특유의 매력을 온몸으로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외에도 안정적인 승마실력과 흔들림없는 사극 고어체를 표현해내 현대극과 사극을 두루 오가는 전천후 배우임을 인증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유인영의 특별출연을 요구할 정도다.
{RELNEWS:right}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그간 연기변신에 목말랐던 유인영이 '기황후'의 연비수 역을 제의받은 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살렸다"라며 "육상부 출신이라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무술, 승마에도 일가견이 있다. 하지만 촬영이 없는 날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매일 살다시피 연습한 게 '기황후'를 통해 빛을 보게 됐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