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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승부 못 가린 '타순 변화 카드'



야구

    끝내 승부 못 가린 '타순 변화 카드'

     

    프로야구 두산이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천신만고 끝에 2연패 뒤 반격의 1승을 챙겼다. 역대 준플레이오프(PO) 최장 시간 혈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준PO 3차전에서 연장 14회말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4-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원석은 이날 경기 MVP로 뽑혔다.

    역대 포스트시즌 사상 첫 3경기 연속 끝내기 승부다. 두 팀의 1, 2차전은 넥센의 역대 PS 첫 2경기 연속 승리로 끝났다.

    적지에서 연패했던 두산은 홈에서 귀중한 첫 승을 거뒀다. 반면 3연승으로 PO 진출을 노렸던 넥센은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두 팀은 12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4시간 43분 역대 준PO 최장 시간 혈투였다. 이날 경기는 지난 1991년 롯데-삼성의 연장 13회말 4시간 31분을 훌쩍 넘겼다. 역대 포스트시즌 5위의 기록이다.

    넥센이 7명, 두산이 4명의 투수를 쏟아붓는 충력전을 펼쳤다. 14회말 두산 선두 타자 정수빈이 볼넷을 골라내 기회를 잡았고, 홍성흔이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이후 이원석이 김영민을 상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짧은 안타로 대혈투를 마무리했다.

    ▲두산-넥센, 모두 타순 변화 승부수

    하지만 이날 3차전의 최대 화두였던 '타순 변화 카드'는 승부를 내지 못했다. 2연승의 넥센이나 2연패의 두산이나 이날 3차전을 앞두고 답답한 공격을 풀기 위해 변화를 줬다.

    두산은 1, 2차전 8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김현수를 4번에서 원래 자리인 3번과 좌익수로 옮겨줬다. 김진욱 감독이 "본인이 가장 힘들 것"이라면서 부담감을 덜어주려는 배려임을 강조했다.

    또 넥센 좌완 선발 오재영을 감안해 좌투수에 강한 최준석을 김현수 대신 1루수로 넣었다. 최준석은 올해 왼손 투수에 타율 3할4푼8리 2홈런 14타점을 올렸다. 1, 2차전 좌익수로 나섰던 정수빈은 빠졌다.

    넥센은 1, 2차전 빗맞은 안타 1개에 그친 강정호를 5번에서 6번으로 내렸다. 염경엽 감독 역시 "김민성을 5번으로 올렸다"면서 중심타자에 대한 중압감을 덜어주려는 의도를 밝혔다. 넥센은 정규시즌 후반에도 이런 타순 조정으로 자못 재미를 봤다.

    ▲첫 출전 최준석, 홈런-홍성흔도 아치

    결과적으로 두 팀의 타순 변화는 준PO 3차전의 백미였다. 넥센과 두산 모두 변화를 준 타순에서 한방이 터지면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먼저 응답을 본 것은 두산이었다. 이번 준PO 첫 출장한 최준석이 두산의 시리즈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고, 홍성흔까지 각성시켰다.

    최준석은 1-0으로 앞선 4회 2사에서 통렬한 솔로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오재영의 시속 138km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관중석에 맞은 타구가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와 처음에는 2루타로 판정됐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심판이 손가락을 돌렸다.

    앞서도 최준석은 1회 첫타석에서도 담장을 훌쩍 넘기는 타구를 날렸다. 다만 타구가 좌측 폴대 바깥쪽으로 흘러 파울이 됐다. 그러나 최준석은 두 번째 타석에서 기어이 홈런을 인정받으며 1회 삼진의 아쉬움을 시원하게 날렸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후속 홍성흔까지 폭발했다. 1, 2차전에서 역시 빗맞은 내야 안타 1개뿐이던 홍성흔은 오재영의 초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비거리 125m 좌월 홈런을 뿜어냈다.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20번째, 준PO 통산 5번째 연속 타자 홈런이었다. 잠실벌이 하얀 물결로 넘실거리면서 단숨에 분위기가 넘어왔다.

    ▲넥센 김민성도 동점 3점포…김현수, 드디어 첫 안타

    넥센의 타순 변화도 큼직한 선물을 안겼다. 5번 타순으로 상승한 김민성이 일을 냈다.

    0-3으로 뒤진 7회 무사 1, 2루에서 김민성은 짜릿한 좌월 쓰리런 동점포를 쏘아올렸다. 3볼-1스트라이크에서 호투하던 노경은의 141km 높은 직구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반 패색이 짙던 분위기를 뒤집은 한방이었다.

    두산의 타순 변화는 9회말 끝내기 기회를 만들었다. 그토록 침체에 빠져 있던 김현수가 중요한 순간 터졌다.

    3-3으로 맞선 9회말 김현수는 선두 타자로 나와 넥센 좌완 강윤구로부터 우익수 쪽 2루타를 터뜨렸다. 앞선 12타석, 11타수 만에 나온 시리즈 첫 안타였다. 김현수는 앞서 1회 희생 플라이로 선제 타점까지 올리기도 했다.

    이어진 희생 번트로 만들어진 1사 3루. 홍성흔이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안타성 타구를 날리며 경기를 끝내는 듯 싶었지만 전진 수비하던 중견수 유한준이 넘어지면서 잡아냈다. 두산으로서는 김현수의 대주자로 나섰던 임재철이 안타로 보고 홈으로 뛰었다가 귀루하면서 홈 쇄도 기회를 잃은 게 아쉬웠다.

    양 팀의 타순 변화 카드는 끝내 승부를 가리지는 못했다. 팽팽하던 승부는 결국 연장 14회말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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