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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깡철이' 유아인 "뜨겁게 불태우면서 단단해질 테야"



영화

    [인터뷰] '깡철이' 유아인 "뜨겁게 불태우면서 단단해질 테야"

    팍팍한 현실과 부딪치는 불안한 청춘 연기…"나는 흥미롭고 재밌는 소리내는 반골"

    사진=이명진 기자

     

    배우 유아인(27)이 신작 '깡철이'에서 연기한 주인공 강철은 2G폰을 쓰고, 낡은 옷가지와 신발을 걸치고 다닌다. 최신 유행 스마트폰을 쓰거나 외모에 신경쓸 겨를도 없을 만큼 삶이 팍팍한 까닭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에게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 듯 보인다고 전하자 "그 신발은 실제로 제 것"이라고 답했다.
     
    "꽤 오래 신은 신발이에요. 감독님은 다른 신발을 생각했는데, 제가 강철이랑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촬영장에 신고 가서 설득했죠. 새 신발을 사포로 밀어 아무리 느낌을 내도 실제 오래 신었을 때처럼 될 수는 없잖아요."
     
    유아인은 자신이 맡은 배역의 현실감을 끌어올리는 데 큰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다. 20대 대표 배우라는 타이틀을 단 만큼 자신이 속한 세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야 한다는 사명감도 한몫했으리라.
     
    "사실 지금 세상에서 우리 세대가 희망찬 내일을 꿈꾸는, 20대 청춘다운 모습을 유지하면서 살기는 어렵잖아요. 마치 청춘이라는 단어가 20대의 이상향 같은 느낌이 들 만큼요. 그래서 배우로서 최대한 진짜 20대다운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편이죠. 어려울수록 더 많이 분노하고, 더 많이 행동하고, 더 끝까지 밀고 나가는 청춘의 모습 말입니다."

    -강철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이해했나.
     
    "지역색이 있고, 언어에서 오는 느낌도 그렇고, 액션 등 장르적 요인 때문에 거친 반항아로 포장돼 있지만, 강철은 이 시대를 사는 건실한 청년 중 하나다. 캐릭터를 만들면서도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 팍팍한 현실은 이 청년을 더욱 단단하고 크게 만들어 준다. 현실이 그러하기 때문에 착해질 수밖에 없었던, 강철은 그런 인물이다."

    -극중 강철의 어깨를 짓누르는 어른들이 여럿 나오는데.
     
    "어릴 때는 어른들이 완전한 존재라고들 생각하지 않나. 아빠를 슈퍼맨으로 여기듯이 말이다. 하지만 크면서 어른들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때로는 얼마나 작아지는지 보기도 한다. 부끄러운 일을 했을 때 어떤 어른은 정말 부끄러워하지만, 어떤 어른은 '이런 게 현실'이라며 합리화하고, 또 다른 어른은 아이들까지 세뇌시키지 않나. 똑같은 현실 안에서 살지만 삶에 대한 이해에 따라 보다 나은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현실과 마찬가지로 깡철이에서도 다양한 어른의 모습이 나온다. 극중 청년들보다 어른들이 오히려 더 불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사진=이명진 기자

     

    -전작 '완득이'(2011)에 이어 또 다시 사회적 약자를 연기했는데.
     
    "지금까지 찍은 모든 영화 속 역할이 그랬던 듯하다. 어떻게든 현실 안에서 부대끼고 싸우는 인물을 연기했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하다보니 자아가 만들어지는데 있어 실제 유아인과 배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면도 크다. 마음 같아서는 영화 속에서 제대로 반항 한 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른들을 제대로 몰아붙이면서 '뻑큐'를 날리는 반항아는 아직 연기해 보지 못했다. 내 반항아 이미지는 허상이다. (웃음) 현실보다도 영화 속에서 반항끼를 드러내지 못했다."

    -20대 대표 배우라는 타이틀은 어떤가.
     
    "좋다. 그 타이틀 때문에 생기는 부담감은 없다. 다만 대중 예술가로서 20대 배우는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것들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배우로서 연기를 하고, 그 느낌을 이어감으로써 20대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모습이 필요하다. 똑같은 형태의 딱 짜여진, 누구여도 좋을 '제2의 누구 누구'가 되기보다도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면서 패기 있는 모습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연기를 통해 아주 기본적으로는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20대를 대변하는 한편, 포괄적으로는 우리 세대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싶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움직이려 애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 이슈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으로도 화제가 되는데.
     
    "나는 반골이다. 어찌 보면 스스로를 휘저으면서 익숙하 것들을 경계하고 있다. 편한 것을 거부하고 잘못된 일에는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조금 더 현실에 깊숙이 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야 더 정확한 시각을 갖게 되고, 더 좋은 어른이 된다고 믿는다. 20대는 완전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 않나. 진짜 어른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니 어떠한 행동도 과감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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