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중국의 료얄클럽 황주를 물리친 뒤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최승진 기자
'대한민국 리그오브레전드가 만리장성 벽을 깨고 세계 정상에 우뚝섰다.'
SK텔레콤 T1이 '리그오브레전드 시즌3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중국 대표팀을 물리치고 세계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SK텔레콤 T1은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페이커' 이상혁 등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이겼다. 이로써 SK텔레콤 T1은 대한민국 팀으로는 최초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컵인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리는 동시에 우승 상금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원)를 차지하게 됐다.
준결승에서 또 다른 대한민국 대표팀인 나진블루소드(나진소드)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접전 끝에 결승에 진출한 SK텔레콤 T1은 이날 로얄클럽 황주보다 한수 위의 기량을 펼치면서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SK텔레콤 T1은 1세트부터 승기를 잡으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세트 들어 로얄클럽 황주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경기 내용을 원점으로 돌리는 듯 했으나 29분부터는 공격력을 집중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3경기에서는 SK텔레콤 T1의 압도적인 경기력이 빛났다. 경기 시작 17분 만에 8대 2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한결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이후 굳히기로 예상보다 쉽게 승리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이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자 관람석에서는 "에스케이티(SKT)"를 외치는 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일부에서는 페이커를 환호하는 소리도 들렸다.
앞서 라이엇게임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경기 시작 직전까지 57% 대 43%로 SK텔레콤 T1의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로얄클럽 황주가 유럽의 강팀인 프나틱 등을 차례로 꺾으면서 이들 팬들을 모두 흡수해 중국을 응원하는 수가 눈에 띄게 많아지기도 했다. 실제로 게임 속 기상캐스터 잔나로 분장한 미국인 여대생 대니얼(21)의 경우 "로얄클럽 황주를 응원한다. 경기 운영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텔레콤 T1은 이번 롤드컵에서 라인전(상단, 중단, 하단 3개의 공격로에서 상호간 발생하는 전투), 5대 5 교전, 운영은 물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까지 갖춰 '약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왔다.
앞서 한국 챌린저 서킷 포인트 3위로 우리나라 대표 선발전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KT롤스터 불리츠를 3대 1로 꺾고 시즌3 월드 챔피언십 참가자격을 획득했다.
▶ 리그오브레전드(LoL)라이엇게임즈가 지난 2011년 12월 국내 출시한 온라인 AOS(적진점령)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롤'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5명이 한 팀을 이뤄 승부를 겨루는 이 게임은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해 상대방의 진영을 먼저 점령하는 쪽이 승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세계 145개국에서 7000만 명의 이용자가 즐기고 있다. 국내에서는 PC방 온라인게임 점유율 조사 업체 게임트릭스 기준 62주째 1위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