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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 최후의 2시간, '긴박했던 대검찰청'



법조

    채동욱 검찰총장 최후의 2시간, '긴박했던 대검찰청'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며 취채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송은석 기자)

     

    ▲9월 13일 금요일 오후 12시 00분

    지난 6일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아들이 있다는 조선일보 보도가 나간 뒤 일주일동안 홍역을 치러야 했던 검찰은 전날 채 총장이 조선일보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상당히 안정감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일선 검사들은 "이제 어느정도 정리된 것 아니겠냐"며 총장의 발언에 신뢰감을 나타냈고 가장 바빴던 대변인실은 "이번 주말에는 쉴 수 있을거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아침부터 내린비는 점심때쯤 들어 심상치 않게 변했다. 시커먼 구름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열대성 스콜이 서초동 대검찰청을 지났고 검찰 직원들과 출입기자들은 굵은 빗속에 점심식사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후 1시 22분

    식사가 끝나갈때쯤 대검찰청 출입기자들의 휴대전화에 법무부가 보낸 공지문자가 도착했다.

    "법무부 장관은 당사자인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으로 하여금 조속히 진상을 규명하여 보고하도록 ...."는 내용이었다.

    식당에 앉아있던 기자들은 총알같이 대검 기자실로 뛰쳐나갔다.

    "검찰 역사상 현직 총장이 감찰을 받은 적이 있었나?" 사실상 사임하라는 명령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오후 1시 25분

    대검찰청 출입기자들의 전화로 대검 구본선 대변인의 전화는 금세 먹통이 됐다. 겨우 통화가 된 대변인의 목소리 역시 다급했다. "지금 저도 식사중에 문자 보고 알았습니다.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브리핑에 들어갈 겁니다.

    ▲오후 1시 41분

    법무부에서 대변인이 고검 기자실을 방문해 전대미문의 총장 감찰의 배경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총장이 감찰대상이 된 대검은 비상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오후 2시 30분

    대검찰청의 구본선 대변인이 긴급 브리핑을 갖고 총장이 작성한 문건을 읽어내려갔다. 제목은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 총장직 전격사퇴 결정이었다. 법무부의 감찰결정이 내려진지 1시간 남짓만의 결정이었다.

    ▲오후 2시 40분

    평소에도 적막한 검찰총장실이 있는 대검찰청 8층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총장의 사퇴 결정문이 공포된 후 비상회의에 들어갔던 간부들이 침통한 얼굴로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검찰관계자는 채 총장이 적극 만류하는 대검간부들에게 몇번이고 "조직의 동요를 막고 안정을 꾀하기 위한 충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남겨달라는 요청에 짤막한 한마디를 남겼다.

    "새가 둥지를 떠날때는 둥지를 깨끗하게 하고 떠난다는 말이 있다. 검찰 총수로서 마지막으로 떠나면서 무슨 말을 더 남기겠는가?"

    ▲오후 2시 50분

    총장의 전격 사퇴 결정이 알려지면서 대검찰청사는 금세 술렁이기 시작했다. 검찰총장실에는 검사들이 굳은 얼굴로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채 총장은 1시간여 동안 대검찰청 검사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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