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29)는 추석 당일 음식을 만들어 먹는 대신 가족·친척들과 함께 저녁 외식을 할 계획이다. 김씨는 "명절 때 차례나 제사를 지내지 않아 음식을 따로 만들지 않는데다, 어머니의 집안일을 덜어들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석 때는 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과 친척들이 오랜만에 함께 모이는 한가위. 그러나 집에서 함께 준비한 음식 대신 외식을 즐기는 명절 외식족들이 증가하고 있다.
1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상차림 스트레스 없이 명절을 간편하게 보내려는 외식족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3년간 명절날 매장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예전 같으면 명절시즌은 외식업체 사이에서 극비수기로 통했지만, 이제는 대목으로 불리고 있는 분위기다.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최근 3년간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년대비 최대 18%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0년과 2011년 추석 당일 매출은 전년대비 7%, 18%로 각각 증가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증가율이 2%로 다소 낮아졌지만, 추석 외식 비율은 매년 꾸준히 상승세다.
CJ푸드빌 빕스의 최근 명절 매출 역시 매년 30~40%씩 증가했다. 2010년부터 2013년 설까지 설·추석 당일 매출을 살펴본 결과 전년대비 30%이상 매출이 상승했으며, 특히 2012년 설 대비 2013년 설날 매출은 40% 뛴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집안일에 대한 부담을 덜고 간편하게 외식을 하는 문화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한식전문점 강강술래가 최근 매장 및 온라인쇼핑몰 고객 3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추석연휴 때 소비자 10명 중 5명은 외식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1명(47.6%)이 '가족·친지 등과 외식할 예정이다'고 답해 명절에 외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명절 당일 아침이나 점심의 경우 집에서 식사를 함께 하지만, 저녁의 경우 외식을 즐겨 저녁 매출이 높다"며 "지난해 짧았던 추석 연휴에 비해 올해는 주말까지 포함돼 있어 매출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명절 식사를 외식으로 대체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추석 특수'를 노리는 외식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불황의 여파로 귀향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종합외식기업 놀부NBG는 매장에서 대박 세트를 주문할 경우 이벤트 응모를 통해 기아자동차 레이, 놀부 1년 이용권, DSLR카메라 등을 제공한다. 놀부NBG 미래전략마케팅팀 권태우부장은 "가족 단위의 명절 외식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명절 외식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의 빕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추석 쿠폰을 출력 또는 촬영해 매장을 방문하면 샐러드 바를 정상가 대비 약 1만원 할인된 1만9900원에 제공하며, 차이나팩토리는 추석연휴인 16일부터 20일까지 3대 가족 방문 시 한 명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자손손'이벤트를 진행한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추석 교통티켓을 가져오면 인기 에피타이저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연휴 기간 내 끊은 버스, 기차, 항공, 배 티켓 및 주유 영수증을 지참하고 추석 연휴인 18일부터 22일 사이에 아웃백을 방문하면 쿠카부라 윙이 무료로 제공 된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마케팅부 이미경 부장은 "트렌드가 가족외식위주로 변화되면서 추석 특수를 위해 작년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추석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연휴동안 외식을 계획하고 있는 고객들이 풍성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