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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률의 MLB 레터]'추억의 찬호 도우미' 캐로스가 본 류현진은?



야구

    [임종률의 MLB 레터]'추억의 찬호 도우미' 캐로스가 본 류현진은?

    • 2013-09-08 17:26
    '아직 저 기억하세요?' LA 다저스에서 '박찬호 도우미'로 잘 알려진 에릭 캐로스. 8일(한국 시각) 신시내티-다저스전 중계 해설을 위해 양복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신시내티=임종률 기자)

     

    메이저리그 신시내티-LA 다저스의 경기가 열린 8일(한국 시각) 미국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 경기 전 양 팀 클럽하우스와 더그아웃 취재를 마치고 잠깐 기자실 옆 화장실을 갔습니다.

    손을 씻다 옆을 보니 상당히 눈에 익은 인물이 한창 와이셔츠와 양복으로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긴가민가 잠시 머뭇거리면서도 반가운 마음에 용기를 내 물어봤습니다. "혹시 에릭 캐로스 아니세요?" 그랬더니 환하게 웃으며 "네, 맞아요"라는 답이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원조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다저스 시절 특급 도우미로 활약했던 그 캐로스(46)였습니다. 현재 해설자로 일하는 폭스 스포츠 TV 중계를 위해 준비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추억의 '박찬호 도우미' 에릭 캐로스

    캐로스가 누굽니까? 90년대 중후반부터 2001년까지 박찬호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타선에서 힘을 줬던 이른바 박찬호 도우미의 대명사 격인 선수 아닙니까?

    캐로스는 95년부터 2001년까지 7시즌 동안 200홈런, 688타점, 한 시즌 평균 28.6홈런, 98.2타점을 올리며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습니다. 거의 한 시즌 평균 30홈런, 100타점을 해준 셈입니다.

    게리 셰필드, 라울 몬데시, 션 그린, 마이크 피아자 등 다른 추억의 인물들과 함께 국내 팬들로부터 뜨거운 성원을 받았습니다. 특히 캐로스는 시원한 타격 솜씨다운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로 더욱 인기가 높았습니다. 배우 뺨치는 외모는 여전하더군요.

    저 역시 그 팬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박찬호가 뛰던 시절 많은 홈런을 날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자 일단 "맞다. 그때는 그랬다"고 맞장구를 칩니다.

    그러더니 곧이어 "그러나 수많은 삼진과 더블 플레이를 당했던 것도 잊지 말아달라"며 웃었습니다. 방송 해설자다운 입담입니다. (그러고 보니 속 터졌던 기억도 적잖았던 같아 나중에 기록을 찾아보니 출전 경기 수가 적었던 98년을 빼면 삼진도 한 시즌 100개가 훨씬 넘더군요.)

    ▲"류현진, 커쇼-그레인키와 최강 1-2-3 펀치"

    '캐로스 형, 고마워요!' LA 다저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 해임에도 팀 내 3선발로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7일(한국 시각)부터 시작된 신시내티 원정에서 몸을 푸는 모습.(신시내티=임종률 기자)

     

    박찬호 얘기를 꺼내자 대번에 "류현진, 추신수 때문에 취재를 왔느냐"고 되묻습니다. 캐로스는 현재 해설자인 데다 91년부터 2002년까지 다저스에서만 12시즌을 뛴 터줏대감입니다. 당연히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에 대한 평가가 궁금했습니다.

    캐로스는 먼저 "류현진은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적응이 쉽지 않을 텐데 메이저리그 첫 해부터 두둑한 배짱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겁니다. 류현진은 올해 26경기 등판해 13승5패 평균자책점 3.02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캐로스는 "류현진이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각각 14승8패 ERA 1.89, 14승3패 2.79를 기록 중입니다. 류현진이 조금 뒤지지만 둘 모두 모두 사이영상 수상자 출신의 특급 투수들임을 감안하면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캐로스는 "이 3명의 선발 투수는 현재 메이저리그 가장 강력한 1, 2, 3 펀치"라고 말했습니다. 류현진이 흔들림 없는 팀 내 3선발임을 강조한 대목입니다.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쳐온 류현진은 8월 시즌 첫 연패를 당하며 3선발의 입지가 약간 흔들렸습니다. 그 사이 4선발 리키 놀라스코가 8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도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직 해설자인 캐로스도 류현진의 위상을 인정한 겁니다. 다저스 대선배 캐로스의 눈에도 올해 류현진의 신인답지 활약은 예뻐보이는가 봅니다.

    P.S-캐로스를 떠나보낸 뒤 뒤늦게 그가 1992년 내셔널리그(NL) 신인왕 출신이라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걸출한 신인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올해 레이스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캐로스의 예상이 궁금했는데... 워낙 반가운 마음이 앞섰고, 캐로스가 한창 중계 준비로 바빠보여 미처 거기에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보면 꼭 한번 물어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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