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그리고 '퍼시 잭슨', 이들 블록버스터 판타지 영화 시리즈의 공통점은 동명의 원작소설에 바탕을 뒀다는 것이다.
12일 개봉하는 영화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의 경우 2010년 개봉해 관객 187만 명을 동원한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의 속편으로, 두 작품 모두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영화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는 원작소설과 어떻게 다를까?
현재 4편까지 나온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은 그리스 신화에 모티브를 둔 판타지 소설이다. 미국의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현대 도시와 신화의 세계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신화 속 올림포스의 신과 괴물들이 생생한 현실 세계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현재에도 존재하고, 이들 사이에는 여전히 갈등과 암투가 벌어진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작품 속에서는 여전히 신과 인간 사이의 자식을 뜻하는 '데미갓'이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다. 주인공 퍼시 잭슨도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21세기 인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데미갓이다.
퍼시도 널리 알려진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등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신화 속 영웅들처럼 운명적으로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하게 된다.
영화 역시 위험에 처한 데미갓 캠프(데미갓들의 안식처)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황금 양피를 찾으러 괴물들의 바다로 떠나는 퍼시와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데미갓들의 여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원작의 이야기 줄기를 오롯이 따라간다.
차이점은 먼저 퍼시의 이복형제인 외눈박이 타이슨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데미갓과 달리 타이슨은 신과 요정 사이에 태어난 덕에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소설에서 타이슨은 퍼시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로 나와 후에 이복동생임이 밝혀지지만, 영화에서는 포세이돈의 뜻에 따라 퍼시가 머무는 캠프에 찾아와 첫 만남을 갖는다.
퍼시가 눈 하나와 이빨 한 개를 서로 돌려가며 사용하는 그라이아이 세 자매의 지옥의 마차를 타는 시점도 다르다.
인간 세상에서 마지막 학기를 마친 퍼시가 데미갓 캠프로 돌아가기 위해 지옥의 마차를 타는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퍼시 잭슨 일행이 괴물의 바다로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첫 관문으로 지옥의 마차가 등장한다.
퍼시 잭슨은 그라이아이 세 자매가 하나의 눈으로 다투는 사이 그 눈을 빼앗아 황금 양피와 관련된 힌트를 듣는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인, 황금 양피를 가진 거대한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가 사는 섬의 모습도 큰 차이를 보인다.
원작에서 폴리페모스는 녹색 풀밭, 열대과일 나무, 새하얀 해변을 품은 환상의 섬 키클롭스에 살고 있다. 이곳에는 무시무시한 식인 양이 있어 폴리페모스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암벽 등반을 해야 한다.
반면 영화에서 폴리페모스는 마녀 키르케가 세웠다고 해 키르케 랜드로 불리는 폐쇄된 놀이공원을 은신처로 삼고 있다. 어떤 생물체도 살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키르케 랜드의 지하로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가야만 폴리페모스와 만날 수 있다.
결국 영화는 퍼시와 그 일행 사이 갈등과 화해의 과정, 괴물들과의 싸움을 보다 긴박하게 그리는 등 시각적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야기를 조금씩 비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