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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살짝 부딪치고도 입원? 보험사기 백태"



사건/사고

    "돌멩이 살짝 부딪치고도 입원? 보험사기 백태"

     

    -고교생 포함 12차례·2천만원 타내
    -신속합의 원하는 보험사 맹점 노려
    -‘보험빵’ 은어 쓰며 수사망 비웃어
    -사기범 年 8만명, 3조원 ‘줄줄’
    -가구당 21만원 보험금 추가부담
    -지역·연령 불문 지능화로 적발 난항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병천 강동경찰서 교통조사계장, 김성 손해보험협회 보험조사팀장

    여러분 혹시 보험빵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어제였죠, 서울 강동경찰서가 한 보험사기단을 적발했는데요. 그런데 이 사기단에는 고등학생까지 포함이 돼 있어서 더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보험빵 한 번 하자.’ 이러면서 보험사기를 꾸몄다고 하죠. 그런데 얼마 전에도 기막힌 보험사기단이 하나 적발된 게 있습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 3살짜리 딸을 태우고 교통사고를 내거나 딸이 장애인이 되도록 방치한 일가족 보험사기 사건인데요. 적발된 게 이 정도면 대체 실태는 어느 정도라는 건지, 오늘 2부에서 긴급 진단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고등학생 보험사기단을 직접 적발한 분입니다. 강동경찰서 정병천 교통조사계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적발된 보험사기단 총 몇 명이었습니까?

    ◆ 정병천> 이번에 6명을 적발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중에 고등학생이 몇 명 포함된 거였어요?

    ◆ 정병천> 고등학교 재학생이 1명, 작년에 고등학교 1학년 다니다 중퇴한 학생 1명, 대학생 1명 이렇습니다. 나머지는 민간인들이고요.

    ◇ 김현정> 수법이 어떤 식이었나요?

    ◆ 정병천> 주범 백 씨가 있어요. 이 사람이 선배인데요. 자기 후배들을 태우고 가다가 오토바이하고 출동을 합니다. 그리고 승용차에 탔던 이 고등학생들 2명하고 주범 선배인 백 씨하고 아프다고 병원에 입원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오토바이하고 부딪혔는데 오토바이는 멀쩡한데 자동차에 탔던 사람들은 드러누워요?

    ◆ 정병천> 그렇습니다. 그런 수법이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처음이 아니라, 몇 번이 이루어진 거예요?

    ◆ 정병천> 한 4년 6개월 동안 21회 정도고요. 그 중에서 저희들이 실질적으로 보험사기와 관련됐다는 것은 12건을 주목을 했었죠.

    ◇ 김현정> 21건의 교통사고 중에 고의라고 주목한 것은 12건?

    ◆ 정병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12건은 어떤 수법이었나요?

    ◆ 정병천> 통상적으로 백미러와 충돌했을 때 아프다고 또 병원에 누워버리고, 주차장 돌 같은 거, 돌멩이에 충돌했는데 아프다고 누워버리고, 신호등에 정면충돌했다고 병원에 눕고 이런 수법이었죠.

    ◇ 김현정> 혼자 가다가 부딪힌 것도 다 보험처리를 했어요?

    ◆ 정병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니, 돌멩이에 부딪힌 것도 다 보험처리를 했어요?

    ◆ 정병천> 네, 그렇습니다. 그런 사건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받아낸 보험금이 총 얼마나 되나요?

    ◆ 정병천> 6개 보험사로부터 한 2,200만 원 정도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동안에는 적발이 안 된 건가요?

    ◆ 정병천> 지금 적극적으로 수사가 안 되니까 거기에 맛을 들였다는 거죠.

    ◇ 김현정> 이런 경우는 보험에서 먼저 눈치를 채기 마련 아닌가요?

    ◆ 정병천> 경미한 사고니까, 또 보험회사는 그 나름대로 어려운 점이 있더라고요. 신속한 합의를 해야 된다는 그런 조항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맹점을 파고든 겁니다, 보험 사기범들이요.

    ◇ 김현정> 그럼 이번에는 어떻게 적발을 하고 수사를 시작하게 된 건가요?

    ◆ 정병천> 마지막 사고를 지난 6월 달이죠. 암사동에서 주범 백 씨가 신호등을 충돌했다는 신고가 접수가 됐어요. 자기 선배 김 씨하고 둘이 타고 가다가. 그런데 새벽 2시에 어디 가려고 그랬느냐. 커피를 먹으러 갔다는 거예요, 자판기 커피를.

    ◇ 김현정> 자판기 커피 마시러 새벽에...

    ◆ 정병천> 앞뒤가 안 맞아요. 그래서 현장을 저희가 가보니까 신호등도 페인트도 벗겨지지 않았었고, 거기 피해보험이 삼성이었습니다. 삼성 그 직원이 ‘이 친구가 이런 유사한 사건이 많습니다.’ 하고 가져와서 보니까, 이게 보험사기다. 그래서 이거 수사해야 된다. 판단하고 그 사람들을 소환했죠. 수사를 협조해 달라고 하니까 얘들이 나타나지를 않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들이 조회를 해 보니까 둘 다 수배자였어요. 우리 형사들을 보냈죠. 아침에 집에 가서 검거해 왔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더 놀라웠던 건 그 두 사람뿐 아니라 고등학생들이 포함이 돼 있었던 건데.

    ◆ 정병천> 강동구에서 불량스러운 학생들이었어요. 한 학생은 학교를 자퇴를 하고, 중학교 동창인데 3시경에 주범 백 씨 차를 타고 미사리 쪽으로 갑니다. 거기에서 또 경미한 접촉사고를 내요. 아주 경미한 사고인데 이 셋이, 학생들 2명하고 주범 백 씨가 병원에 입원을 합니다.

    ◇ 김현정> 경미한 사고를 낼 때는 자신들이 피해자가 되도록 사고를 내는 거예요?

    ◆ 정병천> 그렇죠. 가령 정상 진행하는데 앞차가 약간 끼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추돌을 한 사고인데, 아주 경미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을 데리고 또 병원에 같이 입원을 하는 거죠.

    ◇ 김현정> 무조건 사고가 났다 하면 입원이군요?

    ◆ 정병천> 그렇습니다. 정말 큰일 났습니다.

    ◇ 김현정> 이 사기단이 특이한 게 보험사기를 ‘우리 보험빵 한 탕 하러 가자.’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자기들끼리 은어를 썼다면서요?

    ◆ 정병천> 맞습니다. ‘자, 오늘 보험빵 한번 하자.’ 라고 자기들끼리 그렇게 말을 한다는 거예요. 보험 한 번 빵해서 보험금 타내자, 이런 뜻이라네요.

    ◇ 김현정> 실제로 현장에서 뛰다 보면 기막힌 보험사기 사건 많이 보시죠?

    ◆ 정병천> 아~ 많죠.

    ◇ 김현정> 기억에 남는 가장 황당한 보험사기는 어떤 건가요?

    ◆ 정병천> 며칠 전에 택시기사 4명이 버스를 타고 등산하러 가다가 뒤의 승용차 운전자가 아주 경미하게 버스를 땅 때려요. 사고 표시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거기 택시기사들이 아프다고 병원에 진단을 내고 떼로 누웠던 거죠.

    ◇ 김현정> 시내버스에 15명 타고 있는데 유독 그 4명만 드러누웠어요?

    ◆ 정병천> 그렇죠. 이 사람들이 남한산성 등반을 하고 남한산성 가서 막걸리도 한잔 먹고 다음날 아침에 우리 병원에 눕자, 눕자 해서 누워버린 겁니다. 결국 저희들이 검거를 해서 다 입건시켰습니다.

    ◇ 김현정> 이거 웃으면서도 씁쓸한 내용인데. 고생 좀 해 주셔야겠어요. 이번에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강동경찰서 정병천 교통사고계장 먼저 연결을 해 봤습니다.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보험사기가 극성이라고 하는데요. 그 실태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죠. 손해보험협회 김성 보험조사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김현정> 보험사기극이 기승을 부린다,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 나오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 김성> 보험사기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죠. 최근에 보면 고의사고나 허위입원 등과 같이 지능적인 범죄 행위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까지 발생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지능화될 뿐 아니라 굉장히 흉포화 되고 있군요. 그럼 지난 1년간 적발된 사기 건수, 어느 정도 됩니까?

    ◆ 김성> 적발된 인원이 약 8만 3000여 명이 되고요. 적발된 금액이 약 4,500억 원 정도가 되는데. 저희들이 1년 동안 누수 되는 규모를 약 한 3조 4,000억 원으로 추정을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1년 동안 3조가 넘어요, 누수금액이?

    ◆ 김성>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는 약 15% 정도만 적발이 되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마어마하네요. 그렇게 되면 결국은 자동차보험을 들고 있는 국민들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는 걸 텐데,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우리가 1인당 얼마씩을 더 부담하고 있는 게 됩니까?

    ◆ 김성> 1인당 약 7만원, 한 가구당은 21만 원 정도의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타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자동차보험을 포함해서 모든 보험 다 통틀었을 때 1인당 7만 원 정도를 더 부담하고 있다. 그럼 구체적인 예를 통해서 실태를 살펴보죠. 보험사기,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가요?

    ◆ 김성> 보험은 크게 자동차보험과 장기생명보험으로 구분할 수가 있는데. 전체 보험 사기에서 고의교통사고를 악용한 자동차 보험사기 비중이 전체 약 6, 70% 정도 되니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실제로 최근에 3살짜리 아이를 태우고 교통사고를 냈던 사람, 또 그 아이가 컸을 때는 일부러 떨어뜨렸다가 장애를 만들어서 보험금을 타내기도 한,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 적발됐었죠?

    ◆ 김성>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에 할머니, 딸, 손녀, 사위 등 총 13명의 일가족이 관련된 보험사기 사건이 적발되었는데요. 이들 일가족이 가입한 보험이 약 110여 개가 넘습니다. 그래서 수법은 다수의 인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고의로 전봇대를 들이받는다거나 또는 교통법규 위반차량에 고의로 부딪힌다거나 아니면 후미추돌을 유발하기 위해서 급정거를 한다든가 해서 상해가 발생했다고 이렇게 이유를 대고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수법으로 해서 5년 동안 36회에 걸쳐서 약 6억 5,000만원을 편취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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