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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성재기 투신방관, '도덕적' 자살방조죄"



사건/사고

    표창원 "성재기 투신방관, '도덕적' 자살방조죄"

     



    - 투신예고, 진지하게 받아들였어야
    - 퍼포먼스 자체는 절대 옹호 못해
    - 투신방조, 美지하철 보도 떠올라
    - 판례로서는 자살방조 처벌 못 해
    - 자살방지 위한 법적 장치 시급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표창원 前 경찰대 교수


    ‘남성연대에게 기회를 달라. 나는 한강으로 투신하려 한다. 뻔뻔스러운 간청이지만 시민 여러분들이 십시일반으로 1억원을 빌려 달라. 꼭 갚겠다.’ 남성연대의 성재기 대표가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에다가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다음날 실제로 한강에 투신했습니다. ‘일종의 모금을 위한 퍼포먼스다. 수영을 해서 난 나올 거고, 저녁에 불고기파티를 해야겠다.’ 이렇게 장담을 했지만 나흘째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봐야 될까요. 특히 그의 투신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영상에 담았던 남성연대 회원들, 또 방송사 취재진들. 이들에게는 자살방조죄가 적용 되는 걸까요? 이 투신 예고를 보고는 진지하게 상담을 제안했던 분이 있습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지금부터 연결을 해보죠.

    표창원 前 경찰대 교수 (자료사진)

     

    ◇ 김현정> 성재기 대표가 투신 퍼포먼스를 예고했을 때 비판, 조롱, 지지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습니다만, 표 박사께서는 ‘상담을 조언’하는 글을 상당히 진지하게 올리셨어요. 어떤 상황으로 판단하셨던 건가요?

    ◆ 표창원> 사실 그 공개뿐만 아니라 그 전에 이미 7월 13일에 성재기 대표께서 아내분의 실종과 관련한 긴급한 트윗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아내가 실종됐다, 이런 내용이었나요?

    ◆ 표창원> 네. 그런데 그 내용이 실종된 아내분의 인적사항과 자동차 번호판 번호, 그리고 부인의 휴대전화번호까지 공개돼 있었고. 이에 대해서 ‘만약 아내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남성연대에 대한 부분이 비판적으로 된다면 남성연대라도 포기해서 아내를 찾겠다. 그리고 아내가 잘못되면 자살하겠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저는 이미 그 부분에 대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아내분을 한번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요.

    그 이후에 이번에 다시 공지가 나타났기 때문에 저는 표면에 드러난 남성연대의 재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잘 알려져 있는 시민단체 대표인 성재기 대표의 상황 자체가 뭔가 상담을 받아야 될 상태라고 생각했고, 이것이 그냥 하나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상당히 진지한 의도를 담은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사실은 그 주변분들에게 진지하게 상담을 받도록 해 주십사 하는 그런 요청이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 트위터에 쓴 예고를 보고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나, 반신반의했던 사람이 많은데요. 실제로도 실행에 옮길 거다, 심리상태가 그렇다고 보신 거군요?

    ◆ 표창원> 그런 부분들이 읽혀졌죠. 더군다나 이것은 10대 청소년이 그러더라도 사실 진지하게 들어봐 줘야 하는데. 40대 후반에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고, 지명도 있으신 분이기 때문에 그분이 공개적으로 올린 내용은 상당히 진지하게 우리가 받아들여줬어야 되는 문제였죠.

    ◇ 김현정> 그런데 이분은 ‘그건 자살의 의도가 아니라 1억원을 남성연대에 빌려 달라.‘ 호소하면서 ’비겁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한강에 투신하는 거다. 그건 퍼포먼스다. 헤엄쳐서 나와서 불고기파티를 하겠다.‘ 이런 식으로 썼는데.

    ◆ 표창원> 그렇게 공개를 했죠. 일단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죠. 하나는 실제로 투신하지 않을 테니까 너무 거기에 대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의미도 될 수 있겠지만, 다른 하나는 실제로 투신을 할 예정인데 그것이 투신으로 받아들여지면 못 하게 막을까 봐 막지 않게 하려는 의도, 이렇게도 달리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 당시에 저도 공개를 했지만 경찰에서도 위험을 인지해서 사전방문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 당시에 경찰의 방문에 대해서 성재기 대표는 ‘누가 자살이라고 했느냐? 자살이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함으로써 경찰이 이후에 자살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도록 했던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것은 자살이 아니라 퍼포먼스라고 강조를 했지만 사실 그 안에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걸 본인은 인지하고 있었지 않았겠는가,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예요?

    ◆ 표창원> 제가 볼 때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그분은 상당히 인지능력이나 사회적인 관계능력이 뛰어난 분이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장마철 수량도 많아졌고 유속도 빠르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물 안에 부유물이 많아서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거든요. 그런 모든 것들을 감안했을 때 이분이 정말 뛰어내릴 경우에 사망하지 않으리라는 자신이 있었겠느냐, 저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고요. 한강으로 안 가셨다면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 이후에 저와 일부 언론에서 ‘설전’이라고 보도도 됐지만.

    ◇ 김현정> 이른바 트위터 설전?

    ◆ 표창원> 성재기 대표께서 조금 민감하게 제 우려에 대해서 반응을 하셨는데. 그 이후에 그분 측근으로 보이는 분이 저한테 사과를 해 오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괜찮으니까 성재기 대표가 안전하시다면 전혀 문제없이 괜찮다.’ 이렇게 말씀을 드려서.. 사실은 투신을 안 하시는 것으로 이해를 했었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이 극단적인 퍼포먼스에 대해서 지금 옹호의견도 있고, 비판여론이 공존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절대 옹호해 줘서는 안 되는 거죠. 특히 청소년이나 다른 재정적, 혹은 여러 가지 이유에 처한 분들이 목숨을 담보로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절대로 안 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본인이 아무리 신체적으로 뛰어나고 수영실력이 뛰어난다 하더라도 그런 예측 못할 강물 등에 투신하는 것은 절대로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 그런 퍼포먼스 자체는 절대로 우리가 옹호해서는 안 됩니다.

    ◇ 김현정> 지금 남성연대 회원이 성 대표가 마포대교 난간을 잡고 있다가 손을 놓으면서 떨어지는 장면을 찍은 사진, 그걸 트위터에 올린 게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기사들도 그냥 그 사진을 갖다붙이고 있고요. 저는 이걸 보면서 청소년이라든지 심신이 미약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자극적인 장면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더라고요.

    ◆ 표창원> 굉장히 자극적이기도 하고 모방충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요. 또는 지인을 잃은 분들에게는 굉장한 충격과 슬픔을 받으실 수도 있고요.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사진/성재기트위터)

     

    ◇ 김현정> 한 가지 또 생각해 볼 문제는 투신현장에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일종의 구경꾼들이 있었어요. 남성연대 회원들이 있었고, 공영방송 KBS의 취재진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표창원> 그 사진만 보자면 대단히 잔혹스러운 모습이죠. 사람이 목숨을 잃는 순간, 그럴 수 있는 순간에서조차 사진을 찍고 남기고, 또는 자신들의 단순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대단히 잔인한 사람들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분들의 주장을 보니까 또 다른 면이 있죠. 뛰어내릴 줄은 몰랐다.

    ◇ 김현정>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투신을 말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그래서 투신 직전과 투신 직후에 119에 신고를 다했다.’ 취재진은 이런 해명을 하더군요?

    ◆ 표창원> 그런 해명을 할 수도 있고, 실제로 그게 본마음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위험가능성하고 비교해 본다면 사실 우리가 이해하기가 어렵죠. 한강다리 난간 안쪽이고 도로였다면 모르지만, 이미 바깥난간 쪽으로 가있는 상태에서의 사진이거든요. 그럴 때는 사진을 찍을 것이 아니라 무조건 가까이 다가가서 설득하거나 몸을 잡거나 투신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동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행동이었겠죠.

    ◇ 김현정> 그 말씀은 신고를 했으면 119가 올 때까지, 경찰이 올 때까지 설득이라도 하고 있어야지 그걸 멀찌감치 찍을 일은 아니었다, 이 말씀이시군요?

    ◆ 표창원> 그렇죠. 찍을 필요가 없다는 거죠. 기억하시겠지만 지난 2012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우리 50대 한인이 20대 정신병력이 있는 흑인에게 떠밀려서 지하철에 떨어진 적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불행한 사건이 있었죠.

    ◆ 표창원> 그 당시에 뉴욕포스트라고하는 지방지 기자가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이 다음날 1면에 보도가 된 적이 있었죠. 그때 그 기자는 ‘플래시를 터뜨려서 지하철을 멈추려고 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이해하지 않았고. 우리 한국에 계신 분들의 댓글에는 ‘한국이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다.’ 라고 말씀하셨거든요.

    ◇ 김현정> 맞습니다. 그럼 이 사건이 자살방조죄에 해당된다고 보세요?

    ◆ 표창원> 물론 도덕적으로는 그렇지만 현재 우리 판례로 본다면 그렇지 않고요. 자살방조죄는 일단 상대방이 사망할 것이다 라는 예견이 있어야 하고, 또 하나는 적극적으로 사망함에 도움을 주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 상황은 방관이죠. 방관 자체는 방조죄로 아직 우리 판례가 처벌하고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이번 일을 계기로 자살방조죄를 좀 더 강화해야 된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동의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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