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국주의의 위안부 여성을 기리는 기림비를 건립하려던 미국내 소도시 의회의 움직임이 일본 안팎의 방해공작으로 무산됐다.
25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엔젤리스 지역 언론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로스엔젤리스 남쪽 오렌지 카운티의 부에나파크 시의회가 전날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건립하는 안건을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9월에 재논의하기로 했다.
시 의회 의원들은 위안부 기림비 건립의 정당성은 인정하지만 기림비가 부에나파크 시에 들어서야 하는지 여부와 기림비 건립이 시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압력성 편지가 시의회에 쇄도한 것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315통의 기림비 건립 반대 편지가 시 의회에 배달됐으며, 이 가운데에는 로스엔젤리스 주재 일본 총영사의 편지도 포함됐다.
편지에서 일본 총영사는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반대한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역대 일본 총리가 일본의 전쟁 범죄를 사죄하고 전쟁 피해자와 피해 국가에 사과뿐 아니라 경제적 보상에 인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일본 정부와 부에나파크의 협력과 유대를 강화하려고 한다"면서 "언제든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밝혀 경제 협력 등을 앞세워 기림비를 무산시키려고 시도했다는 지적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