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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수칙 하나, 모든 임무는 감시에서 시작해 감시로 끝난다. 둘, 허가된 임무 외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셋, 노출된 즉시 임무에서 제외된다."
감시 전문 경찰들이 벌이는 추적극 ''감시자들''이 개봉 한 달을 앞둔 4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CGV 압구정점에서 주연배우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와 공동연출을 맡은 조의석 김병서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제작보고회를 갖고 본격적인 영화 알리기에 나섰다.
황반장(설경구)은 범죄 감시를 전담하는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을 이끄는 감시 전문가다. 감시반에 탁월한 기억력과 관찰력을 지닌 신참 하윤주(한효주)가 합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겹겹의 포위망을 뚫고 무장강도사건이 벌어진다.
이 사건은 철저하게 계획된 범죄로 절대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범죄 설계자 제임스(정우성)의 소행으로 드러나고, 그는 감시반의 추적이 조여 올수록 더욱 치밀하게 범죄를 이어간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설경구는 "정우성 씨와 한효주 씨가 이 영화에 캐스팅된 상태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왔는데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이게 웬 떡이냐'' 싶어 결정했다"며 "감시반이라는 가상의 경찰 조직 임무가 딱 감시까지만이라는 것, 신분을 감춘 채 움직여야 한다는 점 등 영화 속 여러 설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홍일점인 한효주는 "기억력과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설정 탓에 대사 분량이 많았는데 유난히 대사가 많은 날이면 전날 외우느라 눈밑까지 다크 서클이 내려왔다"며 "시나리오가 무척 흥미로웠고 제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컸지만 촬영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다"고 전했다.
데뷔 이래 첫 악역에 도전한 정우성은 "전문 범죄자 제임스는 사람을 상대로 악한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수단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인데 많이 나서지도, 드러나지도 않지만 그 존재감에 따라 극의 긴장감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제작자가 의견을 말해 달라고 건내 준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하겠다''고 하니 그도 조금 당황하는 것 같았는데, 제임스의 존재감을 채워간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쾌감이 클 거라 여겼다"고 했다.
거대 도시 서울은 이 영화의 숨겨진 주연이다. 강남 테헤란로, 이태원, 청계천, 여의도, 영등포, 종로 등 실제 촬영 대부분이 서울 곳곳에서 이뤄진 까닭이다.
조의석 감독은 "제작자에게 ''내 영화에는 서울 도심 액션이 많은데 정말 가능하겠냐''고 물었을 때 ''걱정 말라''고 하더니 엄청난 추진력으로 촬영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줬다"며 "시민의 협조와 경찰의 도움이 영화 속에 녹아 있는데다 추운 겨울 촬영하는 동안 영화 속 늦가을 설정으로 옷을 얇게 입은 배우들의 고생도 컸다"고 말했다.
김병서 감독도 "우리 영화가 추적 액션 장르다 보니 쫒는 사람과 쫒기는 사람 사이의 긴장감과 운동감을 어떻게 살려야 할지와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규모 있는 도심 액션에 주안점을 뒀다"며 "우리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 평소 섭외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더욱 공들여 협조를 구하고 열심히 찍었다"고 했다.
정우성은 "테헤란로에서 자동차 액션신 등을 찍을 때는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현장에서 혼자 조마조마하면서도 좋은 그림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복이라고 생각했다"며 "지나가는 분들이 ''여기서 길막고 뭐하냐''고 화내지 않고 ''수고하라''고 한마디 해 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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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추적극인 만큼 액션에도 큰 공을 들인 모습이다.
설경구는 "한효주 씨는 팔다리가 길어서인지 시원 시원하게 액션을 했는데 ''준비해서 할리우드에 가 보라''고 진심으로 이야기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여배우 가운데 독보적인 액션 배우로 성장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 경우 지시를 하는 입장이어서 액션신은 거의 없었다"며 "극 말미 정우성 씨랑 2분 분량의 액션신이 있었는데 원 없이 맞았다"고 덧붙였다.
한효주는 "아쉽게도 액션신이 딱 한 장면이어서 더 이를 악물고 했는데 액션스쿨에서 연습을 많이 해 부상은 없었다"며 "이 영화를 찍으면서 액션 욕심이 많이 생겼는데 앞으로 액션 영화를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정우성은 "골목길에서 열일곱 명을 상대로 싸우는 액션신을 한 테이크로 길게 찍었는데 더 좋은 장면이 나오게 하려고 11번을 반복했다"며 "오랜만에 영화를 찍는 입장에서 매서운 추위조차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기라고 생각했고 지금 이 자리에서도 흥분된다"고 전했다.
감시자들은 유내해 감독의 ''천공의 눈''(2007년)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원작과 어떻게 차별화됐을지도 관심사다.
조의석 감독은 "원작이 홍콩이라는 밀도 높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였다면 우리 영화는 서울이라는 메가 시티를 보여 주면서 더욱 강해진 액션과 깊어진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병서 감독은 "감시자들은 카메라의 시선이 주는 긴장감, 인물간 관계가 주는 긴장감이 큰 영화로 이러한 긴장감이 어떻게 쌓여 가는지를 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조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김 감독이 촬영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뚜렷이 분담했지만, 두 감독이 공동 연출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김 감독과는 학교 선후배 사이로 평소 친분이 있었는데 그가 촬영감독으로 10여 편의 영화를 찍으면서 연출에도 뜻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저도 오랜만에 영화를 연출하는 입장에서 든든한 동지가 필요했고 그에게 후반 작업을 같이 해 보자는 제의를 너무 심각하지 않게 한 뒤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