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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향, "나는 20대에게 신인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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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솔로음반 ''브레쓰'' 발표…김창렬 윤종신 하림 등 참여

    김도향

     

    [노컷인터뷰]솔로 음반 ''브레쓰'' 발표한 김도향

    "자기는 뭐가 잘났다고 그러는지 몰라. 완전히 밸이 틀어져 버렸지."

    김도향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다. 여기서 ''자기''는 세계적 가수 스티비 원더다.

    오랜만에 내놓은 솔로음반 ''브레쓰(Breath)''에 스티비 원더의 곡 ''슈퍼스티션(Superstition)''을 각색해 담으려고 하자 "녹음본과 이력을 보내라"는 요청을 받은 김도향은 ''밸이 틀어져'' 수록곡에서 빼자고 고집했다.

    하지만 프로듀서 김창렬은 완강했다.

    ◈김도향, 다시 돌아오기까지…

    김도향이 돌아왔다. 1970년대 초 ''투코리언스''란 듀엣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3000여 곡의 광고 배경음악을 쏟아냈지만 뜻밖에도 솔로 음반은 세 번째. ''바보처럼 살았군요''가 실린 첫 번째 솔로음반이 1980년에 나왔으니 25년동안 두 장의 앨범이 전부다.

    그 동안 산과 도시를 오고 가며 살았다. 딱히 정해 놓은 곳 없이 이 산 저 산에 머물며 명상음반을 만들었고 태교음악도 발표했다. 패티김과 듀엣음반 ''향수''도 내놓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단다. "나는 뭔데 이렇게 살고 있나"라고.

    고민이 진행되던 중 우연히 실어증에 걸린 한 할머니를 만났다. 그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할머니는 "김도향이다"라고 소리치며 몇 년 만에 입을 열었다. 이 사건(?)은 그에게 충격을 안겼다. "노래는 단순히 위로가 아니라 치료제"임을 새삼 알게 해줬기 때문이다.

    "도 닦는다고 산에서 폼 잡지 말고 내가 이들을 도와주자"라고 마음 먹은 것이 바로 이 때다.

    늘 입던 한복을 벗고 긴 수염도 짧게 잘랐다. 그런 뒤 지난해 MBC 오락프로그램 ''브레인 서바이벌''에 출연했다. 외모 때문에 ''도사''란 별명을 얻었고 직접 만든 광고음악들이 다시 유행할 만큼 관심도 모았다. 지금은 시트콤(안녕 프란체스카)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리고 젊은 뮤지션들과 뭉쳐 앨범까지 내놓았다.

    ◈김창렬이 프로듀서를 맡은 김도향의 음반

    프로듀서가 DJ DOC의 김창렬인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의외다.

    맡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복잡할 것 같았는데 "(김창렬은)굉장히 의리파"라며 뜬금없는 이유를 댄다. 그러더니 "친구도 많고 아래 위로 인맥이 돈독한데 사실 연예계에서 그러기가 쉽지 않다"면서 김창렬의 ''성격''을 호평한다.

    물론 음악 감각에 대한 믿음은 당연한 것. "해달라고 부탁하니 우물쭈물 빼길래 방송에 나와서 프로듀서 맡았다고 먼저 말해버린 일" 역시 김창렬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벌인 일이다.

    김창렬뿐 아니라 윤종신, 하림, 정연준, 황찬희, 윈디시티 등 색이 다른 뮤지션들도 함께 했다. 김도향은 까마득한 후배들의 손에 모든 것을 맡겼다.

    "물론 내가 원하는 음악과 틀리고 김창렬과 음악적 생각이 다르기도 했다"는 그는 "당연히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해 아쉬움이 들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미련은 없다. 20대에게도 자신이 가수임을 알리기 위해서도 김창렬의 의견을 따랐다.

    이렇게 완성된 앨범에는 더블 에스프레소 만큼 진한 블루스 선율을 타는 12곡이 실렸다. 한곡 씩 듣고 있으면 중년의 사랑을 담은 아련한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하다.

    김도향

     



    ◈20대에게 가수 김도향을 알려야 하는 이유

    타이틀곡이 된 ''목이 멘다''는 김창렬과 윤종신의 반대가 극심했던 곡. 지나치게 대중적인 탓에 이미지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김도향은 "나는 20대에게 신인가수"라며 두 사람을 설득했다.

    "뮤지션들은 압도적으로 ''마이 송''을 타이틀곡으로 하라고 했지만 뮤지션이 음반을 사는 것은 아니다. 20대에게 가까히 가는 게 먼저다." 자신의 감각을 믿기 때문에 흔들리거나 망설임없이 밀어 부쳤다.

    대체 왜 유독 20대에게 왜 가수 김도향을 알려야 하는 걸까.

    "나는 먼 할아버지가 아니다. 음악은 사람에게는 중요한 정서를 주는데 지금은 어른과 아이들이 서로 나뉘어 정서 교류가 없다. 내 생각은 몰라도 내 노래는 들려줄 수 있고 그렇게 정서는 오가는 거니까 젊은이들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어야 한다."

    올해 환갑. 가수 조영남 서유석과 같은 나이지만 하얀 머리카락과 수염 덕분에 ''할아버지''란 소리를 먼저 듣는 김도향에게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33살과 31살의 두 딸이 있다. "정말 쿨 해서 둘 다 아마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며 웃는 김도향은 이번 음반을 통해 세대가 소통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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