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러지성 비염 치료에 효과적인 혈자리.(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환절기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지긋지긋한 알러지성 비염. 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대표 치료방법 중 하나인 침 치료가 그 증상을 완화시켜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5일 최선미 박사팀이 한국과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연구를 통해 침 치료가 알러지성 비염 증상을 완화해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임상연구는 총 238명의 알러지성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짜 침군 97명, 가짜 침군 94명, 무처치 대조군 47명으로 나뉘어 실시됐다.
진짜 침군은 얼굴의 영향(迎香, 양쪽 콧망울 옆), 상성(上星, 이마 중앙), 인당(印堂, 눈썹 사이 가운데), 사백(四白, 눈 밑)과 손의 합곡(合谷, 엄지와 검지 사이), 족삼리(足三里, 무릎 밑) 등 혈자리 6곳에 침 시술을 했다.
가짜 침군은 혈자리로부터 1.5㎝가량 떨어진 곳에 다른 혈자리와 겹치지 않도록 얕게 침을 꽂았다.
연구팀이 4주 동안 주 3회씩 침 시술 실험을 진행한 결과, 코막힘, 콧물, 가려움, 재채기 등 코 증상 항목에서 진짜 침군은 3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침군은 24.6%, 무처치 대조군은 2.4%씩 감소해 차이를 보였다.
목으로 넘어가는 콧물, 코와 눈의 가려움, 두통 등 비(非) 코 증상의 경우 진짜 침군과 가짜 침군이 각각 29.8%, 28.7%씩 감소해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대조군은 4.1% 줄었다.
특히 비염으로 인한 활동의 제한과 수면장애 등 삶의 질 평가 항목에서는 진짜 침군이 치료 전보다 37.4%나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침군과 대조군은 각각 29.1%, 4.6%씩 증상이 완화됐다.
알러지성 비염 치료에 효과적인 혈자리.(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이러한 현상은 침 치료를 마친 후 4주가 지나 측정했을 때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 효과가 지속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가짜 침을 시술한 경우에도 비염 치료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 것은 플라시보 효과(위약효과)와 함께 6개 혈자리 주위를 자극했기 때문이며, 진짜 침군과 가짜 침군 모두, 아무 처치도 하지 않은 대조군과는 현저한 증상 개선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연구에는 한국의 한의학연 임상연구센터와 경희대 한방병원, 중국 중국중의과학원 광화문병원, 베이징 중의약대학 부속 동직문병원 등 4개의 임상센터가 참여했다.
연구책임자인 한의학연 최선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알러지성 비염에 대해 한의학적 치료방법의 임상 효능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침 치료가 향후 알레르기 비염 환자 치료 및 관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권위 있는의 국제학술지인 ''Allergy''(IF : 6.27, 2012. 12)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