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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특유의 인사스타일은 총리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지켜졌다.
박 당선인이 24일 인수위 기자회견장을 방문해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총리 후보로 지명하자 기자들이 크게 술렁였다.
기자회견장이 아닌 별도의 브리핑룸에서 텔레비전 모니터를 통해 박 당선인의 발표 내용을 보고 있던 기자들 사이에서는 탄성과 함께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언론이 박 당선인이 누구를 초대 총리로 임명할지를 두고 이런저런 예측 기사를 양산했지만 김용준 지명자는 한번도 거론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대로 눈앞에 있는 사람을 두고 엉뚱한 곳에서 총리후보자를 찾은 격이니 박 당선인으로서는 보란 듯이 기자들을 따돌린 셈이다.
하지만 법조인 가운데서 총리 후보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까지 했던 언론이 김용준 지명자를 주목하지 않은 데는 "인수위 참여인사는 원칙적으로 원직에 복귀한다"는 박 당선인의 방침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용준 지명자는 "인수위에서 일하던 사람이 정부에 전혀 안가는 뜻은 아니었다고 이해한다"고 짧게 답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박 당선인 특유의 철통보안 인사가 힘을 발휘한 셈이고, 언론들은 인수위원장은 물론 인수위원 대부분을 맞추지 못한 데 이어 세번째로 인사에 ''물먹은'' 모양새가 됐다.
박 당선인이 김용준 지명자를 처음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고, 박 당선인 성격상 앞으로도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BestNocut_R]
정치권 주변에서는 언론에서 총리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들이 고사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당사자가 입을 열기 전에는 이 역시 확인할 길이 없다.
박 당선인 측의 인사들은 "여러 후보들을 언론에 흘려 떠본 뒤 한사람을 낙점하면 제외되는 나머지 사람들은 뭔가 큰 결격 사유 때문에 떨어진 것처럼 비쳐지는 데 이게 정상이냐"며 박 당선인의 ''철통보안'' 인사를 옹호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왜 김용준인지, 처음부터 김용준이었는지 등등의 여러 의문점들을 계속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보안을 강조하면서 지명한 총리 후보자가 언론과 국회의 검증과정에서 상당한 흠이 발견돼 자격 논란이 확산될 경우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은 도마에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