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코카인 1.7톤 옥계항 밀반입…필리핀 선원 2명 추가 구속 기소
지난 4월 초 강원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한 외국 선박에서 국내 역대 최대치인 1.7톤 가량의 코카인 밀반입이 적발된 가운데 관련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밀반입에 가담했던 필리핀 선원 4명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동해지방해양경찰청·서울본부세관 합동수사단은 28일 동해해경청에서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필리핀 선원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옥계항에 입항하기 전 하선한 선원 4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들 중 2명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 등의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 기소됐으며, 나머지 2명은 방조한 혐의로 이날 구속 기소됐다.
이와 함께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마약 카르텔 추적 정보, GPS 등의 압수 물품에서 채취한 지문 및 DNA 정보 등을 미국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필리핀 마약단속국(PDEA), 인터폴 등과 공유하고, 이번 사건에 관여한 국제 마약 카르텔에 대한 공조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합동수사단에 따르면 들은 지난 2월 중남미에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과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중남미에서 생산된 코카인을 'L호' 선박에 적재해 동남아시아 등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마약상에게 운송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L호는 페루에서 파나마로 항해하던 지난 2월 8일 오전 페루 해안선 기준 약 30마일 해상에서 코카인 블록 1690개를 나눠 담은 56개 자루를 L호 선박으로 옮길 마약 카르텔 조직원(일명 닌자) 10~15명을 실은 보트 2척과 접선해 코카인을 옮겨 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파나마에서 대한민국 당진항으로 오는 과정에 4차례(일본 동쪽 공해, 일본-제주 근해, 당진항 투묘지, 중국 근해) 코카인을 해상에 투기하면 이를 선박으로 수거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약상에게 코카인을 전달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으로 모두 실패했고, 마지막 옥계항을 출항한 후 해상 하역을 시도하려던 이들의 계획 또한 동해해경청과 서울본부세관의 합동단속에 덜미가 잡혔다.
압수한 코카인은 가로 10㎝, 세로 6㎝, 높이 1.7㎝ 크기의 4각 블록 형태의 코카인 1690개다. 비닐 포장지를 제거한 무게는 개당 1㎏으로 순수한 코카인의 총무게는 1690㎏(시가 8450억 원 상당)으로 약 5700만 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최종 확인됐다. 압수한 코카인은 재판이 끝난 뒤 모두 폐기할 방침이다
앞서 이번 사건은 해양경찰청과 관세청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으로부터 L호에 상당량의 코카인이 은닉되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공조에 나서면서 본격화됐다. 양 기관은 사전에 여러 차례 작전회의를 거쳐 L호 입항 당일 해경 59명, 관세청 31명, 마약 탐지견 2두 등 총 90여 명의 선박 검색인원을 투입해 선박 전체를 정밀 검색했고 이 과정에서 격벽 내 은밀한 공간에 은닉된 코카인을 적발했다.
이후 54명(해경 47명, 관세 7명) 규모의 합동수사단을 구성하고, 총 20명의 선원에 대한 전수 조사와 현장감식, 압수물 지문감식,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등 전방위적 수사를 벌여 왔다.
신경진 합동수사단장 "이번 사건은 국제 마약 카르텔까지 연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범죄로 현재까지 대한민국으로 코카인을 직접 반입하려고 한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영해 또는 인근 해역에서 코카인 하역을 시도했다"며 "우리나라도 해당 코카인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매우 엄중하고 중대한 사안으로, 해양경찰청과 관세청은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해양 마약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25.05.28 1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