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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이 안보위협" 핏대세운 한국당, 그러나 지지율은 10%대 추락



국회/정당

    "文이 안보위협" 핏대세운 한국당, 그러나 지지율은 10%대 추락

    주변국 도발 '안보 우려'에 비판 수위↑
    위기상황 풀 묘안은? '한미동맹' 되풀이
    "사무실 앉아서 얘기하는 것 소용없다"
    黃 취임후 최저 지지율…민주당 절반 수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원유철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등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안보실정백서 북콘서트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자유한국당은 최근 북한·중국·러시아 등 주변국의 도발로 인해 '안보 우려'가 제기되자,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선명한 표현으로 각을 세우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거나 정책 전환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당 지지율은 외려 10%대로 추락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8일 당내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국가안보위원회 연석회의에서 "국민의 안전을 내팽개치고 북한 눈치만 보는 대통령에게 안보와 국방을 안심하고 맡겨놓을 수 있겠냐"며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도 북한 규탄 성명 하나 내놓지 않는 정권이 과연 정상적인 안보 정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러니 우리 사회 종북 세력들이 북핵도 우리 것이라고 하면서 선동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힘줘 말했다.

    또 전날 입장문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선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외교안보라인 교체 ▲국정조사 수용 등의 요구를 반복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나아가 정부의 대응을 '스톡홀름 증후군'에 빗댔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공포심으로 인해 인질범에게 긍정적 감정을 갖거나 동조하는 현상을 뜻하는 범죄심리학 용어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을 대변해주는 청와대, 안보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위협요소"라고 몰아붙였다.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유철 의원은 "9·19 군사합의는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로 이미 휴짓조각이 돼가고 있다"며 "국민 80%가 우리도 전술핵 재배치나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보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대한민국이 동북아의 외교 호구, 안보 호구가 되어가고 있다(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누굴 위한 정부인지 걱정돼 잠이 안 온다(백승주 의원)"는 등 정부에 각을 세우는 강경한 발언이 이어졌다.

    원유철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안보실정백서 북콘서트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그러나 복잡다단한 위기상황을 풀어낼 묘안이 뚜렷하게 제시되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을 회의에 불러 의견을 청취했지만, 한·미 또는 한·미·일 동맹을 강화해 북·중·러의 위협을 견제해야 한다거나 앞서 당론으로 채택한 '전술핵 재배치' 등이 되풀이됐을 뿐이다.

    나 원내대표는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거나 축소·조정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중국·러시아·일본 등 3개국에 대한 국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결의안을 논의하기 위한 본회의는 추가경정예산안과 맞물려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회의 직후 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평화수호세력 대 평화구걸세력 사이에서 한국당은 수호세력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결의를 다졌다"며 "전술핵 재배치와 함께 나토(NATO)식 핵 공유를 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고 앞으로는 북핵 문제가 동결이 아니라 폐기로 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 공유하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나토식 핵 공유는 미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은 서유럽 국가들과 전술핵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체제를 일컫는다.

    한국당의 제안이 정부·여당에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기호 전 의원은 "많은 말씀들을 하셨는데 대통령이 저희 얘기를 듣겠나? 듣지 않는다"며 "당이 사무실에 앉아서, 여기서 얘기하는 건 소용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길거리에 나가고, 플래카드 붙이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원 의원도 이에 대해 "정부의 정책을 바꾸는 건 결국 국민의 힘이고 여론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니 저희가 올바른 안보정책, 외교정책으로 국민에게 호소하고 언론을 통해 충분히 알려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안보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윤창원기자

     

    한국당으로선 일본의 무역보복에 의한 경제 위기, 북·중·러의 연이은 도발에 따른 안보 위기 등 정부 실정이 누적되는 상황이지만, 이렇다 할 호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은 오히려 낮아지는 분위기다. 황 대표 취임 후 20%대를 상회했던 수치가 다시 10%대로 가라앉을 위기에 놓였다.

    한국갤럽은 지난 23~25일 전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한국당 정당 지지율이 19%를 나타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황 대표 취임 직전인 2월 셋째 주와 동일한 수치로, 39%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한국당은 5월 둘째 주 25%를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안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안보 상황에 관한 한국의 입장을 담은 서한을 제1야당 대표 명의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에 보내는 방안도 논의됐다. 황 대표는 "긍정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옥현 당내 국가안보위원장(전 국정원 1차장)은 "현 정부 대북정책으로 볼 때 정부에서 이런 유감을 표명할 가능성이 작고 국민 안보불안을 녹여낼 의지가 없으니 한국당만이라도 국민의 뜻을 담아 전달하는 것이 긴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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