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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후쿠시마 방사선량이 같다고?…日 '억지' 홍보영상[이슈시개]



아시아/호주

    서울과 후쿠시마 방사선량이 같다고?…日 '억지' 홍보영상[이슈시개]

    핵심요약

    후쿠시마 홍보영상, 후쿠시마와 서울 공간선량률 0.12 μSv/h로 동일 표기
    일본대사관, 매일 공간선량률 측정수치 공개…도쿄가 서울보다 수치 낮아
    원전사고 뒤 급등한 측정치 하락 없어…오염토 아닌 공기 비교도 '무의미'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대응단을 파견한 가운데 후쿠시마현에서 '서울과 후쿠시마의 방사선량이 동일하다'는 식의 대외 홍보를 벌이고 있어 논란이다.

    후쿠시마현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자체 홍보채널 'PrefFukushima'에서 '후쿠시마를 부흥의 땅으로~숫자 12로 보는 후쿠시마의 현재~'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중국어 등 여러 외국어 버전으로 게재했다.

    영상에서 논란을 산 부분은 '세계 주요 도시와의 공간 선량율 비교'라는 항목이다. 공간선량률은 공기 등 공간에 존재하는 방사선량을 의미한다.

    해당 자료에는 후쿠시마현 내 각지의 공간선량률과 서울을 비롯한 뉴욕, 런던, 파리, 홍콩, 타이베이의 공간 선량율 수치가 표기됐다.

    후쿠시마 홍보 유튜브 채널 'PrefFukushima'의 '후쿠시마를 부흥의 땅으로~숫자 12로 보는 후쿠시마의 현재~' 영상 캡처후쿠시마 홍보 유튜브 채널 'PrefFukushima'의 '후쿠시마를 부흥의 땅으로~숫자 12로 보는 후쿠시마의 현재~' 영상 캡처
    서울은(2019년 9월 24일 기준) 0.12 μSv/h(시간당 마이크로시버트)로 표기됐다. 이는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2022년 9월 기준)와 동일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이 위치한 오쿠마 지역을 뺀 나머지 지역들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오쿠마 지역은 정확한 값 대신 '0.09~4.03'(2022년 9월 기준)이라는 범위로 표기했는데, '특정 시간에는 서울보다 낮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측정 시점이 일본 측보다 3년이나 이르다는 차이를 감안하면 객관적 비교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두 지역을 같은 시간대에 비교한 자료가 있을까.

    주한 일본대사관은 홈페이지 내 '동일본 재건 관련 정보' 카테고리에서 각 지역의 방사선량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2019년 9월 24일 고노다로(河野太郞) 당시 일본 방위상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방사능 공포' 불식을 위해 시작한 작업이다. 측정 결과는 '주대한민국일본대사관 공간선량률' 트위터에 매일 정오 업데이트된다.

    트위터 캡처트위터 캡처
    7일 정오 기준으로는 후쿠시마시 0.119 μSv/h, 이와키시 0.058 μSv/h, 도쿄 0.036 μSv/h, 서울 0.125 μSv/h다. 날짜마다 근소한 차이를 보이지만 서울의 공간선량률이 세 도시보다 높게 적혀 있다.

    일본대사관은 '날씨 등의 차이에 따라 방사선량이 변동한다'면서도 '일본의 세 도시(후쿠시마, 이와키, 도쿄)의 공간선량률은 해외 주요 도시와 동등한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터 출처는 후쿠시마시는 현북보건복지사무소, 이와키시는 이와키합동청사, 도쿄는 일본 원자력규제청 방사선 모니터링 정보, 그리고 서울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얻었다고 적시됐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가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수 있다.

    당장 원전사고 이전 대비 최대 3배나 상승한 후쿠시마시의 공간선량률은 하락세 없이 그들 발표대로 0.12 μSv/h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경이 호전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후쿠시마시 공간선량률은 사고 전 0.04~0.08μSv/h였다.
     
    또 일본 측 측정지점이 '잘 손질된 곳'만 선별된 것일 경우 대표성 문제도 지적될 수 있다. 제염을 완벽히 마친 곳을 골라 측정한다거나, 측정을 앞두고 특별히 제염을 집중적으로 했다면 수치 왜곡 가능성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토양과 현지 생태계를 비교해야만 방사능 안전 여부를 따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은 2019년 7월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의 토양에서 방사성물질 세슘이 평균 600Bq/kg(킬로그램당 베크렐)이나 검출된 반면, 2018년 서울의 토양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즉 공간선량률 측정 수치만 공개하는 일본의 속내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수치만 공개해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는 착시현상을 보이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자연 선량률은 문제의 본질을 흩뜨리는 것"이라며 "단순 비교가 의미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방사선 오염토, 연안에 있는 해조류, 갑각류, 어패류 (등) 이런 것들 가지고 (수치를)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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