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상청 제공)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한반도 턱밑까지 올라왔다. 바비는 제주 남쪽 바다를 지나면서 따뜻한 바닷물을 만나 점점 강해지며, 최대 순간풍속 초속 60m의 초강력 태풍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바비 이후엔 제9호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도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이날 오전 9시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약 2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9㎞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바비의 중심기압은 945hPa(헥토파스칼)로 전날(오후 3시 기준) 955hPa보다 더 발달했다.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45m(시속 162㎞)에 달한다.
바비가 제주 남쪽 30도 안팎의 고수온해역을 지나면서 많은 양의 수증기를 흡수하며 점점 커지고 빨라지고 있다. 바비는 26일 오후 8시에 흑산도, 27일 오전 4~5시에 서울에 최근접할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특히 강풍 피해를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제주도와 전라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순간 풍속이 시속 144~216㎞(초속 40~60m)에 이를 것이라고 예보했다. 바람에 나무가 뽑히고 배가 뒤집히는 것은 물론, 큰 철탑도 휠 정도로 매우 강한 바람이다.
그래픽=안나경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그간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링링(2019년)이나 볼라벤(2012년)보다도 강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봤다. 기상청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링링과 볼라벤보다 중심기압도 낮고 풍속도 더 강할 것"이라며 "피해 규모도 상대적을 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링링은 재산피해규모 333억원에 인명피해 4명, 볼라벤은 재산피해 6364억원에 인명피해 11명을 기록했다.
기상청이 바비의 최대 순간풍속으로 예보한 초속 60m는 역대 태풍 중 가장 강한 바람이 불었던 매미(2003년)에 맞먹는 수치다. 매미의 재산피해은 4조2천억원에 이른다.
기상청은 "매우 강한 바람으로 인해 야외 설치된 선별진료소나 건설 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 시설물 파손이 우려된다"며 "해안가나 높은 산지 등 도서지역은 더 강한 바람이 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비는 이날 새벽부터 제주를 중심으로 이미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기상청은 지리산 부근과 제주도에는 100~300㎜(제주 산지 등 최대 500㎜), 전라도에는 50~15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그 외 지역에는 30~100㎜의 비가 올 것으로 봤다.
바비에 이어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오는 28일 필리핀 동해상에서 형성돼 29일 오후쯤 태풍의 모습을 갖출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최근 집중호우로 수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나 축대붕괴, 하천범람 등 피해를 주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제주,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10m 이상의 매우 높은 파도가 칠 것으로 보여 해안 지역과 해안도로 침수 피해도 우려된다고 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