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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남북-북미 양자서 6자 회담으로 구도 변화?



국방/외교

    北 비핵화, 남북-북미 양자서 6자 회담으로 구도 변화?

    푸틴 "北은 체제보장 원할 뿐···6자회담 체제가 가동돼야 한다" 주장
    6자회담 회귀 가능성은 의견 분분···北 '다자체제' 신년사에서 언급하기도
    전문가들 "다자체제, 북 입장에서도 단점 있어···북한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두번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 협상 구도에 변화가 시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까지 남북, 북미 양자 구도를 통해 정상 간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비핵화 협상이 진행돼 왔지만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좀처럼 동력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체제보장을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모두가 북한의 안전보장 제공문제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북한 체제보장에 대해 논의할 때는 6자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하노이 결렬'이후 김 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푸틴 대통령의 말 속에는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존재감을 넓혀가겠다는 의도가 섞여 있다. 김 위원장도 '공동조정'과 '공동관리'를 언급하며 이같은 발언에 힘을 실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러정상회담 전후로 6자회담 재개를 줄곧 주장해 왔다. 6자 회담은 지난 2008년 이후 10년동안 열리지 않으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

    당시 중국과 러시아는 6자회담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 등과 동등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었지만 딱히 6자회담을 통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면서, 현재의 북미 간 톱다운 방식이 주목받게 됐던 것이다.

    북러정상회담 계기 푸틴 대통령이 다시 6자 회담을 언급한 것은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이전의 영향력을 다시 찾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의 기본입장을 그대로 이야기했다"면서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제보장이 필요하고, 이 문제는 미국의 양자보장으로는 부족하고 다자보장으로 가야하고 이를 위한 매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6자회담이 다시 살아나 러시아의 영향력을 자연스럽게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6자회담이 되살아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북한은 앞서 다자협상에 대해 긍정적인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해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우군'인 중국이나 러시아를 끌어들임으로써 한미를 상대로 보다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북한은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미국과 의견이 갈리고 있는 비핵화 방법론과 관련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의견이 치열하게 갈리고 있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의 구상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나 러시아 역시 비핵화와 평화협정 프로세스를 동시에 진행하는 구상인 '쌍궤병행'을 지지하고 있는만큼 비핵화 방법론에 관해 북한의 편에 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6자회담 복귀 주장이 자칫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미 대화 자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도 다자대화보다는 북미 간 양자대화를 더 원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6자회담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100% 일치를 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6자회담 9·19 공동성명 1조 1항의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한다'는 내용을 북한이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역시 비핵화 협상을 빠르게 진행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다자 체제로 가게되면 속도가 늦어지고 결론을 내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북한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으로서는 러시아를 이용해 미국을 견제한다는 소기의 목적은 이번 북러정상회담을 통해 어느정도 달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은 향후 중국과 러시아의 목소리를 이용해 협상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줄다리기를 계속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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