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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이 벌어졌던 '10월 18일'[워싱턴 현장]



미국/중남미

    많은 일이 벌어졌던 '10월 18일'[워싱턴 현장]

    이스라엘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 연합뉴스 
    하마스 사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맹목적 군사지원에 반발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사퇴서를 제출했던 조쉬 폴 미 국무부 국장(당시 직책)이 '그만둔 이유'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문 형식으로 올렸다.
     
    폴 국장 사퇴 당시 국무부는 "개인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 게 방침"이라며 언급 자체를 꺼려 '자세한 내막'까지 알기는 어려웠는데 이번 기고문을 통해 어느 정도 궁금증이 해결된 기분이다.
     
    잠깐 옆길로 새자면, 폴 국장 사퇴 관련 기사는 이튿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크게 다뤘다.
     
    현재 중국은 하마스 사태와 관련해 "문제의 뿌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국 권리와 기본인권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폴 국장의 선택을 중요하게 다룬 것으로 보인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폴 국장이 밝힌 사퇴의 이유는 간단 명료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이스라엘 남부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 근처에서 진지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들이 이스라엘 남부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국경 근처에서 진지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첫째, 하마스 사태 이후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이 맹목적이고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하마스로부터 공습을 당한 이스라엘로부터 군수품 요청이 들어왔을 때, 이것이 성급하게 전쟁의 한쪽에만 무기를 몰아주는 것이고 결과는 민간인을 포함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텐데 '내부 논의'가 생략된 채 이스라엘의 요구를 충족시키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이 미국이 공공연히 주장해온 인권 등의 가치와 관련 법규들에 저촉될 수도 있는데도 '침묵'을 강요받았다는 설명이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공급을 놓고도 국무부 내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것처럼, 이번 이스라엘 건도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가능했다는 논리인 것이다.
     
    폴 국장은 이번 일은 미국이 정책 결정의 인도주의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고 조쉬 폴 국장이 하마스를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기습공격을 "괴물들의 괴물 같은 만행"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스라엘에게도 분명한 자위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15년간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역사를 봤을 때 향후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막대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있을 것이 염려됐던 것이다.
     
    가자지구 건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자지구 건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둘째, '오슬로 협정'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의 기본 전제는 '평화를 위한 안보'였는데, 이 역시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평화를 위한 안보'는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이스라엘이 안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 저절로 팔레스타인 국가의 출현도 이스라엘이 좀 더 편안하게 양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개념인데, 오히려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은 서안지구에서의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끝으로 폴 국장은 "정치적으로 편리할 때 미국의 가치를 포기하면서, 가자지구 내 수백만 명의 고통을 눈감아주는 것은 내가 아는 국무부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떠나야했다"고 말했다.

    조쉬 폴 국장이 국무부에 사표를 던진 날, 미 국회의사당 안에서는 유대계 미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시위대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 통과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농성에 참여한 유대계 미국인들은 "학살을 당했던 경험이 있는 이스라엘이 학살을 자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우리 이름(이스라엘·유대계)으로 살인하지 말라'는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가자지구 병원 폭발 현장 살피는 사람들. 연합뉴스 가자지구 병원 폭발 현장 살피는 사람들. 연합뉴스 
    특히 전날 가자지구 내 병원 폭격으로 수백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들은 "더 이상의 인명 피해는 막아야한다"고 소리쳤다.

    휴전 결의안을 제출한 팔레스타인계인 라시다 틀라이브 의원(민주)은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하며 "모든 미국인이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 이상의 전쟁을 멈춰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같은 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장인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전례없는 지원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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