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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해양투기 막았던 일본, 그래서 더욱 비극적"



미국/중남미

    "핵폐기물 해양투기 막았던 일본, 그래서 더욱 비극적"

    핵심요약

    그린피스, 런던협약 총회에서 오염수 반대 입장 개진

    런던 조약 및 런던 의정서의 체약 국회의의 개회식. IMO 제공런던 조약 및 런던 의정서의 체약 국회의의 개회식. IMO 제공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는 국제조약인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논의 대상인지를 두고 논박을 벌였지만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열린 제45차 런던협약·제18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해 문제 제기가 이뤄졌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날 오후 '방사성 폐기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 세션에서 당사국들은 일본 오염수 방류를 놓고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예상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해양투기를 금한 런던협약·런던의정서 위반이라는 입장을 개진했다.
     
    그러나 일본은 '파이프'를 통한 방류는 해상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맞섰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는 일본의 입장을 옹호했다.
     
    한국 정부도 방류 계획은 런던협약·런던의정서 하에서 해양 환경 보호의 목표와 일치한다며 역시 일본 편을 들었다.

    2011년 5월,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두 달 뒤 후쿠시마 제1원전 앞 바다에서 방사능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해수와 해조류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2011년 5월,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두 달 뒤 후쿠시마 제1원전 앞 바다에서 방사능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해수와 해조류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해온 그린피스는 이번에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린피스는 입장문에서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환경 및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한다는 중요한 증거를 제시해 왔다"며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신뢰성 및 방사성 핵종 제거 능력은 아직 기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삼중수소, 탄소-14,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등 오염수와 함께 방류되는 위험한 방사성 물질들의 생물학적 영향 평가뿐 아니라 포괄적인 환경영향평가도 수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핵폐기물 해양 투기 감시와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수십년간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왔다.
     
    이 단체는 2019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계획임을 확인한 직후
    이 문제가 국제협약 위반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1993년 10월 핵폐기물 해양 투기를 저지하는 그린피스 활동가들과 러시아 TNT27호가 대치 중이다. 그린피스 제공1993년 10월 핵폐기물 해양 투기를 저지하는 그린피스 활동가들과 러시아 TNT27호가 대치 중이다.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는 일본이 1993년 러시아의 핵폐기물 해양 투기를 막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국가라며 일본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기도 했다.
     
    1993년 10월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국제 수역에 액체 및 고체 핵폐기물을 해군함정 TNT27호에 싣고 바다에 투기했다.
     
    당시 일본은 한국, 미국, 유럽 국가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며 IMO총회를 러시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결국 러시아의 폐기물 투기 중단을 이끌어냈다.
     
    더욱이 모든 핵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도록 런던협약 개정을 관철해냈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은 "런던협약·런던의정서에서 핵폐기물 투기 금지를 명문화하는 데 역사적 역할을 한 일본이 그 장본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설비. 연합뉴스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설비. 연합뉴스
    일본이 이번 오염수 방류에 굳이 파이프를 동원한 것은 1993년 러시아의 핵폐기물 해상 투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착안한 아이디어로 보인다.
     
    IMO 법률국도 일본의 꼼수에 넘어간 듯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해양투기로 분류하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지난해 내놓았다.
     
    하지만 역사는 일본과 러시아의 핵폐기물 투기의 분명한 차이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러시아가 바다에 버린 핵폐기물은 900톤.
     
    이번에 일본은 그보다 최소 1488배가 많은 134만톤 이상을 짧으면 수십년에 걸쳐, 길게는 다음 세기까지 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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