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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에게는 쓸 약이 없다"…日 오염수 방류 현지 가보니[정다운의 뉴스톡]



사건/사고

    "바보에게는 쓸 약이 없다"…日 오염수 방류 현지 가보니[정다운의 뉴스톡]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임민정 기자



    [앵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기로 결정한 지 오늘로 6일쨉니다.

    일본 현지에 직접 가서 취재했던 임민정 기자와 현지에서 보고 들은 상황 어땠는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부 민소운 기자와 이충현 기자와 함께 후쿠시마 현지 취재를 했는데, 어디까지 들어가서 취재를 진행했나요.

    [기자]

    네, 일반 시민은 원전과 3.5km 정도 떨어진 '후타바'란 마을까지 접근이 가능한데요,

    저희 취재진은 전문가 뿐 아니라 시민과 어민들 반응도 들어보고자 후쿠시마현 최대항구인 '오나하마항' 주변도 취재했습니다.

    원전과는 50km 정도 떨어진 곳인데, 후쿠시마 원전이 무너졌던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여기도 쓰나미가 몰려와 피해를 보기도 했는데요.

    저희가 만난 어시장의 한 상인은 대지진 당시 거대한 파도가 어시장을 덮쳤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사와이 마사코 '더이상 바다를 괴롭히지마! 시민회의' 활동가. 이충현 크리에이터사와이 마사코 '더이상 바다를 괴롭히지마! 시민회의' 활동가. 이충현 크리에이터
    [앵커]
    이번 방류 바로 다음 날 후쿠시마 어민과 시민들을 만났는데요.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방류 바로 다음 날이라 그런지 어민들이 굉장히 예민해 보였습니다.

    저희 취재진 카메라를 보자 "찍지 말라"며 소리치기도 했는데요.

    다만 후쿠시마현 신치마치의 어민 오노 하루오씨는 "후쿠시마 사람 모두가 다, 100%,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이 터진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시민들 역시 또다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선 안 된다며 불안해하고는 했습니다.

    [앵커]
    일본 시민단체도 만났을텐데, 이들이 전반적으로 인상평은 어땠나요.

    [기자]
    취재진이 만난 시민단체와 시민들마다 입을 모아 정부와 도쿄전력이 '약속'을 깨버렸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본정부가 지난 2015년 후쿠시마현 어민들의 이해를 얻지 않으면 방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약속을 정부가 아무런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깼다면서 '배신감'을 느낀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배신감'이란 말이 인상적인데, 그도 그럴 것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22일 각료회의를 열고 이틀 뒤에 바로 오염수 방류를 했단 말이죠.

    사고 원전 오염수 방류가 결정되자 우리나라에선 격렬하게 시위도 벌어진 반면 체감상 일본은 격렬한 행동까지 나서는 것 같지는 않은데도 불만이 상당하군요.

    연합뉴스연합뉴스
    [기자]
    옆나라에서 보기에는 일본은 왜 이리 잠잠할까, 느끼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기 위해 일본 시민들도 계속해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방류 당일 직전까지도 도쿄 전력 본사 앞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오염수 방류는 '범죄'라는 발언까지 나왔는데, 시민 스기하라 코오지씨의 발언,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스기하라 코오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 20년, 100년 후에 이 지구에서 살아갈 사람들에게 이제 정말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그건 안 될 일이라고"

    [기자]
    시민들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다시 한번 정부가 2차 가해를 한다 이렇게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후쿠시마현 어민, 주민들과 함께 오염수 방류 중단 소송에 나선 가와이 히로유키 변호사는 '바보에게는 쓸 약이 없다'는 일본 속담을 인용하면서 일본 정부를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오염수 방류를 결정해버렸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인 것 같아요.

    [기자]
    네, 한국에서 이 오염수 문제를 취재할 때만 해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와 이번 오염수 방류 문제 사이엔 12년의 세월만큼 고통의 '단절'이 있다고 느꼈는데요.

    취재를 해보니 후쿠시마 어민과 주민 나아가 일본 시민들에게는 이 고통이 매 순간 현재 진행형이었습니다.

    이를 체감했던 것이 도쿄 신주쿠에 있는 요요키 방사능 측정소(신주쿠 요요키 시민 측정소)란 곳을 방문했을 때였는데요.

    아이들이 먹는 분유, 우유 등에 방사성 물질이 있나 측정하는 곳인데, 저희가 방문한 날도 한 일본 시민이 아이의 몸 안에 방사성 물질이 얼마나 쌓여있는지 알려달려며 검사를 의뢰했었습니다.

    주로 후쿠시마 아이들의 소변은 대부분 이곳에서 측정한다는데, 그만큼 원전 사고에 여전히 고통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토양 등의 방사능 수치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소변, 그러니까 인체의 방사능 수치는 축적되다보니 큰 변화가 없다는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활동을 계속해 오던 후세야 유미코(71)씨는 "정부의 오염수 방출 결정을 용서할 수 없다"며 우리 취재진 앞에서 울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본이 내건 오염수 방류 30년 계획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향후 30년간 오염수를 모두 방류한 후 2051년까지 후쿠시마 원전을 폐로한다는 계획인데요.

    취재진이 만난 후쿠시마 원전을 설계했던 고토 마사시 공학박사는 "30년 폐로 계획은 사고가 나지 않은 원전 기준이다, 후쿠시마 원전 원자로에는 녹아내린 데브리, 즉 핵연료 잔해가 몇백 톤이나 쌓여 있다"며 100년 이상 더 걸릴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부흥'을 명목으로 무리하게 방류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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