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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택시장 빙하기에 해외로 눈 돌리는 건설사들



기업/산업

    국내주택시장 빙하기에 해외로 눈 돌리는 건설사들

    핵심요약

    세계 건설 시장 내년 4% 성장…'제2의 중동붐'에 각국 원전건설 움직임
    국내 건설사 수주 규모 10년 전의 반토막 이하…낮은 기술력·생산성 문제 풀어야

    연합뉴스연합뉴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들어선 가운데 글로벌 메가 프로젝트 발주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어서다. 정부도 2027년까지 해외건설 수주액 연 500억달러 달성을 위한 '원팀 코리아' 가동에 나섰다.

    다만 최근 10년간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주율이 급락했고, 기술력도 경쟁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어 해결해야하는 과제가 산적했다는 평가다.

    1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마킷은 내년 세계 건설시장이 올해보다 4.0% 성장해 13조9824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의 성장폭(14.4%)이 가장 크고 △아프리카(8.2%) △중남미(7.4%) △아시아(4.5%) 시장도 성장이 예상됐다. 최근 중동 국가들은 탈석유화 등을 앞세워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섰는데 이런 영향으로 글로벌 건설업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우디가 추진하는 5천억 달러(우리돈 약 650조원)짜리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이미 국내 건설사 중 상당수가 참여하고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약 2만6500㎢ 용지에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네옴 프로젝트 중 하나인 '더라인'(170㎞에 이르는 직선형 도시를 만드는 사업) 프로젝트 일부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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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말라(AMAALA) 프로젝트'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후원으로 1조달러가 투입되는 '사우디 비전 2030' 중 하나다. 약 3800㎢ 용지에 호텔 25개와 쇼핑센터, 주거용 빌라·아파트 800개 등이 들어서는데 한국동서발전이 프랑스전력공사(EDF)·아랍에미리트(UAE) 마스다르와 팀을 맺고 수주전에 나섰다.

    이라크는 바그다드 해수처리시설과 바그다드 경전철 등을 계획하고 있고, 카타르는 앞서 언급한 LNG 개발 프로젝트를 포함해 샤크 크로싱 교량과 터널 사업을 예고했다.

    내년에는 아시아에서도 대형 공사 발주가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에 건설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19년 수도를 자바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으로 옮긴다는 구상을 발표했는데 신수도에 건축물과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비용만 약 466조루피아(약 40조원)가 추산된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내년 해외 수주 목표치를 총 24조원대로 잡고, 관련 조직 규모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국내 주택경기가 활황을 맞은 지난 2015년 이후 건설사들은 해외 건설 조직 규모를 줄여왔지만, 글로벌 건설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조직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해외투자개발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해외사업단'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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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원자력 발전사업인 '소형모듈원전'(SMR) 시장과 에너지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은 SMR 지분 투자와 상세 설계 참여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소·암모니아,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수처리 등 신재생 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수처리와 모듈러,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연료전지와 수소·암모니아 사업, 해상 풍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제2의 중동붐'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국내 건설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수주는 세계건설시장의 0.6% 수준인 약 35조원에 그치고 있다. 국내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최고점이었던 2010년(83조원)의 42% 수준이다. 반면 2021년 기준 세계건설시장 규모는 2010년(9309조원)보다 약 60% 증가한 1경4821조원이다.

    이런 배경에는 건설업계의 경쟁력 감소가 주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제7차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 자료와 한국생산성본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국토교통 분야 미국의 기술력 수준을 100으로 가정할 경우, 한국은 약 85% 수준으로 3년 이상의 기술력 차이를 보였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영국, 일본은 90% 이상 수준으로 미국을 추격하고 있지만 한국은 일본과도 여전히 1~2년의 기술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국내 건설 산업의 생산성이 최근 5년 동안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5년간 주요 산업은 디지털 기술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생산성을 높였지만 건설 산업은 오히려 생산성이 줄었다.

    건설산업연구원 유위성 연구위원은 "과거 해외사업에서 경험한 대규모 손실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환경 속에서 빌딩정보모델링(BIM)이나 인공지능 등 디지털기술 기반 프로젝트관리 역량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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