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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베이징 맞아?…노동절 연휴인데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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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호주

    [르포]베이징 맞아?…노동절 연휴인데 왜 이래?

    핵심요약

    中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노동절 연휴
    베이징 코로나 확산속 음식점 매장 영업 금지, 주요 관광지 폐쇄
    시민들 '집콕' 탓에 지하철 한산…주요 거리 썰렁
    봉쇄지역 부근 지하철역 폐쇄, 무정차 통과
    대부분 상점은 문닫고 슈퍼 마트 편의점 등만 열어


    중국에서 5일간 이어지는 노동절 연휴는 10월 국경절 연휴와 함께 양대 황금연휴다. 하지만 코로나19 3년차인 중국에서는 전국에 코로나 경계령이 내려지면서 사상 최악의 연휴로 기록될 전망이다.
     
    베이징도 마찬가지다. 연휴 기간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의 매장 영업을 금지하고 고궁, 이화원, 만리장성 등 주요 관광지를 폐쇄했다. 노동절 연휴에 정말로 집에서 쉬라는 의미라는 우스갯소리도 회자되고 있다.
     
    2020년 1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된 이래 가장 엄중한 상태인 노동절 연휴에 14억 수도의 모습이 궁금했다.
     
    폐쇄된 시리허 지하철역(왼쪽)과 노동절 황금연휴에도 사람없는 지하철 내부. 안성용 기자폐쇄된 시리허 지하철역(왼쪽)과 노동절 황금연휴에도 사람없는 지하철 내부. 안성용 기자
    먼저 이번 유행의 진원지 중 하나였던 중학교가 있는 판자위엔 지역을 둘러보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평소 같으면 열차 좌석이 꽉 찰 시간이지만 빈 곳이 훨씬 많았다.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다. 2년 전 춘제 직전에 '정체 모를 폐렴' 공포가 베이징을 감쌌던 때의 데자뷔다.
     
    판자위엔에 가려면 시리허역에서 환승한 뒤 한 정거장을 더 가야 한다. 하지만 이날부터 관리통제구역 주변역 50여 곳을 무정차 통과하면서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해 한참 동안 애를 먹었다. 결국 판자위엔역 반대 방향으로 두 정거장을 더 가서 내린 뒤 베이징의 명물인 자전거를 타고 시리허역에 도착했다.
     
    맨 먼저 백주 대낮인데도 출입문을 내려진 시리허역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어 자위엔으로 이어지는 대로변에 늘어선 주택가의 봉쇄된 출입구와 경찰과 보안원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봉쇄구역인 판자위엔의 주택가 모습. 안성용 기자봉쇄구역인 판자위엔의 주택가 모습. 안성용 기자
    단지 입구에 있는 상점에서 물품을 사려는 주민들이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보안원들과 뭔가 쟁을 벌이는 장면은 왠지 짠하다.
     
    노동절 연휴 매출을 기대했을 길가에 면한 상가들은 편의점이나 마트 등을 빼고는 문을 닫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 이 곳이 봉쇄지역임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2년 이상 풀었다 조였다는 반복한 방역에 이골이 난 듯 주민들이나 보안원, 방역요원에게서 긴장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첸먼다제 거리(왼쪽)와 주변 골목. 안성용 기자첸먼다제 거리(왼쪽)와 주변 골목. 안성용 기자
    디디로 불리는 공유차량을 불러 천안문광장 남쪽에 있는 첸먼다제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시내 풍경은 평소와 달랐다. 차와 사람으로 빼곡했을 곳이지만 그렇지 않아서다. 디디가 판자위엔 지역을 벗어나자 차와 사람은 조금 늘어났지만 비슷했다. 입구 한 쪽만 조금 열어 놓고 관리인들이 출입자를 통제하는 주택단지의 모습은 어딜 가나 똑같았다.
     
    첸먼다제는 옛 베이징의 번화한 상업 거리를 재현한 거리로 서울의 인사동 같은 곳이다. 베이징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중 하나로 평소 같으면 중국의 인산인해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지만 노동절 '방콕' 분위기 때문에 썰렁했다. 덕분에 곧게 뻗는 첸먼다제의 온전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한국의 명동과 같은 곳으로 불리는 왕푸징 거리. 안성용 기자한국의 명동과 같은 곳으로 불리는 왕푸징 거리. 안성용 기자
    천안문 광장은 폐쇄된 채 경찰이 사방의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평소 인파가 끊이지 않던 곳이지만 노동절 연휴에 이 곳도 역시 썰렁함을 면치 못했다. 자금성 인근에 있어 한국의 명동과 같은 곳으로 인근 왕푸징 거리도 한산했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인지 거리가 굉장히 넓게 느껴졌다. 길 양쪽에 있는 세계적인 명품점 등은 문은 열었지만 이 날 만은 파리날리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베이징 방역 당국은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3일 15시부터 4일 15시까지 발생한 확진자와 무증상감염자가 52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하순부터 베이징 인구 90%에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3회~6회의 핵산검사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감염자가 계속 나오면서 시내 모든 학교의 등교수업은 일주일 연기됐다.
     
    노동절 연휴 기간에 금지됐던 매장 영업은 통제구역 밖에서 확진자가 안나올 때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5일부터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려면 핵산검사 증명서가 있어야 하고 웬만한 매장에서는 이미 핵산검사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제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된 모습들이 베이징에서는 이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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