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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덮친 '3M 오염 스캔들'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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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벨기에 덮친 '3M 오염 스캔들'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 '진땀'

    핵심요약

    3M의 벨기에 공장은 반도체 냉각수의 일종인 '쿨런트' 전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쿨런트는 반도체 회로 패턴을 새기는 식각공정에서 열을 식히는 데 사용된다. 미세한 온도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공정의 95%가량이 물 대신 쿨런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다국적기업 3M의 벨기에 플랑드르주 즈빈드레비치 공장. 다국적기업 3M의 벨기에 플랑드르주 즈빈드레비치 공장. 브뤼셀타임스 홈페이지 캡처반도체 냉각수의 일종인 '쿨런트(Coolant)' 전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다국적기업 3M의 벨기에 공장이 환경 규제로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3M이 제조시설 개선과 오염 정화용으로 우리돈 2천억 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쿨런트 수급 문제에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3M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벨기에 플랑드르주 즈빈드레비치(Zwijndrecht)에 있는 공장의 PFAS(과불화화합물) 관련 제조공정의 개선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1억 5천만 유로(약 2021억 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로먼 3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로 비(非)-PFAS 공정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운영하는 동시에 지역의 안전 규제에 부합하는 PFAS 제조공정을 더 많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먼 CEO는 "즈빈드레비치 지역에서 PFAS의 공기 배출 및 포집, 처리와 지하수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포함해 새로운 통제를 시행했다"며 "이번 투자는 관련 당국과의 적절한 협력을 통해 전 세계 고객들을 위한 필수재료 생산을 재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PFAS는 열이나 물, 기름, 부식에 강해 1940년대 이후 일용 소비재에 두루 쓰이고 있다. 자연환경에서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면역체계 약화, 태아 체중 감소, 일부 암 유발 위험 증가 등 인체에도 치명적인 독성물질이다.

    PFAS는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유해성이 지속 제기되면서 규제가 시작되는 추세다. 미국은 지난해 28개 주 이상에서 관련 법령을 정비했고,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업체는 햄버거 포장재에서 PFAS를 퇴출하기로 했다.

    벨기에 플랑드르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모든 형태의 PFAS 배출 허용치를  대폭 강화하는 긴급 안전조치를 내렸다. 3M은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지난달 초 항소가 기각됐다. 플랑드르 환경부는 "3M이 유해물질 배출량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데 투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국적기업 3M의 벨기에 플랑드르주 즈빈드레비치 공장.다국적기업 3M의 벨기에 플랑드르주 즈빈드레비치 공장. 브뤼셀타임스 홈페이지 캡처3M의 이날 투자 발표는 "즈빈드레비치 지역의 광범위한 PFAS 오염의 책임은 3M에 있다"는 현지 연구위원회의 보고서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위원회는 3M이 모든 피해를 보상하고 지역의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 등의 정화 비용도 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지 브뤼셀타임스 등에 따르면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PFAS가 3M 공장 주변 약 2Km에 달하는 광범위한 지역의 토양을 오염시켰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섭취하지 말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벨기에 현지에서는 이번 사태를 '3M 오염 스캔들'로 부르고 있다.  

    3M은 "관련 당국의 감독 아래 토양 정화에 필요한 초기 비용 추정치 1억5천만유로를 대고 조정되는 금액도 지불하겠다"며 "폐수 처리 시스템을 활성화했고 공기 배출을 줄이는 추가 제어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해 농민을 지원하기 위해 보상 절차 수립을 마쳤고 조만간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3M이 이번 발표로 즈빈드레비치 공장의 쿨런트 관련 제조공정을 바로 가동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할 드미르(Zuhal Demir) 플랑드르 환경장관은 지난달 30일 3M과의 면담 이후 "이번 투자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며 건설적인 토론이었다"면서도 "말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추가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반도체 냉각수의 일종인 '쿨런트' 전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쿨런트는 반도체 회로 패턴을 새기는 식각공정에서 열을 식히는 데 사용된다. 미세한 온도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공정의 95%가량이 물 대신 쿨런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여러 공정이 차례로 진행되는 반도체 제조 특성상 한 공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확보한 재고가 있어 당장은 생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 보유한 재고량은 1~3개월 수준으로 3M 벨기에 공장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 수급난에 처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네온가스 등 희귀가스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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