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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빈자리 채우는 지구대·파출소…'인력난' 심화, '현장'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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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의경 빈자리 채우는 지구대·파출소…'인력난' 심화, '현장'도 우려

    지구대·파출소 인원 속속 기동대行…'대민 업무 취약 우려'

    2018년부터 '의무경찰 폐지'가 진행되면서 일선 지구대·파출소는 인력난을 호소합니다. 대부분 의경이 근무하던 기동대 업무에 이들이 차출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구대·파출소에서는 1~2년 교육한 뒤 업무에 적응한 신입들이 바로 기동대로 차출되면서 더욱 부담을 느끼는 상황입니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역도 기동대로…'지구대·파출소 인력난' 호소
    "신입 경찰 교육하고 일할만하면 기동대로"…대민 업무 취약 우려
    기동대도 인력난 "전·의경 폐지 후 인력 배치하는 과정"

    연합뉴스연합뉴스
    2018년부터 '의무경찰 폐지'가 진행되면서 일선 지구대·파출소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 의경이 근무했던 기동대 내 의경중대가 해체되면서 지구대·파출소 인원이 경찰관기동대로 차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이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의경폐지 계획에 따라 2018년부터 의경을 점차 줄여 2023년까지 완전 폐지할 계획이다. 2017년 당시 2만6천여 명이었던 의경은 현재 5천여 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의경으로 구성된 타격대·자경대가 폐지되면서 이들이 맡았던 업무를 경찰관기동대가 맡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일선 지구대·파출소 인원들이 기동대로 이동하면서 오히려 현장에서는 인력난이 발생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지구대 소속 A 경찰관은 "의경 없어지고 기동대가 늘면서 지구대 인력은 부족한 현실이다. 예컨대 각 팀당 인원이 기존 15명이면 이제 13명으로 줄어든 정도"라며 "그만큼 새로운 경찰 인력을 뽑는다는데 기동대로 많이 빠지니 지구대에서는 인력 증원이 체감이 안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현장 최전선인 지구대·파출소 인력난으로 인해 강력 범죄 대응 등 대민 업무가 취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시민들이 범죄에 노출될 때 필요한 인력은 지구대·파출소 경찰인데, 주로 집회·시위를 통제하거나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등 예비부대에 가까운 기동대에 인력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또 다른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B 경위는 "기동대도 중요하지만 결국 대민 업무 최전선은 지구대인데 이런 식으로 인력이 부족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A 경찰관은 "기동대는 거의 대기 인력이 많은만큼 인력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최근 인천 층간소음 사건 같은 곳에도 차량 한 대가 나가는 수준인데, 인력이 충분해 더 많이 갔다면 결과가 다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저녁 피크타임에는 차가 없어서 못 나갈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긴급성이 떨어지는 신고에 대해서는 나중으로 미뤄야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
    상대적으로 집회·시위 수요가 많은 수도권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이같은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의 한 파출소 소속 C 경감은 "지역도 다르지 않다. 의경 폐지되고 부산에 기동대 6~7개가 생기면서, 경찰을 새로 많이 뽑는다고 해도 다 기동대로 빠지니 현장에서는 인력 충원이 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충청권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D 경위는 "특히 규모가 있는 지구대라면 매년 지구대로 차출되는 인원으로 현장 인원이 늘지는 않는다"며 "새로운 인원이 들어와도 다시 1~2년 교육하면 또 가버린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지난 10월까지 경찰공무원 인력은 1만4870명 증원했는데 이중 의경대체 인력(5206명)이 포함된 경비분야 충원 인원은 5480명(36.8%)으로 가장 많았다.

    더구나 이렇게 기동대로 빠지는 지구대·파출소 인력들은 젊은 경찰들이 많아 현장에서 느끼는 공백은 더욱 크다.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다 최근 수도권 한 경찰서로 이동한 E 경사는 "1년 정도된 순경처럼 한창 일하고 배울 직원들이 우르르 빠져나가니 인력 부족이 더 크게 다가온다"며 "다시 신입을 넣어줘도 소위 '일 할만큼' 만드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행안부 제공행안부 제공
    반면 경찰은 기동대도 인력부족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지구대·파출소 인력이 동원돼도 의경 폐지로 인한 인원을 모두 메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1개 기동대 정원은 100명인데 90여명 안팎의 인원만 있을 정도로 인력난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의경 폐지되면서 인원이 배정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기동대도 인력 부족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정부는 줄어드는 의경에 대해 경찰공무원을 충원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의경 2만5911명을 감축하는데 비해, 충원하는 경찰공무원은 7773명에 그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당시 국무회의 등을 통해 의경 3명이 할 일을 경찰공무원 1명이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줄어드는 의경의 30% 정도만 경찰공무원으로 뽑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의경 폐지 이후 경찰 인력과 관련해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이윤호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구대가 담당하는 민간치안은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다만 우리나라는 불법이 가미된 시위도 많아서 마냥 기동대를 줄일 수도 없다"며 "단순히 기동대 인력을 지구대로 옮기기보다 내근 경찰을 줄이는 등 인력 효율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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