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왕의 남자' 블링컨, 왜 의붓아버지 이야기 꺼냈을까



미국/중남미

    '왕의 남자' 블링컨, 왜 의붓아버지 이야기 꺼냈을까

    '리틀 바이든' 美 국무장관 내정자 토니 블링컨 이야기

    24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오른쪽)의 소감 발표를 조 바이든 당선자가 지켜보고 있다. (사진=CNN캡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1호 각료 지명자인 토니 블링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에겐 한반도 정책을 좌지우지할 인사여서 더욱 관심이지만 미국 등 서방국가에서도 그의 참신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를 참신하게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슈퍼스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전통적인 미국 1기 내각의 국무장관과는 달리 대중에게 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대선주자급 정치인을, 트럼프 대통령이 초대 국무장관에 엑손모빌 CEO로 널리 알려져 있던 렉스 틸러슨을 영입한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바이든 당선인이 제일 먼저 지명한 국무장관 인사가 '보여주기식' 인사가 아닌 철저히 업무 중심의 실무형 인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블링컨은 일각에서는 리틀 바이든이라고도 부른다.

    두 사람이 워낙 가깝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닮았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에 의해 가장 먼저 소개돼 단상에 오른 블링컨도 바이든을 멘토이자 친구라고 표현했다.

    나이차이가 20년 가까이 나지만 그는 바이든을 늘 친구로 표현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2017년 한 팟캐스트(엑스파일)에서도 블링컨은 2002년부터 바이든을 보좌했다면서 그 때 이후 파트너십, 우정이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악시오스는 두 사람(바이든과 블링컨)을 잘 아는 사람의 말을 빌어 둘이 "끝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사람은 인품과 성정이 상당히 비슷하다. 우선 사람에 대한 끝없는 연민을 가지고 있다.

    바이든의 경우 말더듬이 유년기, 한날한시 두 가족을 잃은 상실기를 보낸 뒤 치유 전도사로 다시 태어난 인물이다.

    워싱턴에서 가족을 잃으면 바이든에게 추도사를 부탁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는 삶과 죽음, 공감과 동정에 관한한 독보적인 이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블링컨이 바이든 만큼의 인생 역경에 처하진 않았더라도 인간에 대한 동정심에 관한한 바이든 못지않다.

    이날 국무장관 지명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 올라선 블링컨은 마치 수상소감이라도 말하듯 장황하게 감사의 말부터 꺼냈다.

    하버드 대학 시절 급우들, 이어 자신이 만든 밴드(ABlinken)에 참가했던 동료 음악인들을 깨알같이 들먹이며 그들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감사해했다.

    그 동안 나쁜 장난말을 했거든 너그러이 용서해달라고도 했다.

    청소년기 비틀즈에 매료됐었고 한 때 보컬리스트의 길을 걸었던 예술가의 인간미가 넘치는 장면이다.

    토니 블링컨의 음악이 수록된 Spotipy 표지. (사진=스포티파이 제공)

     

    블링컨은 이어 가족 이야기로 소재를 옮겨갔다.

    평생 처음 받아보는 스포트라이트 밑에서 자신의 사적인 영역까지 조곤조곤 속삭이듯 이어갔다.

    먼저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

    할아버지는 러시아의 집단학살을 피해, 할머니는 헝가리의 공산치하를 피해 미국으로 도망왔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처럼 미국으로 망명 온 사람들을 돕는 일을 했다고 한다.

    이어 어머니에 대해서는 예술과 문화로 미국과 세계를 잇는 가교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의붓아버지 이야기를 꺼낸 것 그 다음이다.

    그의 의붓아버지는 자신이 초등학생이던 때 친부와 이혼한 어머니가 선택한 남성이다.

    그는 자신의 의붓아버지에 대해 폴란드 비알리스토크에서 학살된 900명 어린이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라고 소개했다.

    할아버지, (의붓)아버지 모두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유태인들이었던 것이다.

    그가 평소에 인권 문제나 난민 문제에 대해 강조해온 것도 이 같은 가족사적 배경이 있었던 까닭이다.

    국제기구와의 협력과 동맹관계의 복원을 이야기한 것 역시 그런 국제 문제 해결의 방편으로서 언급한 것이기도 하다.

    블링컨이 이날 국무장관 지명 일성으로 "미국 혼자서는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다른 나라와 함께해야 한다. 그들의 협력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가 국제 사회와의 협력과 파트너십 이야기를 한 것은 우리나라에게는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미국 국무장관으로서 북핵 문제에 접근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할 개연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